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주제도 코로나 이후 급격하게 발달 된 여러 기술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국제정세를 논의할 수 있는 것이었다. 대회 주제나 진행방식 등에서는 그동안 진행된 국제대회와 큰 차이는 없었으나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혹은 전국에서 누구나 시청할 수 있었고, 일부 콘퍼런스는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등 다소 변화를 시도한 흔적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참가자로서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을 지적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대회 자료집이 없었다는 점이다. 물론 대회 자료집을 만들기 위해서는 실무자들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 각계각층의 축사와 대회사, 프로그램 소개, 콘퍼런스 내용, 발표자료 등 자료집에 포함되어야 기본적인 사항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장애인단체 활동할 적에 이러한 자료집 구성과 제작에 들어가는 노고와 노력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이런 실무자들의 노력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자료집 구성이다. 자료집만 보더라도 본 대회를 준비하는 데 있어 얼마나 노력을 하고 성의있게 준비했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이러한 자료집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 물론 축사와 대회사 같은 그동안 형식적인 측면이 강조된 부분을 건너뛴 것은 변화의 시도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프로그램 내용과 스케줄, 강의 내용과 발표 내용 등을 알 수가 없는 부정적인 측면 또한 존재했고, 자료집이 단순히 대회를 위한 것이 아니라 대회가 끝난 후에도 여러 학자나 관련 종사자들이 연구하는데 소중한 자료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자료집이 없었다는 것은 뭔가 큰 아쉬움이 남는다.
대회가 끝나고 보고서 형식으로라도 제작이 되어 각국에서 참가한 참가자들의 발표 내용을 공유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조치를 바라는 바이다.
둘째는 이번 대회에서는 한글자막 속기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규모의 예산이 지원되는 대회인 만큼 비용문제로 자막속기를 준비하지 못한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수어 통역이 전체 프로그램의 제공이 되었지만, 반드시 자막속기가 청각장애인만을 위한 지원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자막속기는 강연자의 연설이 들리지 않거나 통역기로 통역을 제대로 듣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역할도 가능하고 대회가 끝난 이후 속기록을 통해 대회를 평가하거나 대회보고서 작성 등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대회 한글자막 속기가 제공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통역의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대회의 통역을 한다는 것은 매우 쉽지만은 않다. 각 나라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장애인 분야에서 사용하는 단어 등을 충분히 숙지하고 통역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일부 통역사들은 이런 준비가 부족했다.
예를 들어 '정상인'으로 통역한다든가 '장애자' 같은 단어를 장애인 인권단체에서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지만 일부 통역사들은 이러한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다소 사전에 준비와 교육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회를 준비하는데 있어 새로운 시도와 접근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기본적인 지원과 기본에 충실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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