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8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326일차 장애인권리예산 지하철 선전전에서 서울시의 과태료 사전통지를 규탄하는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시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와 관련 법정 싸움이 본격화됐다.
서울교통공사가 청구한 5000만원 손해배상 소송 재판이 시작됨과 동시에 서울시의 300만원의 과태료 사전통지까지 전장연을 옥죄고 있는 것. 전장연은 18일 “장애인시민권 봉쇄”라고 반발하며, 오히려 “굴하지 않겠다”고 투쟁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16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시는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와 박미주 사무국장에게 각각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한다고 사전 통지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일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박 대표와 박 사무국장이 철도안전법을 위반했다며 과태료 부과를 의뢰했다.
경찰은 전장연이 지난달 서울 지하철 1·2호선 시청역에서 시위 도중 스티커 수백여장을 바닥과 벽에 붙인 행동이 철도안전법 관련 조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시는 오는 26일까지 전장연 측의 의견 진출을 받고 과태료 부과의 적정성 등을 검토한 후 본 통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오전 서울시청역 1호선 승강장에서 열린 전장연 지하철 선전전에서 박 사무국장은 “아직 개인적으로 통보받은 것도 없는데 강력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언론에 보도됐다.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고 싶다는 장애인 목소리를 외면한 채 단지 불편하다는 시민의 목소리에만 기울인 것”이라면서 “우리의 투쟁은 정당하다. 과태료에 굴하지 않고 우리의 요구를 계속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8일 오전 9시 30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서울교통공사 민사손해배상 소송 재판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어 전장연은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서울교통공사 손해배상 소송 재판을 앞두고 입장발표 기자회견까지 이어갔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11월, 전장연의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촉구하며 펼친 지하철 시위로 인해 정상적으로 열차 운행을 하지 못했다며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법원에 청구했다.
2021년 1월 22일부터 11월 12일까지7차례의 전장연의 열차 운행 지연 시위로 인해 미승차 운임 감소분, 지연 반환금, 현장지원 인건비 등의 손해를 입었다는 내용이다.
이후 공사는 올해 1월 손해배상 청구액을 5145만2145원으로 증액한 상태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박한희 변호사는 “청구 과정에서 공사 측이 구체적인 손해액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청구액을 증액하면서도 공사가 제출한 것은 자신들이 자체적으로 산출했다는 구체적 근거를 확인하기 어려운 내역표뿐”이라면서 “결국 소송 목적은 공사는 금전적 손해라는 압박을 줘서 전장연의 이동권 투쟁을 막기 위한 전략적 봉쇄소송”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재판부에 “이 소송이 전장연의 정당한 활동을 가로막기 위해 이뤄진 전략적 봉쇄소송이라는 점을 검토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 소권의 남용으로 각하돼야 한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저희는 정부가 해야 할 장애인권리예산을 보장하라고 외쳤지만 오세훈 시장은 ‘무관용, 무정차’를 선언하고 과태료 부과, 소송 등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전장연 죽이기' 소송을 멈추고, 장애인의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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