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4일 오후 2시 경기도 광주시민체육관에서 펼쳐진 '2024년 KWBL 휠체어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3전 2선승제)'에서 코웨이 블루휠스가 제주 삼다수를 66대60으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1차전을 54-58로 내줬던 코웨이는 2차전을 66-58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 1승 1패인 상황에서 마지막 3차전을 승리로 이끌어 우승을 확정지었다.
코웨이 블루휠스 선수단이 챔피언 결정전 우승후 환호하고 있다.ⓒ휠체어농구연맹
10회째를 맞는 챔피언결정전은 2015~2018시즌 제주가 4연패한 후 2019~2021시즌 서울시청이 3연패했고 2022년 서울시청 선수단을 인수해 재창단한 코웨이 블루휠스가 첫 우승, 지난해 춘천 타이거즈가 첫 우승을 한 바 있다. 코웨이는 2022년 창단 첫해 우승 후 2년 만에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2024 KWBL 휠체어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제주삼다수와 코웨이블루휠스 경기. 우승한 코웨이 곽준성(왼쪽)과 김영무 코웨이 감독(오른쪽)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휠체어농구연맹
휠체어농구리그는 2015년 4개 팀이 참가해 아시아 최초로 처음 시작됐다. 국내 최초의 장애인스포츠리그이기도 하다.
휠체어농구리그에는 6개 팀이 참여 중인데 제주삼다수, 코웨이블루휠스, 춘천 타이거즈가 보통 리그 1~3위를 주고받는다.
'2024 KWBL 휠체어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제주삼다수와 코웨이블루휠스 경기. 코웨이 김상열이 볼을 사수하고 있다.ⓒ휠체어농구연맹
각 팀에는 외국인 선수도 포함돼 있는데 제주삼다수는 지난 5월 일본 국가대표 출신인 초카이 렌시를 영입했다.
초카이는 2021년 열렸던 도쿄 패럴림픽 휠체어농구 은메달의 주역이었다. 당시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초카이는 양팀 최다인 18개의 리바운드(8점)를 잡아내며 활약했다. 2023년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때는 일본이 우승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에이스 선수이다.
제주 삼다수 소속 초카이(사진 오른쪽)는 화려한 경기력으로 휠체어농구의 묘미를 보여주었다ⓒ휠체어농구연맹
얼마전 끝난 김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제주팀으로 출전했는데, 체전에 외국 국적 선수 출전금지 조항이 없어 가능한 일이었다. 대회 당시 논란이 되어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외국 국적자 출전금지 규정의 보완을 발표한 바 있다.
춘천 타이거즈에도 타이 출신의 애카싯 점자린이 뛰고 있는데, 아시아권에 리그경기가 없는 나라의 선수들이 한국에서 뛰기를 희망하는 추세의 반증이기도 하다.
제주 삼다수의 초카이를 응원하는 일본인 팬들.ⓒ휠체어농구연맹
초카이는 세계 최정상다운 경기력과 화려한 슛동작으로 이번 대회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일본 에니메이션 영화의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외모에 휠체어를 다이나믹하게 밀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일본인 팬들이 관중석에서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초카이는 이번 리그전을 끝으로 유럽 무대에 진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는 외국 선수들도 뛰고 싶어하는 장애인스포츠 최고의 리그전이었지만 안타깝게도 관중석이 텅텅 비어 있었다. 이런 경기장에 과분한, 그래서 더 씁쓸한 '재미있고 볼만한 경기'였다.
*이현옥 객원기자는 25년 동안 장애인체육계에 종사했으며, 현재 장애인스포츠 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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