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초가 되면 몇 해 전 있었던 기쁨과 감동의 순간이 떠오릅니다. 지난 2021년 12월, 오후 근무 중 아내의 떨리는 목소리의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경훈이, 굿윌에 합격했어.” 그 순간 온몸에 알 수 없는 전율이 흐르고 기쁨의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 경훈이가 두 번째 도전 끝에 굿윌스토어 직원으로 일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남들은 아들 취직에 뭐 그렇게까지 유난을 떠냐고 할 수 있지만,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일자리에 대한 고민과 걱정은 넘기 힘든 큰 장벽이자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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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윌스토어 밀알일산점에서 일하는 김경훈 씨. ©밀알복지재단

경훈이는 고등학교 졸업 후 전공과를 포함하여 5년 동안 스스로 홀로서기를 위한 오랜 준비기간을 가졌습니다. 개인의 행동부터 사람들과의 관계까지 힘겨운 준비였습니다. 그런 상황 가운데 우리가 거주하고 있는 일산 지역에 밀알복지재단 굿윌스토어가 설립된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곳에 취업해야겠다는 기대와 소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 7월, 첫 번째 입사 지원에 도전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전공과 학교에 다니던 경훈이는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했고, 다음 기회에 다시 도전해야 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후 약 1년 5개월의 준비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렵고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경훈이는 본인 스스로의 의지와 많은 주변 분들의 격려, 응원으로 준비과정을 잘 극복해 나갔습니다.

드디어 2021년 12월, 경훈이는 두 번째 굿윌스토어 입사 지원에 도전했고, 합격이라는 감격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합격 당시 “경훈씨가 준비를 참 잘했군요”라며 말씀해주신 굿윌스토어 직원분들의 격려는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굿윌스토어 밀알일산점. ©밀알복지재단
굿윌스토어 밀알일산점. ©밀알복지재단

굿윌스토어에 입사해 본인의 직업을 갖게 된 경훈이는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고, 낮았던 자존감이 점점 회복되는 변화를 갖게 됐습니다. 또한 일터를 통해 경제적인 자립과 함께 자신의 미래에 대하여 차근차근 준비해 나아가게 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근무한 지 어느덧 2년이 넘었지만 지난 시간 동안 경훈이는 단한번도 가기 싫다는 말없이 자신의 일터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함께 일하는 굿윌스토어 직원분들의 진심을 담은 도우심과 함께 협력하며 세상을 향해 홀로서기의 여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경훈이 삶에 긴 여정의 시간을 보내야 하지만, 굿윌스토어를 통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행복한 삶을 이어가길 소망합니다.

*이 글은 굿윌스토어 밀알일산점 김경훈 사원의 아버지가 보내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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