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이현옥 칼럼니스트】 지난 2월 열린 하얼빈 동계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며 모처럼 TV 볼 재미를 찾았다동계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나고 다음 게임을 기다리는 분들 혹시 있으셨을까동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말이다.

많은 분들께 질문도 받았다올림픽과 아시아경기대회(이하 아시안게임)가 끝나면 곧이어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과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는 것을 이제는 너무나 당연하게 알고 있으니까그런데 동계아시아경기대회는 상황이 좀 다르다안타깝게도 아시아권에서 장애인 동계스포츠를 하는 나라가 몇 안되고대회도 전무하다 보니 경기 성립 자체가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그래도 동계 패럴림픽에 나가는 아시아권 국가는 있다. 가장 최근에 열린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에 참가한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이란몽골카자흐스탄 6개국이었고개최국 중국이 96명의 선수단으로 금메달 18개를 따며 종합 1위를 한 바 있다일본이 9카자흐스탄이 동메달 하나로 17위를 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몽골이란은 노메달로 순위에 오르지 못했다. 

아시아패럴림픽위원회(APC) 산하에는 45개의 회원국이 있는데 우리나라일본중국몽골은 동아시아’ 카자흐스탄과 이란이 중앙아시아’ 소속이고 나머지 대부분의 나라들이 서아시아남아시아동남아시아’ 즉 더운 나라들이다보니 환경적으로 동계스포츠를 즐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베이징 패럴림픽대회 개막식 공연모습. ©대한장애인체육회
베이징 패럴림픽대회 개막식 공연모습. ©대한장애인체육회

사실 대한장애인체육회 창립 초기에 한국일본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대회를 추진한 적이 있기도 한데이 세나라가 뭘 같이 하기 어려운 관계다우리나라의 장애인 동계종목 대부분은 일본을 통해 장비와 경기 운영기술을 배워서 가져왔다물론 평창 동계패럴림픽을 치루면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지만 일본은 실상 우리보다 국토가 크고 알파인스키가 생활체육으로 폭넓게 자리 잡은 장애인스포츠 선진국이다.

중국은 스포츠에 있어 장애·비장애를 떠나서 비교불가의 강국이니 우리가 같이 하자해도 중국과 일본이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아시아권의 장애인스포츠 강국으로 꼽히는 태국홍콩은 빙상에 인프라를 투자한다거나실내 스키 슬로프를 만들어 설상종목을 육성하기도 쉽지않은 상황이다 보니 동계 장애인아시아대회의 성립이 여러모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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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이징 패럴림픽대회에 출전한 크로스컨트리 신의현의 경기모습. ©대한장애인체육회

올해 하얼빈 아시안게임 이후다음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다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유치신청을 했고지난 2022년 10월 유치가 확정됐다사막에 벽을 쌓아 도시화 하겠다는 이른바 네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동계 레저단지 트로제나를 개발해 그곳에서 대회를 진행할 예정인데무려 700조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사막 한가운데 설원을 만들고 경기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5000억 달러(7147500억원규모의 미래도시를 만드는 프로젝트인 네옴 인근의 산에서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을 개최한다는 것이다.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2026년 완공 예정인 연중 스키장 트로제나를 중심으로 한 사우디 후보지를 동계 아시안게임 개최지로 선정하면서성명을 통해 "사우디의 사막과 산들이 곧 겨울 스포츠의 놀이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사우디 역시 해발 15002600m 고도에 약 60의 지역에 건설되는 트로제나는 산악 생활의 미래라는 설명을 덧붙였다사막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실내 산악스키장을 짓겠다는 야심찬 계획인데 그야말로 단순한 놀이동산 수준이 아닌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하면 사막이 떠오르는 국가인데그 사막에 아시안게임을 치룰 수준의 실내 스키장을 만들겠다니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나온다사우디가 이렇게 이런 국제적인 스포츠대회를 적극 유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저변에는 스포츠내셔널리즘즉 국가주의가 깔려 있다축구스타 호날드가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고 아르헨티나의 메시도 사우디 이적설이 돌아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네옴 메가 프로젝트는 사우디 국부 펀드인 공공투자기금(Public Investment Fund)이 비용을 대고 있는데사우디는 스포츠 행사 주최를 위한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석유 의존으로부터 경제를 다변화 하는 공격적인 움직임의 일환인네옴 프로젝트로 새로운 국가동력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인데 이 중심에 스포츠행사가 있다사우디 대회는 서아시아에서 개최하는 첫 동계 아시안 게임이자 서아시아 아랍 국가 사상 첫 동계 스포츠 대회이기도 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동계아시안게임이 끝나고 5년 뒤 2034년에 리야드 하계 아시안게임까지 개최하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근 경쟁국인 카타르 역시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 이어 2030 도하에서 아시안게임을 다시 개최한다공교롭게도 2022년 카타르 월드컵과 2023 AFC 아시안컵 카타르 이후 2027 AFC 아시안컵을 또 사우디아라비아가 개최할 예정이다최근에는 2034년 FIFA 월드컵까지 사우디가 유치해 적어도 2029년부터 2034년까지는 중동에서 국제 스포츠 행사가 연이어 개최되는 셈이다더구나 사우디는 2030 리야드 엑스포 유치까지 성공하면서 사실상 이 시기에 올림픽을 제외한 세계적인 큰 행사들은 모조리 다 개최하는 저인망식 대회유치를 했다.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제스포츠 행사를 유치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쳐도한 지역에서 이렇게 모든 대회가 열리는 것은 일면 문제가 있어보인다.

당연히 비판도 이어지고 있는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IOC 사막에 경기장을 짓는 문제를 사전에 상의하지 않아 IOC는 기존 경기장을 재활용하는 올림픽 원칙에 상충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게다가 2022년 FIFA 월드컵 카타르 개최 준비 기간에 노예노동 논란이 있었는데무리한 경기장 공사로 건설 노동자의 대규모 사망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 서방 언론들의 감시와 견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노르웨이와 미국의 일부 스키 선수가 기후 변화에 맞서지 않고 이런 대회에 돈을 낭비하면 안 된다고 비판을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 스키협회도 성명을 내고 "비도 거의 내리지 않고스키 리조트나 슬로프가 없는 곳에서 동계 대회를 연다는 사실에 어리둥절하다"며 "지구라는 행성에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역시 "한 지역에서 생태계에 변화를 주면 다른 곳에서도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라며 "재생에너지를 활용한다고 해도 이는 에너지의 낭비"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 만만치 않은 저항이 예상된다건조 기후 지형에 눈을 만들기 위해 스키 경기를 모두 인공 눈으로 진행하기에 환경파괴와 탄소배출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에도 이와 유사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우리 역시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당시 활강경기 코스의 국제규격을 맞추기 위해 가리왕산 알파인 스키장 건설을 강행하며 빚어졌던 논란이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니 우려의 눈길이 쏟아지는 것이다.

환경파괴의 논란을 딛고 사우디가 동계아시안게임을 개최한다면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대한장애인체육회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