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가 오는 22일부터 모바일 장애인등록증을 발급한다.ⓒ보건복지부
【에이블뉴스 서인환 칼럼니스트】지난 22일부터 주민센터를 방문해 모바일 장애인등록증(복지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모바일로 신분증을 받으려면 근거리 접촉 통신 방식(NFC, 스마트폰을 이용해 티머니 교통카드나 결제를 위해 사용하는 때에 사용되는 통신)의 칩이 들어있는 스마트폰이어야만 한다. 대부분 들어있을 것이다.
14세 미만은 모바일 장애인등록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다. 14세가 지나더라도 미성년자이면 보호자와 함께 주민센터를 방문해야만 한다. 그런데 지적장애나 자폐성장애, 정신장애도 보호자 또는 법정 대리인이 함께 주민센터에 동행해 모바일 카드 발급에 동의하여야만 카드가 발급된다.
정신적 장애인이면서 자립하여 독거로 생활하고 있는 장애인은 멀리 있는 부모를 모시고 가야 한다. 무연고자로서 혼자 살고 있으면서 법정대리인이 없다면 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다. 정신장애인 성인도 마찬가지이다. 장애인이어서 불편해 동행하는 활동지원사나 지인은 안 된다.
이는 이미 민법에서 사라진 정신적 장애인을 금치산자로 취급하는 행위로 심각한 인권침해이고 장애인차별이다. 스스로 법적 행위를 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법적 보유권은 인정하면서 법적 행위능력은 불인정한다는 말이다.
모바일 복지카드는 신분증으로 사용되는 것이므로, 이용당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이 그렇게 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란다.
법이 잘못되었다면 고쳐야 한다. 그런 조항을 만들지 않았어야 했다. 기존의 법도 차별금지와 상충 되거나 유엔장애인권리협약과 상충 되는 조항들을 정비하는 마당에 새로이 법을 만들면서 상충 조항을 보건복지부가 솔선수범하여 만든 것이다. 입법예고 시 장애인 당사자로부터 아무런 지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여 장애인 당사자 잘못으로 이런 결과가 왔단다. 입법 예고를 눈 부릅뜨고 보고 있지 않아 모르고 지나간 것이 장애인 탓이란다.
정부는 그것이 인권침해이고 권리협약 위반이라는 것은 왜 모를까? 그리고 그런 발상을 한 잘못은 입안자 잘못이다. 최소한 정신적 장애인이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 모바일 복지카드를 발급받으려면 법의 개정이 필요하므로 앞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당장은 바로 시정되지 못한다.
모바일 신분증은 장애인임을 증명하기 위해 제시하는 위한 용도이다. 실물 복지카드처럼 은행카드 겸용이나 하이패스 겸용은 아니다. 장애인 확인을 위해 실물 카드는 제시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모바일로 제시하면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모바일 복지카드는 금융결재원과 협의가 되어 앞으로 금융권에서 본인확인용으로 사용 가능하다. 즉 주민등록증 촬영이 아닌 복지카드 촬영을 통해서도 통장이나 신용카드, 직불카드를 만들 수 있다. 금융결재원과 협의가 된 것이지 각 은행이 모두 수용한 것은 아니다. 정신적 장애인의 경우 복지카드를 도용하여 타인이 장애인을 속여 신용카드를 만들게 한 다음 돈을 갈취할 염려가 있기 때문에 법정대리인이 필요하단다. 부모가 동의하여 모바일 복지카드를 만들면 범죄가 일어나도 동의한 보호자 책임이란 의미가 된다.
은행카드는 모바일 복지카드로만 발급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은행 각 은행사의 앱에서 은행카드를 만들 시에 주민등록증을 촬영하거나 주민등록증의 정보를 직접 입력하여 발급받을 수 있다. 모바일 복지카드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주민등록증을 이용하여 은행카드를 만들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그런데 왜 모바일 복지카드만 안 된다는 말인가. 금융사기 범죄 피해에서 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으로 보호자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상상이고 확실한 인권침해다. 차라리 그러한 범죄자를 더 강력히 처벌하는 법을 만든다면 환영받을 것이다.
모바일 복지카드는 단지 모바일 전자 신분증에 불과하다. 이 카드로 지하철을 무임으로 승차할 수 없다. 그런 기능을 추가하려면 모든 지하철 역사의 단말기를 새로 만들어야 한단다. 이 또한 말이 안 된다. 모바일 복지카드와 티머니를 연동되게 하면 티머니로 지하철을 이용할 때 무임처리가 지하철 개찰구 단말기 수정 없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외국에 나가서 유료 입장하는 곳에서 장애인 할인이 되는 경우 한글로 된 복지카드가 장애인임을 증명하지 못한다. 모바일 복지카드에서는 영어로 ‘Disabled Card’란 영문 문구가 들어있어 카드의 다른 내용은 모르더라도 장애인임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외국 현지에서 이를 인정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영문 표기는 환영한다.
모바일 복지카드는 주민센터를 방문하여 모바일 복지카드 발급을 신청하면 ‘QR(이차원 바코드)로 드릴까요? IC 카드로 드릴까요?’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 QR이 인쇄된 종이를 받으면 즉시 그것을 이용하여 등록 절차를 밟아야 한다.
5분이 지나면 그 QR은 사용할 수 없다. 등록 절차는 모바일 앱 “모바일신분증”을 다운로드하여 실행시킨 다음 사진을 등록하고 영상으로 본인 얼굴을 촬영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이 사진은 최근 사진이어야 하고, 얼굴 영상과 일치를 확인하기 어려운 사진은 등록이 되지 않는다. 모바일을 익숙하게 사용하기 어렵거나 손동작 사용이 어렵거나 시각장애로 5분 안에 절차를 마치지 못하면 모바일 복지카드 등록은 불가하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IC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IC 카드는 은행카드 겸용을 사용하는 복지카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모바일 등록을 위한 별도의 카드를 말한다. 이 카드를 발급받아 ‘모바일 신분증 앱’을 이용하여 모바일 복지카드 등록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IC 카드를 스마트폰 뒷면에 접촉하여 인식하게 하는 방식이다.
모바일 복지카드 등록을 위한 별도의 IC 카드를 발급받는 것이 참으로 복잡하다. 그리고 이 카드는 모바일 복지카드 등록을 하고 나면 개인정보가 들어있는 것이므로 절단하여 폐기해야 한다. IC 카드를 별도로 만드는 것은 우리들의 세금이다. 등록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는 주민센터 복지 담당자가 도와주고 5분이 아니라 더 시간을 두어 이틀 안에 등록하게 한다면 굳이 일회용 IC 카드는 만들지 않아도 될 것이다.
시각장애인이 혼자 주민센터에 갔다가 앱 사용을 잘 못하거나 얼굴 영상 촬영을 여러번 실패하여 도움을 받으려고 지인을 데리러 간다면 5분 안에 앱을 종료하기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므로 시간을 좀 더 주어 등록하게 한다면 구이 등록만을 위한 일회용 IC 카드는 필요도 없을 것이다.
최단 시간 내에 장애인복지법 개정을 통해 정신적 장애인의 법정대리인 동의는 폐지해야 한다. 그리고 즉시 티머니와 협의하여 각종 감면이나 할인을 스마트폰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바란다. 주민등록증은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 만들 수 있고, 그것으로 얼마든지 신분 확인을 하여 신용카드를 만드는데 모바일 복지카드는 법정대리인 동의가 필요하다는 발상은 장애인을 무시한 것인지, 범죄자들이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는데 모바일 복지카드로만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하는 범죄자들의 지능을 무시한 것인지는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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