통합교육은 장애와 비장애를 가르지 않고, 모두가 함께 배우는 교육을 지향한다. 그러나 그 ‘함께’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어디까지를 통합이라 부를 수 있는지를 현장에서는 여전히 해석 중이다. 특히 일반학교 내에 설치된 ‘특수학급’은 통합교육의 상징처럼 간주되지만, 실제로는 물리적 통합만 이루어진 채 교육적·사회적 통합이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지점에서 현장 교사들은 질문한다. 특수학급은 과연 통합교육인가?

특수학급은 제도상 일반학교 안에 설치되어 있어, 장애 학생이 일반학생과 같은 공간에서 교육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과 대부분을 특수교사와 함께 별도의 교실에서 보내는 현실은 통합이라기보다 학교 안의 또 다른 분리에 가깝다. 실제로 많은 학교에서는 특수학급 학생이 운동장, 식당, 방과후 프로그램 등 일상적 학교 공간에서 일반학생과 어울릴 수 있는 구조적 조건이 미비하다. 심지어 일부 학교는 특수학급 학생이 복도를 다니거나 교실을 이동하는 것조차 불편해하며, 교사들 사이에도 ‘그 아이들은 우리가 맡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암묵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특수학급 담당 교사들은 복합적인 고민을 안고 있다. 일반학생과의 통합활동을 시도하고 싶지만, 비장애 학생 학부모들의 ‘민원 우려’, 일반 교사들과의 협력 부족, 시간표 배치의 제약 등으로 인해 시도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면 일반교사들은 장애학생이 자기 반에 배정되는 것을 꺼려하며, 통합활동에서의 역할을 회피하거나 ‘특수학급에 맡기면 되지 않느냐’는 식으로 책임을 전가하기도 한다. 이처럼 특수학급은 제도적으로는 통합교육의 일부이지만, 현장에서는 통합을 대신한 새로운 분리의 기제로 작동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교사들의 이러한 혼란은 정책의 이념과 학교 현실 간의 간극에서 비롯된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시행령」 제11조(학교의 배치) 제5항은 특수교육대상자를 배치할 때에는 일반학교에 배치하여 일반학생과 함께 생활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이 경우 특수교육대상자의 장애 유형 및 정도에 따라 특수학급 또는 일반학급에 배치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향이 구체적으로 어떤 시간, 어떤 공간, 어떤 교사에 의해 실현되어야 하는지는 모호하다. 이러한 표현은 현장의 해석에 따라 매우 협소하게 적용될 수 있고, 그 결과 특수학급은 일반학급과는 독립된 운영체로 굳어지고 만다. 결국 통합의 책임은 담당 특수교사 개인에게만 집중되고, 학교 전체의 책무로는 인식되지 않는다.

통합교육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물리적 배치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수학급이 있는 학교라면, 해당 학교의 교육과정과 운영 전반에 통합의 가치가 반영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반학급과 특수학급의 공동 프로젝트 운영, 정기적인 통합 체육·예술 수업, 장애인권교육과 비장애학생 대상 통합문화 프로그램 확대 등은 물리적 통합을 넘어선 실제적 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학교 관리자와 일반교사들이 ‘특수학급은 우리 학교의 공동 책임’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지원과 연수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수학급은 통합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지, 통합 그 자체는 아니다. 그 안에 있는 학생들이 학교 구성원으로서 존중받고, 소속감을 느끼며,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질 때에야 비로소 통합교육이라 부를 수 있다. 특수학급이 학교 안의 또 다른 울타리가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질문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이 안에서, 우리는 정말 함께 배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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