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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학교 달빛 장애인인식 공감콘서트. ©조형준

2024년 12월 20일, 부푼 마음을 안고 도착한 숭실대학교 신양관. 학부생 이후 거의 십몇 년 만에 재방문하여 감회가 새로웠다. 밤부터 눈 소식이 있기에 돌아가는 길이 벌써부터 걱정되긴 하나 그럼에도 설레는 마음은 가눌 길 없다. 이따 저녁부터 소중한 사람들 앞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낼 것이기 때문이다.

“장애인 인권”이라는 큰 주제를 바탕으로 자리한 장애, 비장애인들과 어떻게 호흡하며 교감할지 며날 며칠 고민에 빠졌었다. 사실 위 주제로 종종 지인들이나 외부에 얘기는 해왔었다. 그럼에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오랜만에 나누는 만큼 긴장 안 될 수 없었다. 나의 말 한 마디가 누군가에게는 분명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다. 경험에 근거하되, 객관적이면서 사실을 바탕으로 전할 나름의 의무가 나에게 있는 셈이다.

특히 이번 강의에는 당사자 사례발표까지 주최 측에 요청을 한 상황이다. 나와 함께 오랜 기간 인연을 맺고 있는 동갑내기 “윤채”의 목소리도 청중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서다. 여기에는 직장 내 장애인식개선강사 자격을 취득하고도 2년 가까이 강의 한번 못한 아쉬움을 풀어주고픈 친구로서의 작은 배려도 함께 깃들어있다. 이번에 스스로 설정한 주제인 “장애인과 비장애인, 느슨한 연대의 중요성”에 부합되는 측면도 있고.

환영사 중인 박삼열 숭실대 교양교육연구센터장. ©조형준
환영사 중인 박삼열 숭실대 교양교육연구센터장. ©조형준

약속의 7시. 하나 둘 학생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피라밋홀 내부가 어느 정도 차자 박삼열 교양교육연구센터장님의 환영사로 본 토크콘서트는 시작되었다.

울림 있었던 15분, 격식 없던 자유로운 티키타카

2시간 가량 진행된 「달빛 장애인 인식 공감 콘서트」, 가까운 지인이자 한국 최초 경계선지능인 지원단체 <씨앗티움 공동체> 대표를 역임 중인 유현진 사회복지사의 재치있는 사회는 현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었다. 이윽고 10년 가까이 장애 및 비장애인들과 느슨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나의 이야기를 전할 시간이 다가왔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떻게 느슨한 연대를 맺을 수 있는지 강연 중인  필자. ©조형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떻게 느슨한 연대를 맺을 수 있는지 강연 중인  필자. ©조형준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심을 다하였다. “인권”에 대한 원론적인 얘기도 살짝 곁들여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와 헌법 제10조, 세계인권선언 제1조에 대한 명문화도 포함하여 생성형 Ai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양하게 예시들을 구성하였다. 그럼에도 알맹이는 놓지 않았다.  장애인과 노인,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 전체로 놓고 바라봤을 때 인권 안에는 “권리 및 존엄성”이 공존되어 있다고 말이다.

이들 특성은 첫째, 상호보완적이며 둘째, 때론 윤리적 딜레마를 겪게 만들 정도로 배타적이기도하며 마지막으로 우리들의 관심과 조력으로 표출된다고 이야기했다. 종사자로서의 실천 현장뿐 아니라 비영리섹터나 지역사회에서 장애·비장애인들과 어떻게 호흡하며 관계 맺어 왔는지 사례도 공유하였다. 사람과 존중, 배려릍 통하여 인권을 보장함이 자존감으로 이어지며 그 시작은 바로 ‘나’부터라는 메시지를 청중들과 문답을 주고받으며 교감했다.

청중들 앞에서 장애 당사자로서 사례발표 중인 성윤채님(직장 내 장애인식개선강사). ©조형준
청중들 앞에서 장애 당사자로서 사례발표 중인 성윤채님(직장 내 장애인식개선강사). ©조형준

중간에 당사자 발표로 함께한 내 친구 “윤채”의 울림 있는 15분은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였다. 글쓰기를 바탕으로 평소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일상 속 이야기를 장애인복지와 연관 지어 이슈로 풀어낸다는 내용이 주 골자였다. 그러면서 1년 가까이 매주 멈추지 않고 콘텐츠를 만들어온 가장 큰 이유가 우리 사회의 장애에 대한 인식을 변화하기 위함이라는 말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살면서 단 한 번도 꾸준하게 뭘 해본 적이 없었다는 윤채. 그런 윤채가 이제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스토리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멋있게 보였다. 장애 당사자지만 자신 외 다른 소수자들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며 힘을 보태달라는 호소에 전원 박수로 화답하였다. 모든 강연이 끝나고 이어진 플로어에서의 QnA시간에도 막힘없이 잘 대답하는 등 이 날의 숨은 주역은 윤채였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자

강연 막바지에 청중들에게 밝힌 소회가 위 소제목이었다. 처음은 ‘이 세상에 쓸모 없는 사람은 없다’로 출발했었다. 그런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느슨하게 연결되면서 어느새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자’로 확장되었다. 그 다음은 어떻게 변모할지 나조차도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긴 했지만, 궁금하긴 하다. 이러한 가치가 살아 움직이듯 끊임없이 진화, 또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듯 보여서.

청중들에게 느린학습자의 인권과 현실에 대해 피력 중인 유현진 씨앗티움 공동체 대표. ©조형준
청중들에게 느린학습자의 인권과 현실에 대해 피력 중인 유현진 씨앗티움 공동체 대표. ©조형준

2025년에도 이들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나의 움직임은 변함없다. 포맷은 정해져있지 않을지언정 메시지가 분명하다면 상관없다. 장애인을 포함한 우리의 인권을 보장하고 실천하는 길은 무척이나 쉽다. 상대방 입장에서, 말과 입장을 배려하며 한쪽의 의견에 치우치지 않는 자세만 갖추면 된다. 조금 더 첨언하자면 충고·조언·평가·판단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고. 그런 점에서 우리는 이미 준인권강사로서의 자질은 내재되어 있지 않을까? 차이점이라면 이를 직접적인 행동으로 옮기고 또 표출하느냐로 본다.

절대 어렵지 않다. 나부터 먼저!

강연에 참석한 지인들과 기념사진 한 컷!. ©조형준
강연에 참석한 지인들과 기념사진 한 컷!. ©조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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