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3개 단체는 25일 오전 10시 ‘지장협 김광환 회장 기형아 발언 인권위 차별 인용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3개 단체는 25일 오전 10시 ‘지장협 김광환 회장 기형아 발언 인권위 차별 인용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김광환 한국지체장애인협회(이하 지장협) 중앙회장의 ‘기형아’ 발언에 대해 조속히 차별로 인정하고, 권고를 내려 달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등 3개 단체는 25일 오전 10시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촉구했다.

김광환 회장은 지난해 4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 방안과 과제’ 토론회에서 ‘기형아’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2022년 4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 방안과 과제’ 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는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김광환 중앙회장. ⓒ유튜브 캡쳐

“근래 벌어지고 있는 장애계 차별철폐단체에서 굉장히 거센 국민의 반발을 불러 일으키는 지하철 시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중략) 우리 협회는 아시다시피 (중략) 15가지 장애유형 중에서 최고의 수를 자랑하는 단체입니다. 그만큼 책임력도 강하고 공신력도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정말 이동권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거기에 원론적으로는 찬성을 합니다.”

“사실 차별철폐연대와 같은 그런 단체가 탄생된 것은 저는 정부와 정치권의 무관심도 굉장히 어떤 ‘기형아’와 괴물을 키웠다.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동안 장애인들이 떼쓰고 데모하고 시위하고 이런 물리력을 동원해야만이 시선을 기울여주는 이런 사회문화, 이것도 나는 큰 문제였다라고 생각합니다.”

전장연에 따르면 김 회장은 전장연의 활동을 비판하기 위하여 기형아라는 표현을 빗대어 사용했다. 기형아는 태아 상태나 출생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장애를 갖게 되는 선천성 장애를 의미한다.

특히 이처럼 부정적인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서 기형아라는 단어에 빗대어 사용하는 것은 특정 장애유형을 모욕·비하하는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전장연을 비롯한 장애인단체는 지난해 5월 9일 다수의 지체장애인 당사자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애인단체의 대표자가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석상에서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당혹감과 모욕감을 주는 차별적 언행을 했다며 인권위에 차별진정을 제기했다.

25일 오전 10시 인권위 앞에서 열린 ‘지장협 김광환 회장 기형아 발언 인권위 차별 인용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상임대표.ⓒ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25일 오전 10시 인권위 앞에서 열린 ‘지장협 김광환 회장 기형아 발언 인권위 차별 인용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상임대표.ⓒ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상임대표는 “장애인을 기형아라고 비정상인으로 낙인화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명확히 차별이라고 이해하고 있고, 또 말하고 있다. 그런데 장애인단체의 장이라는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기형아를 인용해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도 장애인 혐오를 조장하는 행위는 명확하게 광범위한 차별이라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장애인 단체라면 말 한마디를 조심스럽게, 장애인에 대한 비하, 혐오 발언을 하지 않아야 한다. 설령 실수로 그러한 단어를 사용했더라도 바로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광환 회장 기형아 발언 인권위 차별 인용 촉구 피켓.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김광환 회장 기형아 발언 인권위 차별 인용 촉구 피켓.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장연 권달주 상임공동대표는 “장애계 최대 단체라고 자부하고 있는 단체의 장이 다른 단체를 험담하기 위해 기형아라는 차별적 단어를 사용했다. 하지만 인권위의 장애차별시정소위원회 회의에서 김광환 회장이 장애인 당사자라는 이유로 인용을 반대하는 위원이 있음에 따라 전원위원회 상정과 인용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형아라는 발언은 발화자의 장애 여부에 상관없이 장애 대중에게 가하는 분명한 혐오적 발언이다. 공식석상인 토론회 장에서 이러한 발언을 듣는 장애인 당사자들이 얼마나 모욕적이고 절망적이었을지를 생각한다면 인권위는 하루빨리 차별인용을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이들 단체는 내달 예정된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 김광환 회장의 기형아 발언에 대한 차별 인용을 결정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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