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27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산불 대응 관련 대통령 보고 과정 중 김인호 산림청장이 야간 헬기 운용의 위험성을 설명하며 '장님' 발언을 하고 있다.ⓒ유튜브캡쳐

【에이블뉴스 이슬기 기자】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한시련)가 지난 27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산불 대응 관련 대통령 보고 과정 중 김인호 산림청장의 '장님' 발언을 두고 깊은 유감과 함께 공직 사회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김 청장은 야간 헬기 운용의 위험성을 설명하며 “거의 야간의 헬기 운영은 ‘장님’이 운전하는 거랑 똑같다”라는 특정 장애를 부정적인 상황에 빗대어 표현했다. 장님’은 시각장애인을 타자화하고 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 현대 인권 관점에서는 이미 퇴출당한 용어다. 

한시련은 28일 성명을 통해 "‘장님’이라는 표현은 공직자가 사용해서는 안 될 차별적 용어"라면서 "공식적인 보고 체계 내에서 여과 없이 사용되었다는 사실은 정부의 장애 관련 인권 교육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 정부는 공적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차별적 언어가 반복되지 않도록 내부 지침을 철저히 재정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장애는 결핍이나 무능, 혹은 통제 불능의 위험한 상태를 설명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없다. 특정 장애를 부정적 서사의 도구로 사용하는 행위는 장애인을 우리 사회의 동등한 주체가 아닌 ‘불완전한 존재’로 낙인찍는 상징적 폭력"이라면서 "특히 공적 발언은 그 파급력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장애 당사자들에게 깊은 모멸감을 안기고 사회적 편견을 고착화하는 결과를 초래함을 무겁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시련은 공식 사과와 함께 형식적인 교육을 넘어선 실효성 있는 인식 개선 대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한시련은 "정부와 공직 사회는 이번 사안을 일부 공직자의 개인적 일탈로 치부하지 말고, 관행적으로 사용되어 온 부적절한 표현을 전면 점검해야 한다"라면서 "공직자의 인권 감수성을 실무적으로 함양할 수 있는 내실 있는 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유사 사례 재발 시 엄중히 책임을 묻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