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원 작가. ©소재원 페이스북
지금부터 여러분께 한 아이의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시력도 좋지 않았습니다. 시각장애를 갖게된 것이죠.
아이의 첫 기억은 몸이 불편한 장애인 아버지와 함께 단칸방에서 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3평 남짓한 단칸방에는 화장실도 없었습니다. 다섯 가구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용 화장실을 사용해야만 했었죠.
아이는 학교에서도 왕따를 당했습니다. 가난으로 매번 같은 옷을 입어야 했고 발에 비해 아주 작은 신발을 신고 다녔거든요.
약한 시력으로 인해 둔한 행동 그리고 옷에선 냄새가 났고 작은 신발로 인해 다른 친구들과 같이 뛰어놀지 못하는 아이는 자연스럽게 왕따를 당했죠. 또한 약한 시력은 소년을 더욱더 활동을 하는데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아이는 스스로 책가방을 짊어질 수 있는 나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했습니다. 가난은 아이에게 전단지 아르바이트와 신문 배달을 강요했죠. 하지만 아이는 단 한 번도 가게 주인들에게 약속한 돈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11살이 된 아이가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한 가게 주인에게 돈을 제대로 지급해 달라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게 주인에게 두들겨 맞고 손가락을 열 바늘이나 꿰매야만 했죠. 물론 돈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답니다.
아이의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13살 때 엄마는 가난과 장애가 있는 아버지가 싫다며 도망쳤습니다. 아이에게 가족이란 존재마저도 등을 돌린 거예요.
엄마는 아이에게 인사도 없이 그렇게 떠났습니다. 아이는 엄마에게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한 채 강제 이별을 당해야만 했죠.
그런 아이는 꿈을 꾸게 됩니다. 유명해지고 싶다는 꿈을요. 유명해지면 누군가에게 맞지 않고 정당한 대가를 지급 받으며 왕따를 당하지 않고 살 수 있다고 믿었어요. 모든 사람이 자신을 사랑해 주고 엄마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은 유명한 사람이 되면 가능한 현실이 될 것라고 굳게 믿었답니다. 물론 발에 꼭 맞는 신발과 옷을 살 수 있다는 상상도 꿈을 꾸게 만든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요.
아이는 고민 끝에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소설가는 한글만 잘 읽고 쓸 줄 알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이 소설가를 목표로 만들었죠.
그렇게 아이는 고등학교를 졸업 할 때까지 왕따를 당하고 단 한 번도 아르바이트를 쉬지 않았으며 늘 작은 신발과 냄새나는 작은 옷을 신고 다녔답니다.
당연히 아르바이트를 하고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일당을 받아 본적도 없었고요. 장애인 아버지와 함께 사는 아이는 신고하는 방법도 몰랐고 한 번 맞아 봤던 터라 절대 반항하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스무살이 된 아이는 노숙을 하게 됩니다. 대학을 가지 못한 아이는 집을 나와 소설가가 되기 위해 서울에 상경을 했는데, 그때 수년을 모은 200만원을 사기 당해 버렸거든요.
소설가가 될 수 있는 학원과 숙소를 제공해준다는 사람의 말을 믿고 올라왔다가 돈만 빼앗기고 미아가 되어 버린 거죠. 아마 그 아이의 인생에서 가장 큰 절망이었을 거예요.
그렇게 아이는 노숙을 하게 됐지만 꿈을 절대 놓지 않았어요. 노숙을 하면서 일용직 노동을 쉬지 않고 열심히 했고 결국 30만원 짜리 중고 노트북을 구입해서 글쓰기 연습을 길바닥에서 처음 하게 됩니다.
그런 아이의 꿈은 또 처참하게 짓밟혀요. 이번에는 노숙인들이 노트북을 빼앗으려 달려들었거든요. 아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싸움이라는 걸 합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빼앗기지 않기 위해 끝까지 달려들어 봅니다. 결국 의경으로 보이는 젊은 경찰들이 싸움을 만류했고 아이를 도둑으로 몰기 시작했죠.
젊은 경찰들은 사실대로 말하라며 아이를 때리기 시작했고, 아이는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고 사정했어요.
“진짜 제가 돈 주고 산거예요. 제발 저 좀 보내주세요.”
한 시간이 넘는 구타의 기억은 아직도 아이의 꿈에 자주 나타나 괴롭히고 있다고 합니다.
그때 아이는 발목 인대가 끊어졌어요. 하지만 수술을 제때 하지 못해 아직도 뛰어다니지 못한답니다. 까치발도 들지 못해요. 발목이 꺾여버리거든요. 인대가 없이 평생을 살아가게 되어버린 거예요.
아이는 그렇게 또 하나의 장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아이는 독하게 꿈을 부여잡게 됩니다. 돌아보니 정말 슬펐으니까요. 누구도 아이를 위해 나서주지 않았거든요.
어떻게 하면 아르바이트를 하고 돈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억울한 일을 당하고 구타당했을 때 보호받을 수 있는지 알려주지 않았거든요.
아이는 반드시 꿈을 이뤄 자신과 같은 아이가 더는 생겨나지 않도록 만들겠다는 맹세를 하게 됩니다. 불행하고 약한 누군가의 이야기를 써서 세상에 알려보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자신만이라도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보겠다는 약속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딱 서른 살 까지만 살아보기로 합니다.
그때까지 꿈을 이루지 못하면 미련 없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겠다고 마음을 굳힙니다. 그러니까 죽을힘을 다해 소설가가 되자고 채찍질하며 30만원짜리 중고 노트북을 소중히 껴안아 봅니다.
그 아이 지금 어떻게 됐을까요? 다행히 살아있습니다. 26살에 영화 비스티보이즈 원작소설로 화려하게 데뷔를 하게 됩니다. 그 뒤로 영화 소원의 원작소설 소원과 영화 터널의 원작소설 터널을 집필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 원작소설을 선보이는 동시에 직접 극본을 쓰면서 대한민국 최초로 영화와 드라마, 문학까지 전부 써 내려간 작가로 남겨지게 됩니다.
지금까지 아이의 작품을 본 독자와 관객, 시청자는 1100만 명이 넘습니다. 아이는 이제 약자를 대변하는 작가라는 수식을 얻었습니다. 비록 손가락은 누군가의 폭력으로 흉터가 남아 있지만, 발목 인대가 없어 뛰지는 못하지만 그런 자신의 억울한 경험들이 아이에게 약자를 대변하는 작가라는 수식을 남겨준 것입니다.
그 아이는 말합니다. “불행과 절망뿐이었던 그 시절 항상 달님과 별님을 보며 중얼거렸던 말이 있었어요. 벼랑 끝이지만----아직 떨어지진 않았어.”
이 아이가 바로 누굴까요 바로 소재원 작가입니다. 여러분 장애가 있다고 포기하지 마세요. 이 이야기 속 아이가 소설가이자 극작가로 성공하였습니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는 거야”라는 말처럼 시련을 성공의 원동력으로 바꾸는 거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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