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조형준 칼럼니스트】 장애인복지 현장에서 근무하던 때로 기억한다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심했었을 때도해제되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도 변함없었다평생교육과 문화여가 사업을 담당하면서 가장 우선시했던 점은 접근성이었다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맞춤형으로 서비스한다 해도 일상으로의 연계라든지 언제 어디서든 쉽게 이용하기 어렵다면담당자로서 늘 고민됐던 부분이었다.

한번은 장애 청소년 대상 온·오프믹스로 여름방학 캠프를 1주일 동안 진행한 적이 있었다당시 소수여도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하여 대면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금은 유행이 지난)Gather Town이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가상의 놀이터를 만들어 실시간으로 소통하거나 보호자 동의 아래 1:1 형태로 가정방문도 갔었다또 배달 혹은 AR 앱을 활용하여 음식도 주문해 보고 지역사회 내 편의시설 등을 찾아보는 등 다채롭게 했었다.

사실 프로그램을 계획하면서 스스로 반신반의했었다‘참여하는 장애 학생들이 어려워하지 않고 참여할 수 있을까?’,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인데 보호자들의 협조는 어떻게 구하지?’ 이 그것이다색다른 시도였던 만큼 상세한 안내와 사전 자료 공유 그리고 흥미를 갖고 참여토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다그 결과높은 만족도도 그렇지만 프로그램이 끝나도 Gather Town에 종종 접속하며 즐긴다는 이야기에 큰 보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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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말 열린 제2기 뉴콘텐츠 아카데미 장기과정 2기 쇼케이스 현장사진. ©조형준

 

몇 년 전이었지만 지금도 잊을 만하면 회자되는 이야기 중 하나다장애유형을 막론하고 디지털 기기와 비주얼 및 오디오인터렉티브(VR )와 결합한 뉴미디어 콘텐츠는 계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다단순히 트렌드이기 때문에가 아니다보통의 삶을 실현하거나 사회적 자립 및 소통 또는 관계적인 측면에서도 유의미하다이를 총망라한 쇼케이스가 이틀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주최로 열렸다고 하여 방문하였다.

한 마리 토끼를 잡는데 집중하다

동대문구에 위치한 콘텐츠문화광장 콘텐츠인재캠퍼스’ 두 곳에서 열린 이번 쇼케이스는 평일임에도 많은 시민이 방문하였다관련하여 지원 사업을 받은 총 12개의 팀들이 자체적으로 부스를 운영하며 본인들이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전시하였다중간에는 생성형 Ai(뤼튼)에 대한 특강도 열렸는데장소는 조금 협소했지만 내부가 꽉 찰 정도로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생성형Ai 시장의 변화와 콘텐츠를 주제로 발표한 뤼튼 공동차업자 김태호 이사. ©조형준
생성형Ai 시장의 변화와 콘텐츠를 주제로 발표한 뤼튼 공동차업자 김태호 이사. ©조형준

게임이나 XR, 비주얼 오디오 및 인터렉티브 등각 부스를 돌아다니며 체험할 때마다 관계자들에게 빼놓지 않고 했던 질문 하나가 있다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도 이용하려면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를 말이다돌아온 답변들은 비슷하였다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겠다든지아직 론칭하기 전이므로 보완하면서 이 부분 또한 염두에 두겠다는 식의 긍정적인 의견들이 다수였다그도 그럴 것이 각 부스 내 콘텐츠들은 일부 장애유형에게 특화하여 접목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홀랜드 진로발달검사를 바탕으로 제작된 Ai 활용 체험형 콘텐츠. ©조형준
홀랜드 진로발달검사를 바탕으로 제작된 Ai 활용 체험형 콘텐츠. ©조형준
가상의 학교를 배경으로 인터렉티브 디자인으로 제작된 콘텐츠.©조형준
가상의 학교를 배경으로 인터렉티브 디자인으로 제작된 콘텐츠.©조형준

예를 들어 홀랜드(Holland)의 진로발달검사를 응용한 게임 콘텐츠의 경우 장애 청소년들의 진로체험 프로그램의 도구로 활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입장 전스캐너를 통하여 내장된 Ai가 내 몸을 아바타로 만든다그리고 일종의 심리 테스트처럼 간단한 설문을 통하여 6가지 진로 유형 중 하나를 탐색한다이후 동물의 숲처럼 꾸며진 가상공간(마을)에 아바타를 연동마치 살아 움직이듯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며 신기함과 궁금증이 커졌다.

VR기기를 활용한 인터렉티브 콘텐츠 시연 중인 모습.©조형준
VR기기를 활용한 인터렉티브 콘텐츠 시연 중인 모습.©조형준
힐링을 소재로 게임 콘텐츠로 제작하여 시연 중인 모습.©조형준
힐링을 소재로 게임 콘텐츠로 제작하여 시연 중인 모습.©조형준

또 하나는 열 감지 센서를 활용한 인터렉티브 콘텐츠로 기억한다가상의 무대에 열이 감지된 내 몸을 투영하고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방식이었다이미 일부 복지시설에서는 공모사업 등을 통하여 XR(혼합현실공간을 여러 만들어 놓았다이용률이나 콘텐츠의 양과 질은 편차가 있겠으나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앞서 소개한 두 사례 모두 실제 수익화 모델과 사회적 가치 실현확산 및 보급 등을 염두에 두고 한창 개발 중에 있다고 한다프로토타입이라고는 하나 시연까지 가능토록 콘텐츠를 만들기 위하여 얼마나 시간 및 노력 등을 쏟아부었을지 상상이 안 된다.

이번에 소개된 12개 팀들 모두가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염두에 두고 콘텐츠를 제작한 건 아니다그렇지만 가능성은 확인할 수 있었다우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정부 혹은 지자체의 적극적인 투자는 뉴콘텐츠 개발에 디딤돌로 작용할 수 있겠다 싶었다.

모션 인식을 통하여 개인의 성향유형을 파악 중인 한 참여자.©조형준
모션 인식을 통하여 개인의 성향유형을 파악 중인 한 참여자.©조형준

쇼케이스장을 나서면서 상상한다장애 당사자들도 자문이나 개발자로 참여하여 평소 가졌던 무형의 아이디어를 유형의 뉴콘텐츠로 만들어 발표하면 어떨까 하고내년에는 어떤 팀들이 어떻게 부스를 운영하며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가치를 알릴지 기대된다기술과 혁신 외 접근성까지 고려하여 장애인을 비롯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참여형 문화 플랫폼이 널리 소개되길 희망한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