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우진 씨. ⓒ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
경상남도 함안군에 위치한 유천의료재단 새롬재활요양병원. 홍우진 씨(27세, 발달장애)의 일터다.
우진 씨는 이곳 병원에서 청소와 휴지통 비우기, 재활용 분리수거 등 미화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저는 이 일이 좋습니다. 제가 몸집은 작지만 힘이 좋아요. 일하는 데 어려움도 없고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라 너무 재미있게 일하고 있습니다.”
손과 팔을 이용한 운동능력이 좋은 우진 씨는 양손의 활용능력이 요구되는 과제를 수월하게 수행한다.
우진 씨의 취업은 경남혜림학교 전공부 2학년 재학 중 구직 상담을 위해 학교에 방문한 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와 만나면서 이뤄졌다.
양손의 조화로운 사용이 가능하고 신체 활동이 양호했던 그는 본인이 희망하던 미화 직무에 적합했고 취업에 대한 욕구도 강해 직업재활 훈련 1개월만인 2017년 1월 새롬재활요양병원에 취업했다.
홍우진 씨는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환자나 보호자가 일이 마음에 안 든다고 큰소리를 치면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병동 이모들이 휴가 갔을 때 일을 대신해 주면 고맙다고 칭찬해 주고, 병실 청소를 하면 고맙다고 간식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홍우진 씨가 새롬재활요양병원 계단을 청소하고 있다. ⓒ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
우진 씨의 6년 근속은 그의 노력도 있지만, 수행기관인 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의 지원도 큰 몫을 했다.
취업을 알선할 때부터 취업처를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해 대중교통이 아닌 도보로 출근할 수 있는 곳을 매칭했고, 신체 능력은 좋으나 학습에 어려움이 있는 우진 씨를 위해 글이 아닌 사진으로 설명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어 직무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취업 후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월 2회 이상 취업처인 새롬재활요양병원 담당자와 면담을 하고 있고, 직업재활 담당자가 주 1회 병원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를 통해 우진 씨와 면담하고 있다.
이러한 우진 씨의 모습은 장애인 근로자에 대한 병원의 인식에도 변화를 주었다. 김태규 총무부장은 “홍우진 씨는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답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고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직원들의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고.
인식의 변화는 장애인근로자에 대한 고용으로 이어졌다. 현재 새롬재활요양병원에는 우진 씨 이후 발달장애인 정규직 3명이 채용됐고 요양보호사보조일자리사업에 장애인 6명이 참여해 근무하고 있다.
홍우진 씨는 “아버지 말씀 중 매일 일어나서 출근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큰 축복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일을 하다 보니 6년이 넘게 지나있었다”며, “아직 배울 것도 많아 베테랑이라고 하긴 부족하지만, 후배 동료가 들어와서 일을 가르쳐주고 도와줄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한 “6년 동안 일한 것처럼 계속 일해서 정년퇴직하는 것이 목표”라며 “취업과 일하는 것은 혼자서는 힘들고 어렵지만 함께하면 반드시 할 수 있을 것이다. 의지가 있다면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과 기관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조언했다.
한편 홍우진 씨의 취업기는 한국장애인개발원 ‘2023년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사업 취업 우수사례 공모’에서 최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사업은 한국장애인개발원이 2008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위탁받아 총괄 수행 기관으로 선정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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