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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유형 및 장애인스포츠 등급분류표 예시. Ⓒ전북장애인체육회 자료

장애인스포츠 등급 분류는 장애인스포츠 경기에서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각 참가자의 장애 유형과 장애 정도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선수들에게 공정한 경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규정이다.

이런 규정은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에 맞는 범주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각 스포츠 종목마다 다른 기준이 적용되며 장애의 유형, 기능적 능력, 운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분류하게 된다.

따라서 장애인스포츠 등급 분류의 주요 목표 다음과 같다.

첫번째는 공정한 경쟁이다. 모든 선수가 평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유사한 조건을 갖춘 선수끼리 대결하게 하는 것이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 평등한 조건을 갖추는 것이다.

두번째는 다양성 존중이다. 장애 유형과 장애 정도에 관련 없이 다양한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세번째는 경기력 극대화이다. 선수들이 자신의 잠재적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기능적 능력에 맞는 대회를 제공하여, 선수들의 발전을 돕는 데 있다.

등급 분류의 기본 원칙에는 의료적 분류와 기능적 분류로 기준을 정하고 있다.

의료적 분류는 선수의 장애 유형을 기준으로 한 분류를 말한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 지체장애, 청각장애 등으로 나누는 것이다.

기능적 분류는 선수의 신체적 기능과 운동 능력을 기준으로 하여, 얼마나 특정한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대개는 지적(IDD), 청각(DB)의 스포츠 등급은 장애인 등록 기준에 의해 통합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지체, 시각, 뇌병변 등은 각 종목별로 지정된 등급 분류사에 의해 등급 분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장애인 선수들은 각각 다른 몸 상태임에도 공정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상지 절단이나 결손 등의 장애가 있는 경우 같은 장애 유형 안에서 하지 기능만으로 경기를 치르도록 하며, 시각장애인의 경우 시각 기능으로 나누어 경기를 치르게 하는 방식이다.

게이트볼 경기는 지체, 청각, 시각, 지적= OPEN 통합 대회로 진행하는 데 반해, 시각장애인의 스포츠로 불리는 골볼에서는 장애 등급을 분류하지 않고 시각장애를 통합 등급으로 분류한다. 선수들은 눈가리개와 앞이 불투명한 고글을 착용하여 동등한 조건에서 경기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파크골프는 지체장애, 뇌병변장애는 PGST 1~3: 스탠딩(입식) 종목 작은 숫자일수록 장애 정도가 심한가의 경우에 따르고, PGW: 휠체어 종목과 지적장애 PGI로 분류하여 경기를 진행한다.

또한 슐런 경기에서는 참가하는 선수들은 주로 SL1-시각장애인, SL2-양 손목과 팔을 사용할 수 없거나 중증 상지 장애인, SL3-휠체어 이용 장애인(한 손을 사용할 경우), SL4-stand 지체 장애인(한 손을 사용할 수 있을 경우), SL5-청각, 언어 장애인, SL6-지적장애인(발달장애인), 비장애인들로 등급 분류하여 경기를 진행한다.

일반적으로 장애인스포츠 대회일 경우 참가 선수의 자격을 장애 유형별로 나눈다. 예를 들면 청각, 지체 장애인만 참가하게 한다든지 혹은 시각, 휠체어, 발달장애, 청각, 지체, 뇌병변 등 전 장애 유형이 참가하게 하는 경우가 있고 또한 등급 분류에 따라 등급별 경기로 한다거나 등급에 상관없이 통합 경기로 한다거나 하는 것을 대회 요강에 명시하고 있다.

또한 특정 등급에는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경기 운영 방식을 명시하기도 하고 편의 제공 방식이나 장애인 특성을 고려한 경기 규칙을 적용하도록 안내해 주기도 한다.

필자가 선수로 출전한 이번 제17회 제주특별자치도지사기 전국 장애인게이트볼대회의 경우에는 장애인을 고려하는 경기 규정을 대회 요강에 명시하고 경기를 진행했다.

 특히 신체 결손 및 장애로 보장구(보조기구)를 착용해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 중 ①터치한 타구를 보장구 또는 스틱으로 집는 행위 ⓶스파크 타격 세트를 위해 터치한 타구를 보장구 또는 스틱으로 끌어당기는 행위는 정상 플레이로 허용했다.

즉, 대회 주최 측의 개최 요강에 따라 신속한 경기 진행을 위해 타자가 터치한 타구와 자구가 정지한 시점에 심판원은 타구를 타자(장애인 선수)에게 집어줄 수 있었다. 그리고 10초 룰을 적용하지 않지만 고의로 시간을 끈 행위를 하는 경유 경고 또한 반칙 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목 발을 의지하여 타격하는 하지 지체장애인 선수. Ⓒ김최환
목 발을 의지하여 타격하는 하지 지체장애인 선수. Ⓒ김최환

필자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큰 감명을 받은 것은 스포츠 등급 분류 없는 통합경기에서 대단한 경기력의 장애인 선수들을 만나고 인터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게이트볼 경기는 지체, 청각, 시각, 지적= OPEN 통합 대회로 진행하게 되는데, 선수 5명이 한 팀을 이루어 단체전으로 두 팀이 같은 코트에서 시합하게 된다. 각 팀은 지체, 청각, 시각, 지적이 어울려 팀을 꾸릴 수도 있고, 청각대로, 지체대로 같은 장애 유형별로 팀을 만들 수도 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장애 유형이나 장애 정도를 살펴보면 농아인과 보청기를 착용한 청각장애인 선수, 지체 장애인으로는 양손 의수를 착용한 상지 장애인 선수, 목발을 사용하는 하지 장애인 선수, 목발을 사용하는 한쪽 다리를 절단한 하지 장애인 선수, 뇌병변 장애인 선수 기타 장애인 선수 등이 참가한 경기였다.

이들 중에서도 특히 필자가 만나본 선수들은 목발을 사용하면서 한 발과 한 손으로 볼을 터치하고 스파크 타격을 하며 경기력이 뛰어나고, 자기 팀의 경기 작전을 지휘하는 주장으로 팀을 이끌어 가는 리더십에 탁월한 선수들이다.

사실 이들의 팀은 장애인 대회에서나 비장애인 대회에서도 우수한 기술과 성적으로 이름난 팀들이다. 솔직히 필자는 평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들의 팀과 경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마침 이번 대회에서 상대 팀으로 시합을 할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이들과 시합하고 경기하는 것을 관전하면서 스포츠 등급 분류 없어도 통합 등급으로 경기를 하면서 참가자의 장애 유형과 장애 정도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선수들이 각자 자기만의 개성 있는 운동방식과 우수한 경기 능력을 갖추고 시합하는 열정을 보게 된 것이다. 어쩜 그렇게 잘하는지 감탄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팀원들과의 소통과 팀을 승리하는 경기로 이끄는 리더십 역시 탁월하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런 선수들에게 박수와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면서 틈만 나면 다가가서 팀원들의 훈련 방식과 기술과 경기력 향상의 요령을 물어보고 배우고 느끼기도 했다.

예전에도 가끔 비장애인 대회에도 출전했을 때 만나 취재한 일도 있었지만 직접 함께 경기하면서 어떤 장애 유형이나 장애 정도가 경기에서 장애가 되지 않고 스포츠에 대한 진심과 열정, 끊임없는 훈련과 연습의 결과가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 스포츠 등급 분류 방식은 별 의미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이번 대회에서 스포츠 등급 분류 없는 통합경기에서 대단한 경기력의 장애인 선수들을 만난 것, 또 하나의 행운일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