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이복남 객원기자】 장애인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예전에는 자가용이 없는 장애인을 위해서 수송봉사단이 장애인의 나들이를 지원했었다. 그러다가 2006년부터 정부에서 장애인 콜택시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부산에서 운행하는 장애인 콜택시는 “두리발‘이라고 한다. 현재는 부산시설공단에서 160대를 운행하고 있디. 두리발에는 휠체어나 스쿠터가 탑승할 수 있는데 장애인 중에는 휠체어나 스쿠터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뿐 아니라 두리발 160대로는 턱없이 부족해서 2012년부터 개인택시 자비콜이 장애인 콜택시로 합류했다.

두리발. ⓒ이복남
두리발. ⓒ이복남

현재 두리발 160대, 자비콜 750대가 운행되고 있는데 4월부터 등대콜(장애인·임산부) 2,100대가 합류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두리발이나 자비콜, 등대콜을 이용하려면 장애인이라고 무조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이용 대상자로 등록이 되어 있어야 한다.

#두리발 이용 대상자

가,  중증 장애인(기존 1~3급) : 시각, 신장, 뇌병변, 뇌전증, 지체, 지적, 자폐.

*뇌전증, 지적, 자폐 : 보호자 동반 필수

*지체(상지), 지적, 자폐: 추가서류(장애정도 심사결과 추가안내문) 제출 필요

*복합장애: 장애정도결정서 제출 필요

나. 경증복합장애(종합중증): 추가서류(장애정도 심사결과 추가안내문) 제출 및 휠체어 이용자

다. 일시적 장애인으로 진단서가 첨부된 휠체어 이용자

정형외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중 해당과 진단서 제출(필수내용: 독립보행불가, 3개월 이상 휠체어 탑승)

라. 만 65세 이상 노약자로 휠체어 사용하면서 장기요양인정서(요양등급 1~3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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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발 이용대상자. ⓒ부산시설공단 두리발

#교통약자(장애인) 콜택시 이용대상

부산광역시에 주민등록을 한 중증 장애인(기존 1~3급)

시각, 신장, 지체, 뇌병변, 지적, 자폐, 심장.

2023년말 등록 장애인은 2,641,896명인데 이 가운데 뇌전증 장애인은 6,991명이다. 6,991명의 뇌전증장애인 중에서 심한 장애인은 1,905명이고 심하지 않은 장애인은 5,086명이다.

이게 무슨 의미냐 하면 두리발 등 장애인 콜택시는 심한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한장애인 1,905명은 두리발 등 장애인 콜택시(이하 두리발)를 이용할 수가 있지만, 뇌전증장애인은 보호자 없이는 이용할 수가 없다.

심한 뇌전증장애인 중에서 혼자 살고 있는 장애인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통계는 잘 모르겠지만, 뇌전증장애인이 두리발을 이용하려면 보호자가 동반되어야 한다.

2023년도 장애인등록현황. ⓒ보건복지부
2023년도 장애인등록현황. ⓒ보건복지부

뇌전증장애인의 주 증상은 경련발작이다. 그런데 뇌전증장애인은 경련발작이 오기 전에 부분발작 등 전조증상을 느낀다고 한다.

대부분의 뇌전증장애인은 신경과, 신경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등 병원에 따라서 담당과는 다르지만 나름대로 오랫동안 다니는 단골 병원이 있다. 그래서 경련발작의 전조증상이 오면 단골 병원에 가서 미리 처방을 받는다고 한다. 전조증상이 왔을 때 미리 처방을 받으면 경련발작이 미세하게 지나간다고 한다.

뇌전증장애인 A 씨는 오빠와 같이 살고 있어서 전조증상이 오면 오빠와 같이 두리발을 이용해서 그가 다니는 단골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에게 처방을 받는다고 한다.

뇌전증장애인 A 씨가 전조증상이 와서 병원에 가려고 해도 오빠가 외출 중이었다. 오빠가 없으면 두리발을 이용할 수가 없다. 하는 수 없이 119를 불렀다. 그런데 119에서 이송을 거절했다.

“사실 그동안 119를 몇 번 이용했는데 119에서는 제가 의식이 있고 응급실을 이용할 사람이 아니므로 이송을 못 해주겠답니다.”

119구급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이복남
119구급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이복남

그동안 A 씨는 119를 몇 번 이용했고 처음에는 멋모르고 단골 병원의 응급실로 가서 이런저런 검사를 하고, 담당 의사 선생이 있는 신경과로 다시 가서 진료를 받았다고 했다. 그가 이용한 응급실 비용은 다 지불을 했다.

그런데 A 씨를 진료한 담당과 의사선생은 A 씨가 충분히 응급환자에 해당이 되므로 지불한 비용을 환급받으라고 해서 응급실에 갔으나 담당자가 난감해해서 그만두었다고 했다.

응급실에서는 응급환자가 오면 기초 검사부터 하는데 A 씨는 기초 검사를 할 필요가 없으므로 담당과로 가면 되는데 응급실이나 119 규정상 그것도 어렵다고 했다.

얼마 전에도 부분발작이 올 것 같았지만, 오빠는 외출 중이라 두리발은 이용할 수가 없고, 119에 전화를 했더니 이송을 거부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하는데요?”

오빠가 오기를 기다려서 두리발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그날은 너무 화가 나서 119에 항의를 하면서 열이 뻗쳐 과호흡이 오는 바람에 나중에 오빠가 왔을 때는 정말 응급환자가 되어서 하는 수 없이 119를 불러서 가까운 병원으로 갔다고 한다. 그런데 담당 의사는 “우리 병원에서는 처치가 곤란하다”라며 다니는 병원으로 가라고 하더란다.

그렇게 병원을 다녀온 후에 119에 항의 전화를 했더니 요즘은 이송 거절을 안 한다고 했다.

A 씨가 그린 발작에 관한 만화. ⓒ이복남
A 씨가 그린 발작에 관한 만화. ⓒ이복남

역사적으로 볼 때 소크라테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알렉산더, 나폴레옹, 도스토예프스키, 고흐, 잔다르크, 노벨, 루스벨트 대통령 등 수많은 위인들도 뇌전증을 앓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많은 업적을 남겼다.

사실 뇌전증 장애인에 대한 부분발작이나 전조증상 등을 자세하게 기술할 수는 없다. 왜냐 하면 병역기피자 등이 뇌전증장애인을 흉내 내는 경우가 많아서 담당 의사 선생도 조심하라고 하더란다.

그리고 뇌전증장애인은 경련발작보다도 부분발작이나 전조증상이 더 위험하다고 한다. 언젠가 TV 드라마에서 뇌전증장애인을 아이들이 “거품괴물”이라고 놀린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경련발작이 모두가 게거품을 물고 쓰러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사실 경련발작이 왔을 때는 A 씨의 오빠도 119를 부르지는 않는다고 했다. 경련발작은 주변만 잘 정리하면 조용히 지나갈 것이지만, 부분발작이나 전조증상이 더 위험하다고 했다. 그 후의 증상이 어떻게 발전할지 알 수가 없으므로.

A 씨는 자신이 그린 만화 몇 컷을 보내왔다. 사람들이 뇌전증에 대해서 그리고 경련발작에 대해서 너무 모르기 때문에 무서워하는 것 같다고 했다.

A 씨가 그린 까마귀 울음소리. ⓒ이복남
A 씨가 그린 까마귀 울음소리. ⓒ이복남

우리나라에서는 까마귀를 흉조로 여기는데, 일본에서는 까마귀를 길조로 여긴다고 했다. 아침부터 까악까악 까마귀가 울면 “아 오늘은 기분 좋은 일이 생기겠구나!” 하고 길조로 여긴다면 에너지가 샘솟아서 부분발작이나 전조증상도 이겨낼 수가 있겠지만, 흉조로 여긴다면 에너지가 바닥이라서 전조증상은 더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뇌전증은 뇌신경 세포의 과도한 전기적 방전으로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뇌파로 인해 갑자기 경련, 의식 소실 등 다양한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성질환이다. 혹시라도 주변에서 발작하는 뇌전증장애인을 만나게 되면 발작이 멈출 때까지 안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 기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뇌전증장애인이 에너지가 충만하다면 부분발작이나 전조증상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므로 까마귀 소리도 반가운 손님으로 반길 수 있도록 긍정의 힘을 길러 보자.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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