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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장애인 복지 예산? ‘긴축 예산’ 추이에 장애계 예산도 주춤

  • 작성일: 중구나눔

2024년 장애인 복지 예산? ‘긴축 예산’ 추이에 장애계 예산도 주춤 


전체적으로 자연증가분 반영한 수준으로만 증액

활동지원 예산, 여전히 ‘단가 현실화’ 실현 못 해

복지부, 대구‧제주에 장애인거주시설 2개 신축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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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석 대표가 “예산 없이 권리 없다”고 적힌 몸자보를 입고 있다.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직원이 그의 지하철 탑승을 가로막고 있다. 사진 강혜민 

 

중앙정부의 긴축 예산 추이에 맞춰 올해 장애인 복지 예산 또한 자연증가분을 반영한 수준 외에 눈에 띌만한 증액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애인거주시설 두 개를 신축하는 예산이 편성되어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의 탈시설 권고에 반한다’는 지적이 제기될 것으로 우려된다.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관련 예산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 활동지원 예산, 제도 시행 이후 첫 2조 원 돌파

장애인활동지원 예산은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2조 원을 돌파했다. 올해 활동지원예산은 2조 2,846억 400만 원으로 작년보다 2,927억 2,500만 원이 증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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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2024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사업설명자료 중 장애인활동지원 사업 예산. 올해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었다. 

 

그러나 시간당 단가, 이용자 수가 유의미하게 늘어난 것은 아니며 최저임금 인상 등을 반영한 자연증가분 수준의 증액이다. 올해 활동지원서비스 시간당 단가는 1만 6,150원이다. 이 단가는 여전히 최저임금과 관련한 법정 수당, 4대 보험 및 퇴직충당금, 활동지원기관 운영을 위한 전담인력 인건비 등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사업설명자료에서 “활동지원서비스 기본 단가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적했다.

올해 장애인연금 예산은 작년보다 144억 9,400만 원이 증액된 8,931억 5,700만 원이다. 장애인연금은 활동지원예산 다음으로 장애인정책국 예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장애인연금은 18세 이상 중증장애인으로 소득인정액이 중증장애인의 소득하위 70% 이하인 자에게 주어진다. 장애인연금의 기초급여액은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 3.3%를 적용하여 33만 3,850원, 부가급여는 대상별로 1만 원씩 인상됐다. 수급자 수는 36만 1,484명이다.

발달장애인 지원 예산은 3,577억 3,800만 원으로 작년보다 1,008억 5,200만 원이 증액했다. 이 사업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지역사회 자립생활 지원을 위한 생애주기별 특성 및 복지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방과후활동서비스, 공공후견지원,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운영 지원, 긴급돌봄 시범사업(2023년 4월 시행) 등이 포함된다.

발달장애인 지원 예산 중 55%(1,979억 6,300만 원)가 성인 주간활동서비스 지원 예산이다. 올해 주간활동서비스 지원대상자를 1,000명 더 확대해 1만 1,000명까지 이용가능하도록 했으나 여전히 수요에 비하면 부족한 상황이다. 2022년 말로 성인 발달장애인은 19만 2,119명이다. 발달장애인은 연평균 3.2% 증가율을 보이며 지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다.

- 복지부, 대구‧제주에 장애인거주시설 2개 신축 예정

장애인정책국 예산에서 활동지원, 장애인연금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예산은 장애인거주시설 운영 지원 예산이다. 이 예산은 올해 6,695억 4,900만 원으로 확정됐다. 작년보다 349억 4,900만 원이 늘었다.

장애인복지시설 기능보강 예산은 올해 236억 4,100만 원이 편성됐다. 이 예산은 장애인거주시설, 직업재활시설, 주간보호시설 등 노후화된 장애인 관련 시설의 기능을 보강하고, 신축하는 데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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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2024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사업설명자료 중 장애인복지시설 기능보강 예산. 대구 인제요양원, 제주 공립형 장애인거주시설 신축 예산 편성에 관해 설명한 부분. 


이에 따르면 올해 두 개의 장애인거주시설이 신설된다. 하나는 대구의 인제요양원이다. 이 시설엔 현재 121명의 중증장애인이 거주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사업설명자료에서 “노후화된 장애인거주시설의 신축을 통해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개선하여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18억 2,500만 원을 편성했다.

제주도에는 17억 5,000만 원을 들여 ‘공립형 장애인거주시설’을 새로 짓는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거주시설 1개소 폐쇄로 입소지연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입소 대기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장애인거주시설 확충을 통한 입소 대기 정체를 해소하고, 장애인 돌봄 부담 완화, 가족 구성원들이 안심하고 사회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예산 편성은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가 탈시설 가이드라인에서 “중앙정부는 시설의 신규 설립 및 개·보수에 공공예산 투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힌 것과 충돌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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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7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동료지원가 사업 폐지 대응 공동행동’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활동가가 “동료지원가 사업을 복지가 아닌 노동으로!”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있던 일자리 사업이 보건복지부로 이관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다. 사진 하민지 


- 자립생활 예산 확대? 고용노동부 ‘동료지원사업’ 복지부로 이관 ‘꼼수’ 


반면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75개소에 대한 지원 등이 포함된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 예산은 94억 3,200만 원에 그친다. 애초 정부안은 68억 3,600만 원이었으나 국회에서 증액됐다. 이 예산이 대폭 늘어난 이유는 고용노동부의 ‘중증장애인 지역 맞춤형 취업지원 사업(중증장애인 동료지원사업)’이 보건복지부로 이관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3억 3,100만 원이 새롭게 편성됐다. 이 사업이 신규로 편성된 것을 고려하면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 예산은 전년도보다 오히려 삭감된 편이다.

‘장애인 자립지원 시범사업’으로 이름을 바꾼 ‘탈시설 자립지원 시범사업’은 올해 59억 8,200만 원이 편성됐다. 시범사업 첫해인 2022년엔 21억 5,400만 원, 2023년엔 48억 3,400만 원이었다. 이 시범사업은 탈시설 장애인 600명을 대상으로 한다. 예산은 자립지원 전담인력 인건비, 탈시설한 장애인들에 대한 활동지원 추가 시간, 주거환경개선 등에 사용된다.

- 개인예산제 내년까지 시범사업 운행, 2026년 본사업 예고

그 외에 눈여겨보아야 할 예산은 장애인개인예산제 운영 예산이다. 올해 시범사업 예산으로 9억 6,500만 원이 편성됐다. 올해와 내년에 시범사업을 하고 2026년에 본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범사업에서는 활동지원, 주간·방과후활동 등 유사하다고 판단되는 돌봄서비스 간에 칸막이를 제거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바우처 등 다양한 모델을 개발해 운영한다. 개인예산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으로 국정과제에도 선정됐다. 지난해 3월에 발표한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2023~2027)에도 수록되어 있다.

장애인보조기기지원 예산은 50억 원이다. 전년보다 1억 1,600만 원 증액된 수준으로 사실상 동결이다. 장애인차별금지 모니터링 및 인식개선 예산은 49억 6,200만 원으로 전년보다 10억 원이 삭감됐다. 여기에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운영지원 등이 포함된다.

- 기준 중위소득 변동으로 생계급여 예산 확대, 의료급여 예산은 삭감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지급하는 생계급여는 올해 7조 5,410억 7,200만 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작년보다 1조 5,269억 2,400만 원이 증액됐다. 기준 중위소득이 기존 30%에서 32%로 변동되고 선정기준이 상향되면서 생계급여액이 인상됨에 따라 예산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생계급여 수급자 수는 작년 11월 기준 161만 명(120만 가구)이다.

보건복지부는 국정과제를 반영해 앞으로 “생계급여 선정기준을 기준 중위소득 35%를 목표로 실태조사를 하고, 단계적 인상을 통해 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1인 가구 기초생활수급자는 최대 71만 3,102원의 생계급여를 받는다.

의료급여 예산은 8조 9,377억 1,300만 원이다. 작년보다 1,606억 5,500만 원이 삭감됐다. 애초에 정부가 삭감된 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그 안이 그대로 통과됐다. 의료급여는 기초생활수급자 중 의료급여 수급권자에게 의료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