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장애인권리 투쟁에 대한 무죄판결 촉구 및 차별구제 민사소송 재판 기자회견을 열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에이블뉴스 이슬기 기자】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진행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둘러싼 재판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형사재판 첫 선고에서 "소수자의 마지막 보루인 집회의 자유"라며 무죄를 호소했지만 '유죄'를 판결받은 한편, 시위 과정에서 엘리베이터 이용을 봉쇄하고 휠체어에서 강제 분리해 체포한 것은 "공권력에 의한 장애인 차별"이라는 차별구제소송,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에게 제기한 1억29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 등 민사재판 2건이 동시에 열린 것.

지하철 시위 첫 형사재판서 집행유예, "보란듯이 싸울 것"

먼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35부는 2022년 4월,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여의도 도로를 점거하고 시청역에서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벌였다는 이유로 전차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문애린 활동가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한명희 활동가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에겐 각각 벌금 20만원도 선고했다.

전장연은 "전차교통방해죄는 시설 파괴 등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범죄에 적용되는 조항"이라면서 " 피고인들은 평화적 시위를 벌였을 뿐 시설물을 손괴한 사실이 없다. 소수자의 마지막 보루인 집회의 자유"라고 무죄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결 직후 문 활동가는 "재판관 이야기에 따르면 저는 중범죄자다.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투쟁을 멈추지 않고 더 보란듯이 열심히 싸우겠다"고 밝혔다. 전장연 집회지원단 이수연 변호사는 "우리의 주장이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판결"이라며 이후 항소할 계획임을 밝혔다.


29일 판결 직후 입장발표를 하는 모습.ⓒ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차별구제청구 민사재판까지, "정의로운 결과 있길"

이날 함께 열린 민사 재판인 차별구제청구 소송은 2024년 4월, 혜화역에서 서울교통공사와 경찰은 장애인들의 엘리베이터 이용을 원천 봉쇄하고, 장애인을 휠체어에서 분리해 강제 체포한 것과 관련 "공권력에 의한 장애인 차별"이라면서 국가와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차별구제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중증장애인 3명, 활동지원사 1명 등 4명의 원고들은 손해배상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지침 마련을 요구했다.

최근 대법원은 경찰이 장애인을 호송하면서 휠체어 리프트가 없는 차량에 태우고 고정 장치 등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은 행위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를 위반한 차별행위임을 판결한 바 있다. 이에 전장연은 이 사건 또한 엘리베이터 봉쇄를 통한 이동권 침해, 활동지원사와의 강제 분리, 의료적 처치 없는 체포 등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첫 변론에 나선 전장연 집회지원단 이정민 변호사는 "집회가 이미 끝난 후 귀가를 하기 위해 역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했지만, 탑승을 막아 휠체어를 들고 엉덩이를 끌며 내려갈 수 없었다. 이후 개찰구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휠체어에서 분리해 끌어내 체포까지 했다. 원고 2명은 서울역 기차표 예매를 이유로 집에 가겠다고 호소했지만 경찰은 막무가내로 막았다. 명백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이라면서 "현재 피고들은 자신들의 행위는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집회가 종료된 상황에서 귀가를 막은 것은 차별이 맞다. 정의로운 결과로 마무리되길 기원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재판에 앞서 기자회견을 연 전장연은 "권리를 향한 투쟁은 무죄"라면서 ▲장애인 권리 투쟁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형사 재판의 무죄 판결 ▲공권력에 의한 장애인 차별 행위의 즉각적인 중단과 사법부의 준엄한 판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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