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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라벨러’ 원아라 씨. ⓒ에이블뉴스

인공지능의 발달과 함께 등장한 새로운 직업 ‘데이터 라벨러’. 원아라 씨(여, 36세, 청각장애)는 (주)풀무원에서 데이터 라벨러로서 약 1년 9개월째 근무하고 있다.

데이터 라벨링은 이미지나 영상, 텍스트, 오디오 등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목적에 맞게 입력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원 씨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재택근무를 통해 상품평, 리뷰 등 다양한 텍스트 데이터에 대한 감정 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상품평을 보고 그 내용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판단하고, 특정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나 어구가 어느 분류에 속하는지를 구분하는 속성 키워드 분류하는 작업 등을 한다.

세 살배기 아들의 어머니이기도 원 씨의 하루는 바쁘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이를 등원시키고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일을 한다. 이후 집안일을 하다가 오후 5시 아이가 하원해 저녁을 먹이고 놀아주다 보면 이미 저녁 9시가 훌쩍 지나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고 또 데이터 라벨링은 처음하는 업무이기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돼 매우 기뻤습니다.”

원 씨는 현재 업무에 만족하고 있었다. 특히 임신으로 인한 경력단절과 육아 및 장애로 인해 근무 가능한 시간이 짧아지는 등 여러 어려운 조건 속에서 재택근무와 짧은 근무시간이라는 요건은 매우 매력적이라고.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사업 수행기관인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과 원 씨의 인연은 2020년 6월에 시작됐다.

원 씨는 당시 임신한 상황에서 직업을 가지기 위해 여러 노력을 했지만, 취업은 쉽지 않았다.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을 알게돼 취업 알선 서비스를 받아 같은 달 현대리바트 재택 데이터 수집 직무에 취업하게 됐다.

현대리바트에서 약 1년 6개월을 근무하던 원 씨는 더 미래지향적이고 전문적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경력단절의 기간이 있어서 더욱 그런 것 같아요. 또 장애여성이 사회인으로서 인정받으며 일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어요.”

데이터 라벨링 직무 수행 내용. ⓒ한국장애인개발원
데이터 라벨링 직무 수행 내용. ⓒ한국장애인개발원

이러한 고민을 털어놓자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김정훈 팀장은 데이터 라벨링 직무를 추천했고, 마침 풀무원에서 채용을 진행하고 있었다.

김정훈 팀장은 면접에 함께 배석하고 수어통역사 섭외 등 면접에 필요한 지원을 해주었다. 원 씨는 결국 면접에 합격해 2021년 12월 1일부터 데이터 라벨러로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됐다.

취업 이후에도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은 업무에 대한 적응을 돕기 위해 직무교육과 함께 재택근무를 위해 최적화된 디지털 환경과 원격지원을 통한 문제해결을 지원하는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원 씨와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은 인연은 매우 시기적절했다. 코로나19 이전 카페사업에 주력하던 복지관은 사회적거리두기로 인해 사업이 어려워지자 데이터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테스터, 데이터 라벨러, 장애인 이스포츠 선수 채용 등 디지털 직무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정훈 팀장은 “원아라 씨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매우 열정적이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미래지향적인 태도와 전문성을 향한 강한 욕구는 취업의 원동력이 됐으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미래지향적인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데이터 관련 직무에 적합했다”고 말했다.

풀무원 측에서도 원 씨에 대한 평판은 매우 좋다. 성실하며 데이터 라벨링 작업에서 뛰어난 정확도를 보이고 있어 그녀의 성실한 태도와 노력이 팀 전체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훈 팀장도 원 씨의 능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데이터 라벨링 직무는 정답이 없고 개개인의 판단에 따라 일을 해야 한다. 이에 기준점으로 삼을 데이터가 필요한데, 그 역할을 원아라 씨가 하고 있다. 현재 원아라 씨의 자료가 팀의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원 씨는 “지금의 직무에도 만족하고 있지만, 인공지능과 관련된 업무 등 더욱 미래지향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꿈을 꾸고 노력한다면 장애라는 것이 결코 장벽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본인의 능력을 믿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길 바란다. 또한 복지관 같은 기관이 우리를 지원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원 씨의 취업기는 한국장애인개발원 ‘2023년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사업 취업 우수사례 공모’에서 대상으로 선정됐다.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사업은 한국장애인개발원이 2008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위탁받아 총괄 수행 기관으로 선정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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