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이복남 객원기자】 JTBC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극본 박미현/연출 김재홍) 원래 제목은 ‘에스콰이어 :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이다.

​기획의도는 “정의롭고 당차지만 사회생활에 서툰 신입 변호사 효민이 온 세상에 냉기를 뿜어대지만 실력만큼은 최고인 파트너 변호사 석훈을 통해 완전한 변호사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라고 한다.

드라마 제목 ‘에스콰이어’ 의미는 지난 기사에 설명했기에 생략한다. <JTBC 드라마 ‘에스콰이어’에서 화상장애인과 청각장애인> (에이블뉴스 2025.08.08.)

‘에스콰이어’는 변호사들 이야기다. 윤석훈(이진욱 분)은 율림 송무팀 파트너 변호사다. 송무팀에는 어쏘 변호사 이진우(이학주 분)가 있고 강효민(정채연 분)이 신입 변호사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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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서와 율림의 변호사들. ⓒjtbc

이서영 씨가 류관모(김범수분) 화가의 피에스타를 3억에 구입했다고 자랑했다. 황예진 씨가 자기 집에도 그 그림 있는데 자기는 작년에 벼룩시장에서 10만 원에 구입했다고 했다.

류관모의 피에스타를 3억에 구입했다는 이서영 씨가 류관모에게 소송을 제기했고 류관모는 리앤서를 통해 10만 원에 그림을 팔았다는 문정혜에게 소송을 제기했다.

드라마에서 강효민은 쌍둥이인데 언니 효주는 청각장애인이고 이모에게 입양되었다. 강효민은 언니 효주와 가끔 문자를 주고받는데 효주가 소송에 대해서 물었다.

류관모의 피에스타. ⓒjtbc
류관모의 피에스타. ⓒjtbc

효주가 강효민에게 보여준 것은 오늘 날짜의 촉박한 저작권 침해금지 사건이었다. 강효민은 원고 측 로펌이 리앤서임을 알고는 “이거 심각해 보이는데? 송달받은 지 꽤 됐을 텐데 왜 이제야 보내?”라며 놀라워했다.

효주는 아는 동생인데 그 애도 아직 어리고 처음이라 잘 몰라서 책상 위에 그냥 두었대. 강효민은 법원에 무변론판결선고 기일 취소를 요청하고 일주일의 시간을 벌었다.

강효민은 시간이 없어 직접 법원으로 가서 일주일의 시간을 벌었으나 상의 없이 덥석 사건을 맡은 강효민에게 어쏘 변호사 이진우는 선임들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수임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화를 냈다.

리앤서와 류관모. ⓒjtbc
리앤서와 류관모. ⓒjtbc

파트너 변호사 윤석훈은 "오자마자 자꾸 왜 이렇게 튑니까? 변론은 어떻게 할 거예요? 자신 있어요?"라며 강효민을 꾸짖었다. 원고 측 로펌이 리앤서라는데 관심을 보였으나 “이렇게 일 치고 와서 내가 해줄 게 없네요. 행정 처리는 해줄 테니까 변론 알아서 하고 결과에 책임도 지고”라고 차갑게 말했다.

강효민이 사건을 맡아 법정에 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강효민이 변론 준비에 쩔쩔 매는 것을 보고 윤석훈은 강효민에게 선입견을 걷어 내고 본질을 보라고 했다. 이 말은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다. 본질을 믿음이라고 바꾸면 좀 이해가 되려나.

강효민은 언니 효주도 믿었고 언니의 아는 동생 문정혜도 믿었지만 별로 자신이 없었다. 더구나 프로보노(pro bono) 즉 무료변론이었다.

​원고 류관모 증인신문. ⓒjtbc​​원고 류관모 증인신문. ⓒjtbc​

재판이 열렸다. 강효민은 증인신문으로 류관모(김범수 분)에게 물었다. 강효민은 피에스타를 그린 특수기법에 대해서 물었는데 류관모는 강효민을 조롱하듯 자기 자랑만 했다.

피에스타를 그림 시점은 2024년 9월이고 문정혜의 놀이동산은 2024년 3월이므로 피에스타가 6개월 후에 나왔지만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류관모는 미국 명문대 출신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도유망한 아티스트이고 피고 의뢰인 문정혜는 초라한 아마추어였다.

류관모가 피에스타는 화려한 색채를 기반으로 유희적인 매력을 뿜고 있는 이른바 축제라고 했다. “그때 우리 아이가 태어났는데 피에스타는 스페니시로 축제죠.”

피고 문정혜 증인신문. ⓒjtbc
피고 문정혜 증인신문. ⓒjtbc

강효민은 설정이 그러했는지 멍청하게 대꾸도 하지 못한 체 이번에는 문정혜(정이주 분)를 불렀다.

강효민 : “어떻게 이런 기법을 사용하게 되었는지 설명해 줄 수 있나요?”

강효민의 질문에 문정혜는 방청객을 둘러보다가 엄마를 보았다.

문정혜 : “몰라요 그냥 그렸어요.”

방청객에서도 이 재판은 류관모의 승리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였다.

강효민 : “작가님이 어릴 때 아빠와 같이 놀이동산에서 본 화려한 퍼레이드 등 기억을 떠 올려서 그린 그림 아닌가요?”

리앤서 변호사 : “재판장님 피고 대리인은 지금 유도신문을 하고 있습니다.”

판사 : “유도신문은 안됩니다. 그런 기본도 모릅니까?”

강효민 : “작가님이 그림을 그린 의도를 설명해 주시면 됩니다.”

문정혜 : “몰라요.”

강효민 : “정혜 씨가 그린 그림은 색감이 화려한데 어떻게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다양한 색감을 사용했는지 설명해 줄 수 있나요?”

문정혜 : “몰라요. 집에 가도 될까요?”

잘못했다고 고개 숙이며 사과하는 문정혜. ⓒjtbc
잘못했다고 고개 숙이며 사과하는 문정혜. ⓒjtbc

이쯤 되면 강효민 변호사는 문정혜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질문을 멈추어야 할 것 같은데 강효민은 어정쩡하게 시간을 끌고 있었다.

류관모 : “아니 베껴 그린 사람이 뭘 안다고 자꾸 물어?”

판사도 문정혜에게 괜찮냐고 물었다.

문정혜가 일어나서 허리를 굽히고 잘못했다고 죄송하다고 했다.

류관모 : “사람 이름에 이렇게 먹칠을 해놓고 잘못했다네. 저런 사람은 평생 그림을 못 그리게 법으로 금지 해아 됩니다.”

문정혜 :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엄마! 엄마!”

그제야 엄마가 딸 정혜를 불렀다. 정혜는 엄마 품에 안겨 울음을 터뜨렸다.

게임은 끝났고 방청객은 웅성거렸다.

판사 : “정숙해 주시기 바랍니다. 잠시 휴정하겠습니다.”

문정혜가 지적장애인이란다. ⓒjtbc
문정혜가 지적장애인이란다. ⓒjtbc

휴정시간에 엄마는 문정혜가 지적장애인이라고 했다. “지적장애인요?” 강효민은 금시초문이라 깜짝 놀랐다. 몸은 스물한 살이지만 지적 수준은 열세 살쯤이고 그렇다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어서, 장애인으로 살게 하고 싶지 않아 장애인등록을 안 했다고 했다.

엄마 : “그만하면 안 될까요?”

강효민 : “여기서 그만하면 패소하는 거예요. 그러면 손해 배상금도 다 물어내야 하고.”

엄마 : “우리 정혜가 장애인이라고 알려지는 게 싫어서 면담도 제가 한 거고 별 관련이 없을 거라 생각해서 장애인이라는 얘기도 안 한 겁니다.”

강효민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문정혜를 달래었다. 누가 뭐라 해도 나는 정혜 씨 편이니까 내게는 다 이야기해도 된다고 했다.

다시 재판이 진행되었다. 강효민은 류관모를 증인으로 불렀다.

류관모는 피에스타는 특수기법으로 그린 풍경화라고 했다. 그때 아이가 태어난 것을 나타내기 위한 축제라고 했다. 그림에 다른 의미는 없다고 했다.

놀이동산은 뭘 그렸어요. ⓒjtbc
놀이동산은 뭘 그렸어요. ⓒjtbc

이번에는 강효민이 문정혜를 다시 불렀다.

강효민 : “저 그림 뭘 그린 거예요?”

문정혜 : “아빠 얼굴이요.”

강효민 : “내 눈에는 정혜 씨 그림에서 안 보이는데 아빠 얼굴 어디에 있어요?”

문정혜 : “엄마가 아빠 얼굴을 보면 슬퍼할 까 봐 숨겨 놨어요.”

강효민 : “어떻게 하면 아빠 얼굴을 볼 수 있어요.”

문정혜 : “어두운 데서 빛을 비추면 보여요.”

강효민은 법정 안 조명을 어둡게 해달라고 했다. 법정의 조명을 끄고 강효민이 문정헤 그림에 손전등을 비추자 아빠 얼굴이 드러났다. 문정혜는 아빠 얼굴을 그리면 행복하다고 좋아했다.

문정혜의 아빠는 문정혜가 12살 때 엄마와 정혜를 버리고 떠났다. 엄마는 아빠의 사진을 다 불태웠는데 문정혜는 아빠 사진 한 장을 엄마 몰래 숨겼다. 엄마가 아빠 이야기를 하면 화를 내므로 문 정혜는 그림을 그리면서 아빠 얼굴을 엄마 몰래 형광색으로 숨겼다고 했다.

문정혜는 1억 가지의 색을 볼 수 있는 절대 색감의 미술 천재 테트라크로맷이었다. 문정혜는 그림 속에 아빠 얼굴을 형광색으로 그려놓고 혼자 행복해했다.

놀이동산에 그려진 아빠 얼굴. ⓒjtbc
놀이동산에 그려진 아빠 얼굴. ⓒjtbc

휴정시간에 엄마는 딸이 아빠를 그렇게 그리워하는 줄 몰라서 미안하다며 이제는 드러내놓고 아빠 얼굴을 그려도 좋다고 했다.

강효민은 다시 한번 원고 류관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강효민 : “어떻게 원고의 그림 속에 피고의 아버지 얼굴이 들어가 있죠?”

류관모 : “그게 저...”

강효민 : “아까 숨겨진 이미지가 없다고 하셨죠?”

류관모 : “...”

강효민 : “모르셨겠죠. 저 그림을 처음 그린 사람은 작가님이 아니까요. 피고가 원고 그림을 복제한 것이 아니라 원고가 피고 그림을 복제한 거죠.”

저작권 침해는 원고가 아니냐. ⓒjtbc
저작권 침해는 원고가 아니냐. ⓒjtbc

강효민 : “저작권 침해 행위를 한 것은 원고이지 않습니까? 그래놓고 이 그림에 비밀이 있는 줄도 모르고 피고에게 뒤집어씌우려고 소송을 제기한 거 아닙니까? 원고 대답하세요.”

류관모 : “맞습니다.”

강효민 : “사과하세요. 편견을 악용해 문정혜 작가를 무고한 점, 자신의 도둑질을 덮기 위해 신성한 법정에서 문정혜 작가를 조롱하고 무시한 점, 사과하시라고요.”

신이 자기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류관모. ⓒjtbc
신이 자기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류관모. ⓒjtbc

류관모 : “사과? 미쳤어. 사과는 내가 아니라 신이 내게 사과해야지 저런 미친 재능을 내가 아니라 저런 애송이한테 준걸 내게 사과해야지.”

류관모 : “당신은 내게 고마워하시고요. 당신 작품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도 모르는 저 문외한이 한순간에 스타가 되게 생겼잖아. 내가 뼈를 갈아 고름을 짜내면서 만든 이 공든 탑에 당신이 무임승차하는 거라고.”

강효민 : “모방은 가장 절실한 형태의 찬사죠. 동경과 선망의 대상에게 예의도 못 갖추는 당신이야말로 예술의 예자도 모르는 문외한입니다. 정식으로 합당하게 사과하셔야 될 겁니다. 물론 보상도 하셔야 되고요. 법은 당신 같은 사람을 상대하라고 있는 겁니다.”

JTBC 드라마 ‘에스콰이어‘에서 페이스타 저작권 침해사건을 시청하며 이런 내용을 드라마 소재로 사용해 준 박미현 작가와 김재홍 연출 그리고 JTBC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문정혜는 미술천재 테트라크로맷. ⓒjtbc
문정혜는 미술천재 테트라크로맷. ⓒjtbc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서 몇 가지 의문이 들었다. 첫째 강효민 언니 효주는 28살이다. 문정혜는 21살인데 언제 어디서 만난 동생일까. 필자가 지인에게 이 문제를 묻자 복지관에서 만났을 거라고 했다. 복지관은 아니다. 문정혜 엄마가 장애인으로 살게 하고 싶지 않아서 장애인 등록도 안 했다고 했는데 복지관에 다닐리가 없잖아.

둘째 문정혜의 엄마는 딸 문정혜의 나이가 21살이지만 13살에 머물러 있는 지적장애인이라고 했다. 설사 장애인등록은 안 했다 해도 딸 문정혜가 미술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미술공부를 시켰어야지, 어떻게 리앤서에서 조롱하는 동네 미술학원에 보낼 수가 있었을까.

셋째 문정혜가 그린 놀이동산이 류관모의 피에스타를 복제했다 해서 소송이 걸렸는데 어떻게 엄마가 모르고 있었을까, 문정혜는 잘 몰라서 한 달이나 방치했고 효주는 문정혜 책상 위에서 방치되어 있는 문건을 보고서야 강효민에게 연락했다고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게 되었을까?

넷째 강효민이 변론을 하려면 피고 당사자를 직접 만나야 함에도 본인이 아니라 엄마하고만 면담을 했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이런 일이 가능할까, 강효민이 문정혜에게 미술 기법에 대해 질문했을 때, 문정혜는 잘 모른다 집에 가고 싶다고 했는데 강효민은 지적장애인은 생각지도 못하고 엄마가 말했을 때 깜짝 놀라는 것은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일까? 강효민의 언니가 청각장애인이고 강효민은 변호사인데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아닌가.

다섯째, 효주는 문정혜와 몇 년을 알고 지냈을 것 같은데 청각장애인이라서 문정혜가 지적장애인이라는 것을 정말 몰랐을까, 문정혜가 21살이라면 대학생 나이인데 문정해가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여섯째, 효주가 강효민에게 이 사건을 알려서 재판이 진행되었다. 효주는 수어뿐 아니라 구화도 할 줄 안다고 했는데 효주의 현재 직업은 무엇이기에 재판에는 왜 참석도 안 했을까?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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