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우리나라 국민들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까지 욕먹은 사람을 아십니까그 금메달로 영광이 아니라 삶이 나락으로 추락한 사람을 아십니까?  결혼식하면 하객들로부터 욕나올까 봐 혼인신고만 하고 산 사람을 아십니까?

하나만 겪어도 기구합니다위 세 가지가 모두 한 사람에게 일어났습니다권투 선수 박시현입니다.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 복싱 라이트 미들급 결승전에서 미국의 로이 존스 주니어에게 3:2 판정승으로 이기며 금메달을 땄습니다.

이 금메달은 한국이 서울올림픽에서  획득한 12번째 금메달이었고 한국을 종합순위 4위에 올렸습니다.

이 경기에서 판정이 나왔을 때 가장 놀란 사람은 박시현 자신이었습니다자기가 상대에게 뒤지는 경기를 했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심판매수설이 떠오르며 모두가 박시현을 비난했습니다

이 판정에 대해서는 몇가지의 설이 떠돌았으나 1997년 국제 올림픽 위원회는 박시현이나 개최국 한국으로부터 심판 매수를 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를 했습니다이 박시현 선수를 모델로 한 영화가 "카운트"입니다.

박시현은 금메달을 반납하겠다고 했다가 협회로부터 욕만 먹고 은퇴를 합니다고향인 진해로 내려갑니다진해 중앙고등학교에서 권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금메달을 부정으로 땄다는 추문은 끈질기게 그를 괴롭힙니다중앙고등학교 복싱선수가 편파 판정으로 패배 후 항의하자 협회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편파판정으로 금메달을 딴 놈이 편파판정이라고 항의를 해넌 이겨도 편파고져도 편파야.” 중앙고등학교 복싱장 벽에는 이렇게 써있습니다나는 생각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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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운트'의 한장면. Ⓒ 카운트

박시현이 영화에서 남기는 말은 어록으로 기억할 만 합니다상대선수가 무서워서 도망만 다니는 학생에게 말합니다.

맞아라너 평소에 많이 맞아봤잖아그냥 맞아경기가 안풀릴 때막힐 때는 정면승부다

이 말은 우리 삶에 적용해도 딱 들어 맞습니다삶은 인파이팅 해야 합니다아웃복싱을 하면 절대 돌파하지 못합니다맞을 때는 맞더라도, 실패할때는 실패하더라도 파고 들어야 합니다어떤 일을 하는데 그 일의 성사가능성을 보고 할까 말까를 결정하지 않아야 합니다해야 할 일이면 가능성이 없어도 하는 것입니다.

싸워야 하는 거라면 내가 맞더라도 싸워야 합니다그래야 승부가 납니다이런 생각은 장애인으로 살다보니 더 절실하게 옵니다세상은 우리를 절대 봐주지 않습니다.

"링위에서는 어차피 혼자다나는 너를 믿는다너도 너를 믿어라."

사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요어차피 혼자입니다내가 나를 믿지 않으면 누가 나를 믿어줄까요?

이런 명언도 합니다. "권투는 다른 종목과 다른 것이 하나있다쉬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KO를 당할때다 힘들면 10셀때까지 쉬다 일어나라."

우리도 장애라는 KO 펀치를 맞았습니다그래서 쓰러졌습니다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까이거 쉬다 일어 나십시다열을 세기전에 일어납시다그리고 나서 반격의 카운터 펀지를 날려줍시다우리는 지금 정면 승부가 필요합니다어차피 혼자입니다우리 스스로를 믿읍시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