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김세이 칼럼니스트】그야말로 어지러울 속도로 AI에 대한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AI 기업 xAI의 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인터뷰에서 고소득 전문직 일자리의 AI 대체는 물론, 의사가 대체되는 것도 3년이면 충분하다고 최근 발언한 바 있다. 비록 반신반의하는 이들이 많다 하더라도 대중의 충격과 관심을 모았다.
한쪽에서는 AI 데이터 처리량 확대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RAM을 비롯한 PC 부품 가격이 유례 없는 수준으로 폭등하고, 불과 3년여 사이 AI가 만들어낸 미디어에서 AI 티가 나는 부분을 집어내기도 점점 어려워질 정도로 기술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마음으로는 마냥 반기기 어려운 시대 변화임이 분명하다. 우려되는 여러 부작용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입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만 AI를 멀리해서 될 것이 아닌 시대, 알긴 해야 하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그렇게 정신적 장애인이 만난 AI 시대 탐구를 주제로 칼럼을 작성하게 되었다.
정신적 장애인의 자기결정권과 AI
AI 이슈가 정신적 장애인의 권리와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정신적 장애인을 권리의 주체에서 밀어내는 과정에 AI가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이다.
이는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적 관점이 밀려나고 정상성 패턴으로 AI가 학습되고 사용될 경우에 발생하게 될 문제이다. 권리의 주체에서 밀려난 정신적 장애인은 자유롭고 고지된 동의 없이 일방적인 돌봄과 통제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될 수 있다.
인간이 인간의 다름을 받아들이는 과정도 꽤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여러 사례를 통해 알고 있다. 이제 AI는 정상에서 벗어난 특징을 학습하여 식별할 수 있다. 정신적 장애인이 자신의 특성으로 인해 차별받고 권리를 제한받을 여지가 우려될 수 있는 것이다.
AI가 정신적 장애인을 단순히 '이상하고 위험한' 비정상 값으로만 처리하지 않도록, 정신적 장애인에 대해 충분히 우호적이고 평등한 조건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물론, AI가 정신적 장애인과 신경다양인의 자기결정권에 부정적인 영향만 준다고 할 수는 없다. 가령, 비장애인들도 이미 많이 쓰고 있는 문서 요약 기능은 ADHD 당사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발달장애인의 의사결정을 돕는 쉬운 정보를 지원하는 데도 요긴하게 쓰일 여지가 있다.
AI가 장애인을 사회에서 지우지 않고, 사회적 권리를 신장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당사자와 연대자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AI의 성격은 본질적으로 어떻게 학습되고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달렸다고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정신적 장애인의 일자리와 생계
물론 여기서 말하는 AI 산업을 포함하여, 번듯한 직장으로 불리는 일자리를 갖고 있는 정신적 장애인도 생각보다 많다. 그러나 여기서는 정신적 장애인들 다수가 현재도 처해 있는 불안정한 고용 및 소득 조건에 대해서 이야기하도록 할 것이다.
과거 사람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AI의 발전이 육체노동보다 고소득 전문직 일자리부터 먼저 앗아간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은 바 있다. 평생이 보장되는 직장이라는 개념이 점점 예전같아지지 못하다가 아예 옛날 말이 되어버린 시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단순 육체노동 일자리는 대체당하는 문제로부터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미 로봇을 통한 자동화는 AI와 연계되어 생산직 현장에서 인간 노동자의 필요 인원수를 줄여나가고 있는 추세다.
아예 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산업용 로봇만 활용하여 사람 없이 24시간 가동하는 공장인 다크 팩토리(Dark Factory)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지경이다. 조명이 필요 없어 어두운 공장이라는 의미이다.
기존에 불안정한 고용 상태를 겪고 있던 수많은 정신적 장애인들이 종사하던 자리는 점점 사람을 덜 뽑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고, 대체당할 가능성도 높다. 당사자의 신경다양성적 특성으로 장점을 살리자는 발상도 능력주의의 한계가 명확한데다 전반적으로 시대를 돌파하기 쉬울 일은 아니다.
한편, 앞서 언급한 일론 머스크의 경우, AI의 엄청난 생산성으로 인해 저축이 필요없고 곧 보편적 고소득 시대가 온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어떤 생산성 증대에도 부를 가진 계층이 알아서 나눈 역사적 전례는 없다는 것도, 보편적 고소득의 모델이 지금 알려진 게 없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오늘날, 정신적 장애인들은 장애등록 여부가 어느 쪽이든 고용 시장에서 취약한 위치에 있다. 이들이 기본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관점에서 이젠 국내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국제적인 이슈에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때가 되었다.
'특이점이 온다'고 하지만 동시에 뭐라도 해야 할 때
여기서 특이점이 온다며 의욕을 잃는 사람들이 전부 게을러서 그런 건 아닐 것이다. 지금처럼 공부해서 자기계발하고, 적은 돈 벌어 조금씩 저축하고 빚 갚는 삶이 미래에 의미가 있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그런 현실적인 고민이 다가올 만큼 일상이 바뀌는 속도가 두려울 만큼 빨라지고 있으니 말이다.
AI와 현 시대, 대규모 자본을 상대로 개인에게 노력을 요구하기에는 한계가 명백하다. 그러나 정신적 장애인이 '나의 권리와 인간다움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필요한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수준의 거대언어모델(LLM) 대화형 AI를 예시로 들 수도 있다. 이런 AI에게 심리상담을 받는 경우가 유행처럼 되었는데, 단순히 '감정 쓰레기통'으로 써서 후련하게 털어놓기만 하는 정도면 판단의 주체성은 유지하는 경우이다.
그러나 판단의 주체성을 AI에 위탁하고 깊은 주제를 상담하다가 부작용이 문제시되고 있는 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더 상위 버전의 AI가 곧 등장하면 대화 패턴이 달라질 여지가 크겠으나, 당사자의 권리와 주체성이라는 큰 틀을 변하게 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칼럼에 이어서 정신적 장애인이 갖는 자신의 이야기와 감정선, 그리고 인간의 글이 여전히 유효할 이유에 대해 다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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