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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닥터 김사부 시즌3' 출연진들. ⓒSBS

이번 주엔 돌담병원 외상센터장 대행으로 들어온 강동주(유연석 분)가 초반에 거쳤던 시행착오 과정과 관련된 줄거리를 말해볼까 한다. 아메리카 LA에서 6년 동안 공부하고 돌담병원으로 돌아온 강동주를 처음엔 김사부(한석규 분)가 반겼고, 그가 왔다는 소식은 돌담병원 직원들에게 전해졌다. 이들 역시 강동주를 진심으로 환영했다. 강동주에게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던 차은재(이성경 분)와 양호준(고상호 분) 등을 제외하면 말이다.

환영을 받은 강동주는 응급실에서 자신을 바라보던 서우진(안효섭 분)과 차은재(이성경 분)를 보며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또한, 2층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박민국(김주헌 분) 원장을 보며 이상한 병원이라 생각한다. 환영받기 전 강동주는 김사부와 잠깐의 깊은 대화를 한다.

어디까지 생각하고 왔냐는 김사부 질문에 강동주는 자신이 어디까지 할 수 있냐고 묻는다, 이에 김사부는 원칙만 깨지 않는다면 동주가 하겠다고 한 만큼 할 수 있다고 한다. 강동주는 원칙부터 시작하자고 했더니 김사부는 단단히 각오했냐고 했고, 그는 자신은 멧집이 좋다고 말했다. 김사부와의 대화를 끝낸 강동주는 사람들의 환영을 받은 후 의국으로 들어가 예전 사물함에서 의사 가운을 꺼내고, 자기 자리에 앉는다.

그런데 서우진이 들어오더니 그 자리는 자기 자리라며 책상 필요하면 원무과에 얘기하라고 한다. 강동주가 우리 서로 아는 사이라고 말하더니, 서우진도 안다고 응답했다. 그는 재난지원 때 다쳤다는 서우진 손을 보며, 외과의사에게 중요한 건 손이라고 말한다. 서우진은 자신의 연장은 자기가 잘 알아서 한다고 했고, 강동주는 앞으로 재미있겠다며 또 인사하자고 말한다.

외상센터로 들어선 강동주는 장 실장(임원희 분)과 함께 센터장 방에 들른 다음 의국으로 갔다. 강동주는 다른 선생들과 안면 터야 하고 자신은 의국이 좋다며, 정식 센터장도 아니니 당분간 의국에서 지내겠다고 말했다. 강동주와 안면이 있던 정인수(윤나무 분)는 환영하지만, 거기 있던 차은재는 강동주가 바라보니 어쩔 수 없이 괜찮다고 말한다.

이에 앞서 사실 차은재는 강동주가 외상센터장 대행으로 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이없어했고. 양호준은 자신보다 어린 후배가 센터장이 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기막혀한다. 하지만 이런 양호준의 말을 들은 정인수는 리더가 되려면 남들보다 많이 노력하거나 특출난 무엇인가가 있어야 하는데 너는 무엇을 했냐며 오히려 양호준을 꾸짖는다. 양호준은 박민국에게도 나름 억울함을 호소하나, 박민국은 그런 건 편가르기니, 그럴 시간에 자료 하나 더 보라고 일침을 가한다.

돌담병원 외상센터 운영 전반에 대해 브리핑하는 강동주(유연석 분)와 이를 듣고 있는 외상센터 스탭들 모습. ⓒSBS 동영상 캡처
돌담병원 외상센터 운영 전반에 대해 브리핑하는 강동주(유연석 분)와 이를 듣고 있는 외상센터 스탭들 모습. ⓒSBS 동영상 캡처

이후 정인수는 강동주에게 남는 책상 아무거나 쓰라고 말하고, 강동주는 외상센터 운영 전반에 대해 브리핑해야 하니, 연락해 모두 모이게 해달라고 차은재에게 부탁한다. 스텝들을 소집한 강동주는 외상센터 방문 환자 확인 결과, 중증 외상 환자와 응급 외상 환자 간 구분이 모호하고, 가동이 비효율적이었다며, 앞으로 외상센터는 비외상 환자는 받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이에 차은재는 돌담 응급실이 너무 부담일 거라고 말하지만, 강동주는 그건 돌담병원이 알아서 할 거라 일축하며, 정인수와 자신이 당분간 체계를 세울 때까지 외상환자 분류를 맡겠다고 말한다. 이를 본 남도일(변우민 분), 정인수, 수간호사 오명심(진경 분)은 난감해하며 김사부를 걱정하지만, 김사부는 외상센터 없었을 때도 자신이 한 일이니 돌담병원 일은 알아서 하겠다며 세 사람은 강동주의 편이 되어 달라고 부탁한다.

이후 환자가 외상센터로 들어오더니, 정인수와 차은재는 진찰을 시작하는데, 강동주는 별다른 외상, 출혈 없고 골절은 돌담 응급실에서 맡을 수 있으니 그쪽으로 돌려보내라고 한다. 이와 비슷한 일이 계속 반복됐지만. 김사부는 괜찮다고 했고, 돌담병원 응급실은 환자들로 넘쳐난다. 3일이 되어도 외상센터에 환자가 없자, 차은재는 걱정하고, 오명심은 불만을 표출했지만 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돌담병원 응급실에 있던 이선웅(이홍내 분)은 차은재에게 전화해 색전증 환자가 복부 대동맥이 혈전에 막힌 것 같다고 말했고, CT 확인한 차은재는 복부 대동맥에 협착이 있다고 했다. 김사부님이 어디 계시냐고 차은재가 묻자, 이선웅은 다른 수술 진행 중이시라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차은재는 지나가는 강동주에게 색전증 환자 수술을 할 사람이 자신밖에 없다며 그 환자를 외상센터에서 받으면 어떻냐고 제안한다.

하지만 강동주는 김사부에게 먼저 보고부터 하라고 말하고 그거 외엔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런데 이선웅은 환자가 어레스트 왔다고 차은재에게 전화로 알렸고, 차은재는 자신이 갈 것이니 수술실로 환자를 옮기라고 하며 돌담병원으로 뛰어가 수술을 진행한다. 그녀는 외상센터 주 선생에게 연락받은 간호사로부터 외상센터로 환자가 들어오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고, 이후엔 수술하면서 간호사에게 외상 쪽 상황을 계속 확인하라고 부탁한다.

당시 환자들은 3중 충돌로 외상센터로 밀려왔고, 강동주는 오명심과 정인수에게 환자에 대한 정보를 물었다. 김사부에게 전화한 강동주는 중증 외상 2명은 외상센터에서 하고, 나머지 4명은 돌담 응급실로 보낼 것이며, 소아 환자도 있다고 얘기한다. 김사부는 강동주에게 소아 외상 경험이 있냐고 물었는데, 경험 있다고 강동주가 말하자 그는 소아 외상은 외상센터에서 받으라고 말한다.

김사부가 소아 외상 경험이 있냐고 물어본 질문에 강동주가 경험 있다고 전화로 답하는 장면. ⓒSBS 동영상 캡처
김사부가 소아 외상 경험이 있냐고 물어본 질문에 강동주가 경험 있다고 전화로 답하는 장면. ⓒSBS 동영상 캡처

김사부 수술이 종료돼가는 상황에 배문정(신동욱 분) 의사는 왜 그렇게 말씀하셨냐고 물었고, 김사부는 강동주가 해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는 뜻이었다고 했다. 그걸 어떻게 아셨냐고 묻는 배문정 말에 김사부는 그 사람을 보면 사람의 의도와 행간이 읽힌다고 말했다. 수술 나머지를 배문정에게 맡긴 김사부는 수술실을 나왔다.

그 무렵 수간호사 오명심에게 차은재가 돌담병원 수술실로 들어갔다는 말을 들은 강동주는 한숨 쉬며 화를 참는다. 한편, 김사부는 차은재 수술을 한참 들여다본 후 윤아름(소주연 분)으로부터 김사부 수술이 좀 더 걸릴 줄 알고 이선웅이 차은재에게 도움을 구했다는 걸 전해 듣고는 자신에게 먼저 알렸어야 한다고 안타까워한다. 3충 충돌 환자들이 외상센터로 들어오는 걸 전해 들은 김사부는 강동주 혼자서는 쉽지 않겠다며 우려하는데, 이걸 응급실에 있던 서우진은 듣는다. 그리고 김사부는 차은재 수술이 얼마나 남았나 알아봐 달라고 한다.

돌담병원 외상센터에 3중 충돌 환자들이 이송되기 시작하고, 소아 환자가 들어오자 강동주는 이 환자를 관찰실로 옮겨 달라고 한다. 양쪽 환자를 본 정인수와 강동주는 모두 상태가 좋지 않다고 걱정했고, 수간호사 오명심은 소아 환자가 계속 늘어지고 있음을 이들에게 알린다. 이에 강동주는 3중 충돌 환자를 본다고 하며, 정인수에게 아이 상태 확인이 더 급하니 소아 환자를 봐달라고 말했다, 정인수는 알았다고 했다.

바로 남도일 선생이 들어왔는데, 소아 외상까지는 혼자서 못한다며 돌담병원에 지원 요청하자고 했지만, 강동주는 레보아로 대동맥부터 막겠다며 혼자 추진한다. 그때 서우진이 들어오는데 그는 강동주에게 자신이 따라가겠다고 말하며 자신에겐 실력 좋은 오른손이 있다고 말한다. 결국 강동주와 서우진은 신속하게 레보아(외상 등으로 대량 출혈 동반 시 혈관에 풍선 카테터를 삽입해 대동맥 혈류를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응급소생 지혈법)를 시행하며 수술하게 된다.

강동주가 하는 수술에 자신이 따라가겠다고 말하는 서우진(안효섭 분) 모습. ⓒSBS Drama 동영상 캡처
강동주가 하는 수술에 자신이 따라가겠다고 말하는 서우진(안효섭 분) 모습. ⓒSBS Drama 동영상 캡처

수술 도중 바이탈이 계속 떨어진다는 남도일의 말을 강동주와 서우진은 듣는데 시간이 지나 갑자기 환자에게서 어레스트가 와 강동주는 횡격막 통한 심장 마사지를 한다고 말하며 손을 넣어 심장 마사지를 했고, 서우진은 수습하려 한다. 그 무렵 차은재는 수술을 진행 중이었다.

차은재는 외상센터 상황을 물었고, 간호사는 서우진이 강동주와 데미지 컨트롤 중이라 했다. 서우진이 한단 말에 차은재는 다급해졌고, 흉부 외상환자 CT결과 나오면 자신한테 알려달라고 한다. 수술하면서 쩔쩔매는 이선웅에게 차은재는 잡으라고 재촉했지만, 자신은 허둥댔다. 이에 박은탁(김민재 분)은 차은재에게 숨 좀 쉬라고 했고, 차은재는 진정한 다음 다시 수술을 진행한다.

한편 여러 상황을 생각하는 김사부는 불안을 감추지 못했지만, 도움이 필요하면 자기가 연락할 테니 그전까지는 자기를 믿고 기다려달라는 강동주의 말을 떠올리고는 전화하려 했던 시도를 하지 않는다. 당시 김사부는 의욕과 성과 때문에 무리하지 말 것을 강동주에게 약속하라고 했지만 말이다.

심장 마사지를 계속한 강동주는 진전없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져 손의 힘이 다 빠졌고, 결국 환자 사망을 선고했다. 이어 간호사가 흉복부 손상 환자 CT 업로드됐음을 알렸는데, 서우진, 강동주는 함께 CT를 확인하며 환자의 상태가 심각함을 알게 됐다. 강동주는 수술하는 차은재에게 연락해 흉부 환자 상태를 알린 다음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더니, 흉부외과 수술 개입이 필요한 환자가 있는데, 외상 전담 전문의가 거기 가면 어떡하냐고 차은재에게 소리를 지른다.

이에 차은재는 긴장하지만, 전화를 뺏은 서우진은 자신이 잡을 터이니 눈 앞에 있는 환자에게 집중하라고 차은재를 다독인다. 이후 화가 난 강동주는 차은재가 돌담병원 수술을 맡는 게 외상 전문의로서의 개념 탑재도 안 된 혼날 짓이며 결국엔 외상센터를 위기에 빠뜨렸다고 했고, 서우진은 사람 살리는 게 혼날 일은 아니며, 사부님에게 배운 대로 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그러자 강동주는 서우진에게 벱새가 황새를 따라가다 죽는 이유를 물었다. 그리고는 벱새가 황새를 찾으려다 방향을 잃는 게 그 이유라며 방향 잃으면 모든 게 끝이라고 그는 말했고, 서우진은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강동주는 세상에서 사부님처럼 될 수 있는 사람은 사부님뿐이라며, 계속 이러다간 손 말고 다른 것도 잃을 수 있다고 서우진에게 경고하며 나간다. 문 앞에 서 있던 김사부를 지나친 강동주는 김사부는 우리의 정신이 될지언정, 목표는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강동주(우측)이 서우진(좌측)에게 뭔가를 말하고, 이를 지켜보는 정인수(중간, 윤나무 분)의 모습 ⓒSBS 동영상 캡처
강동주(우측)이 서우진(좌측)에게 뭔가를 말하고, 이를 지켜보는 정인수(중간, 윤나무 분)의 모습 ⓒSBS 동영상 캡처]

사실 강동주 입장에선, 차은재가 외상 전문의니 돌담병원 아닌 외상센터 일에 신경 쓰는 게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어긴 것에 대해 충분히 화가 날만 하다. 그런데 차은재 입장에선 김사부가 바쁘고, 후배 의사인 이선웅이 실력 부족하고, 위급한 환자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자신이 수술해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이해가 간다. 물론 김사부한테 전화라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말이다.

그런데 강동주 자신이 이 세상에서 사부님처럼 될 수 있는 사람은 사부님밖에 없으며 김사부는 우리의 목표는 될 수 없다고 했던 건 나로썬 곱십어보게 되는 것이었다. 그 드라마에선 강동주가 김사부를 이기고픈 마음에 자발적으로 김사부처럼 되려고 의욕과 성과 땜에 무리하지 말란 거고, 내 경우엔 사람들로부터 비장애인처럼, 그리고 누구처럼 되란 압박으로 비자발적으로 무리하면서 노력해 나의 정신을 갉아먹을 정도가 되어선 안 된다는 점이 좀 다를 수 있겠지만 말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사람들을 배려하는 게 부족하며, 말을 반복해 사람들을 짜증 나게 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 부모님으로부터 말을 반복하지 말고, 사람들을 배려하는 식으로 1%만 고치면 완벽할 거란 말을 계속 들었다. 그래서 말을 잠시 반복하지 않으려 했고, 배려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과정에서 비장애인이 되어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내 마음 깊숙이 들어가게 되었다. 비장애인이 나의 기준이었던 거다.

하지만 노력해도 은행 거래와 관련해 이해가 잘 안 되는 말은 물어봐도 나에겐 쉽지 않아 어쩔 땐 내가 이해한 게 맞는지 제대로 확인하는 차원에서 물어본다는 게 말을 반복하는 것이 되고, 가족들은 그만하라고 짜증을 냈다. 또한, 사람들을 배려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가족 내에서 내가 모르는 사이에 배려하지 않는 부분을 가족들이 지적해줄 때면 아직도 배려가 부족하다는 말에 마음이 힘들었다. 한편으론 잠깐 고맙기도 했지만 말이다.

교회 내에선 눈치 좀 챙기라는 말을 여러 번 동생으로부터 들었으나, 그게 참 쉽지 않았다. 그 동생은 눈치가 심한 우리나라 문화에 상당히 빠르게 적응하고 대처하는지라 눈치가 둔한 나에게 그런 말을 할만했다. 그런데 눈치가 둔한 게 잘 안 바뀌는 나로선 그런 말을 계속 듣는 게 어느새 부담으로 다가오고, 결국엔 눈치 챙기란 말 그만하라고 동생에게 얘기할 정도였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비장애인이 아니었고, 자폐 특성이 있는 사람이었던 거다.

20년 전 큰누나가 나보고 작은 매형의 1/10이라도 닮으라고 짜증을 냈었던 게 기억난다. 그런데 노력했지만, 배려가 깊은 작은 매형 수준까지 가지 못해 과거에 좌절감을 수도 없이 느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큰누나의 기준은 작은 매형이었던 거고, 어떻게 보면 큰누나를 통해 작은 매형과 비교당해왔다는 느낌에 자존감, 자긍심은 다 바닥에 떨어진 기분이었다.

장애인단체 다니던 시절엔 정책을 배우느라 정신이 없었고, 뭘 맡는 거에도 두렵고 부담스러웠거니와, 정책과 관련된 아이디어도 없었다. 그 당시 상사는 나보고 누구처럼 대안을 냈으면 좋겠다며 나와 그 누구를 비교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누구와 비교당했다는 생각에 열등감을 느끼게 된다. 물론 그 상사는 내가 잘됐으면 하는 답답한 마음에 그랬겠지만, 나로선 상당히 마음에 깊은 상처가 되었다.

남과 비교하거나 비교당할 때 생기는 불행한 감정 ⓒKBS News 동영상 캡처
남과 비교하거나 비교당할 때 생기는 불행한 감정 ⓒKBS News 동영상 캡처

결국,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대안을 내는 것에 있어, 그 누구처럼 될 수 없었던 거다. 배려 수준에 있어, 작은 매형과 같이 될 수 없었던 거다. 눈치 잘 챙기고 말 반복하지 않으며, 배려를 수없이 많이 하는 비장애인처럼 될 수 없었던 거다. 이걸 깨닫는데 4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금도 나보고 눈치 챙기고, 말 반복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편으로는 감사하긴 하지만, 그런 말들이 이제는 예전처럼 별로 달갑지 않다. 작은 매형처럼 될 수 있는 사람은 작은 매형밖에 없다. 그 누구처럼 될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밖에 없다. 비장애인처럼 될 수 있는 사람은 비장애인밖에 없다.

내가 비장애인과 누군가의 사고방식, 속도, 수준에 억지로 맞춰 배려하고, 눈치 챙기고, 말 반복하지 말라고 하는 건 나로선 이제 정신적 학대에 가깝다고 느낀다. 그게 방치될 경우 자살하고 싶은 생각이 많아질지도 모르겠다. 나만의 방식으로, 나의 속도와 수준에 맞게 배려하고, 대안 내고, 말을 조금이라도 덜 반복하려고 노력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장애를 핑계 삼고 싶진 않지만 말이다.

작은 매형의 배려 수준, 그 누구의 대안 내는 것 등은 참고는 될 수 있지만, 그게 목표가 되는 순간 나 자신은 정말로 방향을 잃고, 자신감은 물론 자존감, 체력까지 다 잃게 될 거다. 새삼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나일 뿐이다! 나처럼 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나는 자폐성 장애가 있음을 긍지로 느끼며 자랑스러워할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지적·자폐성 장애인의 부모들은 장애 등 다양성을 용인하지 않는 사회 속에 있다 보니 장애를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병원, 학교 등 여러 군데를 다니며 자녀에게 비장애인처럼 될 것을 은연중에 강요한다. 하지만, 다양성을 용인하며, 장애인의 욕구, 의지, 선호를 존중하는 사회가 될 때, 그런 강요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지적·자폐성 장애인은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강동주의 이 말을 다시 한 번 곱십어본다.

‘세상에서 사부님처럼 될 수 있는 사람은 사부님뿐이다’

마지막회에 돌담병원에 윤서정(서현진 분)이 택시에서 내리는 장면이 나왔는데, 이 장면을 보며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4’가 방영될 예정이 아닌가 하는 기대감이 든다. 실제 상황과 같이 열연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 그 드라마 속에서 우리가 생각할만한 메시지들이 나오는 것들을 보며 김사부라는 시즌제 드라마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시즌4가 방영되는 그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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