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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강은미 의원의 참고인으로 출석한 파킨슨병 환자 김주희 씨는 복지정책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파킨슨병 환자의 생활환경에 대해 진술했다.ⓒ국회방송

“파킨슨병은 완치 개념도 없고 죽을 때까지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오리지널 약 공급이 중단돼 부작용이 많은 복제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저는 장애등록도 되지 않아 대부분 지원조차 받지 못합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강은미 의원의 참고인으로 출석한 파킨슨병 환자 김주희 씨는 복지정책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파킨슨병 환자의 생활환경에 관해 이야기하며, 오리지널 약의 공급과 일상 생계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계 신경파괴로 신체 조절이 되지 않아 경직·떨림·보행 이상이 나타나고 심해지면 자율신경증상·수면장애·우울·불안·인지장애가 동반되는 독립생활이 어려운 뇌질환이다.

인구 10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파킨슨병은 국내에 13만 명의 환자가 있으며 생계유지가 필요한 64세 이하의 젊은 환자도 2만 명이나 된다. 하지만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저는 32살에 파킨슨병 확진을 받았습니다. 현재 11살, 6살 두 아이와 남편과 함께 생활을 하고 있는데 한참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인데 고작 200m 앞의 학교를 데려다주지 못해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며 매일 울었습니다.”

김주희 씨는 “둘째 출산 후에 몸이 많이 안 좋아져 이때부터 파킨슨병 증상 완화제인 마도파정을 먹었다. 마도파정은 죽어야만 끝나는 병을 앓고 있는 저를 살게해주는 약인데 올해 1월부터 처방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약의 용량에 따라 통증과 이상 운동이 나타나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저에게 약을 선택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이라며 “복제약 부작용 문제가 없는 데 무엇이 문제가 있느냐고 할 수 있지만, 복제약을 먹으면서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다. 약을 먹는 나는 부작용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눈물 지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파킨슨병 증상 완화제인 레보도파제 계열의 오리지널 약들이 연이어 공급 중단되거나 공급중단을 예고했다. 2021년 시네메트정, 2023년 마도파정 공급이 중단됐고, 최근에는 한국베링커인겔하임의 미라펙스서방정마저 공급을 중단하고 GSK의 리큅정마저 유통이 지연되고 있다.

김주희 씨는 “장애등록이 돼 혜택이 있었으면 발병 당시 근무하던 회사를 조금 더 다닐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힘든 임신 기간 중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싶어 장애등록을 신청해 봤지만 약을 먹고 좋아졌다는 자료가 있어 거절당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둘째 출산 이후 두 아이와 살아가기 위해 재활운동에 집중했다. 하지만 정부 지원 재활운동바우처는 장애등급이 필수라서 진료 코드만 가진 나는 해당 사항이 없었고 아이돌봄서비스, 어린이집, 유치원 등 모두 신청을 해봤으나 우선순위가 아니라 기다려야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요즘은 남편이 없을 때 아이들이 저를 돕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스트레스다”라며, “제발 그동안 잘 먹던 약이라도 걱정없이 먹게 해달라. 사람답게 살고 싶다. 도와주십시오”라며 눈물을 터뜨렸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에게 파킨슨병 환자의 오리지널 약 재공급과 일상지원 등에 대해 질의했다. ⓒ국회방송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에게 파킨슨병 환자의 오리지널 약 재공급과 일상지원 등에 대해 질의했다. ⓒ국회방송

강은미 의원은 “파킨슨병 환자들은 약에 대한 반응이 매우 민감해서 다양한 제품 공급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 약 공급이 중단됐다”며, “오리지널 약 재공급이 아직 성과가 없는데 이대로 포기할 것이냐”라고 질타했다.

이에 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매우 안타깝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오리지널 약재에 대한 수요가 있는 만큼 재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답변했다.

강 의원은 “이전에 중증 환자들의 육아 지원을 위해 보육 지원 우선 입소 방안 제안했는데 복지부 대응이 너무 소극적이다. 복지부 답변대로라면 결국 희귀난치성 중증환자들은 결국 중증장애인이 되거나 수급자가 돼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등급 판정도 문제다. 파킨슨병 환자는 예측할 수 없는 약효 소진으로 오프상태가 발생해 하루에도 몇 번씩 위험한 상황에 직면한다. 하지만 장애판정은 약을 먹고 좋을 때 판정한다”며, “뇌전증이 별도의 판정체계가 있는 것처럼 파킨슨병도 별도의 판정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규홍 장관은 “보육 지원 우선 입소 방안에 대해서는 입소 1순위를 법규에 명확하게 하겠다”면서 “파킨슨병 환자의 장애등급 별도의 판정체계도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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