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김경식 칼럼니스트】장애인의 삶에서 나타나는 교육격차, 고용배제, 저소득, 관계형성의 제약, 노년기 빈곤과 고립은 서로 분리된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현상은 비장애인의 신체와 의사소통 방식, 노동능력과 생활양식을 표준으로 설계한 사회구조 속에서 순차적으로 발생하고 누적되는 결과다. 따라서 장애문제를 개인의 기능 손상이나 적응 부족으로 설명하는 관점에서 벗어나, 사회가 어떻게 장애인을 배제하고 불평등을 재생산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장애인은 흔히 교육, 노동, 복지와 돌봄 영역에서 각각 별도의 지원대상으로 다뤄진다. 그러나 실제 삶은 행정제도처럼 분절되어 있지 않다. 학령기의 교육배제는 청년기의 진학과 취업기회를 제한하고, 불안정한 고용과 저임금은 주거와 경제적 독립을 어렵게 한다. 이러한 조건은 친밀한 관계와 가족형성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며, 중년기 이후에는 가족돌봄 의존과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킨다. 결국 노년기에 이르면 빈곤, 독거, 건강악화와 시설입소 위험이 중첩된다.

집단, 사회

이러한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장애를 개인에게 고정된 결함으로 보는 의료적 관점보다 장애의 사회적 모델에 주목해야 한다. 장애의 사회적 모델은 신체적·정신적 손상 자체보다 이를 고려하지 않은 환경, 제도와 문화가 장애를 발생시키거나 심화한다고 본다.

휠체어 이용자의 이동을 제한하는 것은 개인의 다리가 아니라 계단뿐인 건물일 수 있으며, 청각장애인의 정보접근을 막는 것은 청력 자체보다 수어통역과 자막을 제공하지 않는 제도일 수 있다. 발달장애인의 의사결정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도 인지적 특성 자체라기보다 이해하기 쉬운 정보와 의사결정지원을 제공하지 않는 행정환경일 수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장애인의 생애주기적 불평등은 우연한 실패의 연속이 아니다. 그것은 능력주의와 비장애 중심성이 결합한 사회에서 구조적으로 생산되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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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장애인의 생애주기 즉, 삶에 얼마나 접근 가능해졌는가를 평가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생성형 AI 활용 생성 이미지) ⓒ 김경식

학령기 차별은 생애 불평등의 출발점이다

학교는 사회적 배제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제도인 동시에, 배제를 조기에 학습시키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장애학생이 일반학급에 배치되더라도 수업, 평가, 현장학습, 동아리와 또래관계에서 지속적으로 배제된다면 이는 실질적인 포용교육이라고 보기 어렵다.

장애학생에 대한 낮은 기대 또한 중요한 문제다. 교사와 학교가 장애학생의 능력을 사전에 제한적으로 판단하면 도전적인 교육내용, 진로탐색과 직업경험의 기회가 줄어든다. 이는 단순히 학교생활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교육기회의 제한은 졸업 이후 직업선택의 폭, 임금수준, 사회적 관계와 자립생활 가능성까지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