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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롤링 투 유' 포스터. ⓒ 네이버 영화

【에이블뉴스 박선희 칼럼니스트】 조셀린은 멋진 꽃미남 중년 ceo다. 아랑드롱 닮은 수려한 외모와 마라톤으로 단련된 탄탄한 몸매로 부와 사업능력과 외모까지 출중한 남부러울게 없는 사람이다.

다만 그는 자신의 매력을 너무나 잘아는지 여성과의 관계에 진실성이 없이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는 정도로 여기는 바람둥이다. 베프인 멕스에게 늘 지적을 받아도 그의 바람끼를 잠재우진 못한다.

어느날 왕래가 많지 않았던  어머니의 부고 소식을 듣고 장례식에 참석했다. 장례식장에서 닮지 않은 쌍동이 형을 만나 돌아가신 어머니 집을 팔기 전에 한번 들러보란 얘길 듣는다.

어머니 집에서 그의 어렸을 적 사진도 보고 어머니가 좋아하던 노래도 카세트로 들으며 어머니에 대한 추억에 잠겨 있을 때 노크소리와 함께 눈이 번쩍 뜨이는 육감적인 아가씨가 문 안에 서 있다. 눈이 휘둥그레진 조셀린은 드러내놓고 그녀의 몸매를 훑어보며 작업 레이다가 발동된다.

그녀는 지금은 실직 상태지만  자신의 직업이 간병인이라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정말 힘드셨을텐데 용감하시다고. 자신이 필요하다면 앞집이니 언제든 연락하시라고 한다.

조셀린은 웬 뜬금없는 소린가 싶었는데 자신을 내려다 보니 어머니의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기회는 찬스! 기회를 놓칠리 없는 조셀린은 그녀가 돌아간 뒤에 다시 그녀집에 방문하며 별 중요하지도 않은 일을 부탁한다.

그녀의 이름은 마리란다. 방문이 소득이 있다. 조셀린은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그녀가 주말에 가족과 식사약속이 있는데 함께 하겠냐는 제안을 한다. 거절할 이유가 있나!

조셀린은 그녀의 시골집 근처까지 페라리를 몰고 가 근처에 세워두고 휠체어를 타고 간다. 길은 자갈길, 휠체어 밀기 초보는 여간 고생이 아니다. 마중나 온 그녀가 뛰어와 밀어주니 한결 살거 같다.

가족들의 환대를 받으며 조셀린은 자기 자랑에 여념이 없다. 브랜드 스포츠 용품을 다루는 회사의 대표라는둥 영화 킬빌에 우마서먼이 신은 운동화를 자기가 협찬 했다는 등 모두 사실이긴 하지만 그녀의 가족들은 딱히 믿는 눈치는 아니다.

식사가 시작되려 할 때 마리가 아직 소개할 사람이 더 있다며 등장한 사람은 마리의 언니다. 조셀린은 깜짝 놀랐다. 맙소사! 진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다. 잠시 어질어질하다.

식사 후 마리의 가족들은 좋은 시간 되라며 자리를 피해준다. 조셀린은 정신이 더 아득해진다. 섹시한 미녀를 따라 왔더니 이런거 였네 이런거였어.

비가 내리는 처마 끝에서 휠체어를 맞대고 앉아 바라보는 풍경은 아름답지만, 조셀린은 불편해서 죽을 지경이다. 마리의 언니는 자신의 이름은 플로렌스라고 소개하지만 조셀린은 딱히 궁금하지도 않았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끼리 어울릴거란 생각으로 이런 자릴 만든거 같지만, 사실은 휠체어인이 아닌 조셀린은 집안에 있을 마리에게만 관심이 쏠려 있다.

회사에 느닷없이 손님이 찾아왔단다. 오늘은 외부미팅 안잡기로 하지 않았냐고 비서에게 잔소리 중인데  비서가 "그게..".라고 답하기 바쁘게 들어온 손님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여인 마리의 언니였다.

조셀린은 본능적으로 탁자에 올라 앉아 다리를 쭉 내리고 앉았다. 해맑은 웃음으로 찾아온 휠체어 여인은 근처에 테니스 시합이 있어서 들렀다고 한다.

전날의 동생 일은 사과하겠다고, 동생이 그런 뜻이 있는 줄 몰랐다고, 그런데 휠체어는 어디두고 거기 앉아 계시냐고!

조셀린은 수리 맡겨서라는 어색한 변명을 했다. 오후 플로렌스의 경기를 2층에서 몰래 보던 조셀린은 놀랐다. 플로렌스는 실력있는 테니스 선수였다. 진행 중인 경기도 패럴림픽 예선전 만큼이나 치열하고 진지했다.

플로렌스는 비록 졌지만 매우 훌륭한 경기였다.  나는 투병 1년차 때 양팔 철봉대로 걷기 연습을 하며 동계 패럴림픽 철인경기를 보며 나도 꼭 나가야지 다짐했었다. 나갈수 있을줄 알았는데, 그때는 몰랐었지!

이 다리가 걷기용 다리가 아니게 될 줄은. 무늬만 다리일 줄은 몰랐다. 친구들 하나 둘 팔다리 아프기 시작한단 말에 난 안걸으니 관절염 걸릴일 없다 친구들아 부럽지? 하게 될 줄은.  패럴림픽 나가기엔 사실 나이도 안됐으려나?

조셀린는 플로렌스의 다른 모습에 호감이 생겼다. 경기 끝나고 코치실에 그녀를 보러 갔는데 그녀가 막 사무실에서 나온다. 그는 얼떨결에 옆에 있던 휠체어에 앉았다.

경기 너무 잘봤다고 훌륭한 경기였다는 인사에 졌는데요 뭘. 하던 그녀가 휠체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는다. 자주 고장이 나서 바꾸었다는 답에 그녀가 답한다.

사실은 그거 제 건데요.

그녀는 경기용 휠체어를 타고 있었던 거다.

위기의 순간 달변가는 다시 말도 안되는 변명하며 위기를 순간을 모면한다.

조셀던의 베프와 비서는 하루 빨리 휠체어인이 아님을 고백하라고 성화다. 진실을 늦게 밝힐수록 플로렌스에 대한 모독이라는 거다.

베프는 심지어 밝히지 않는다면 자기가 말하겠다고까지 협박 아닌 협박을 한다.

비서는 그녀의 일정을 검색해 어디에서 연주회를 하니 거기엔 반드시 걸어들어가시라고 조언을 한다

조셀런은 더 이상 미룰 수 없음을 느끼며 연주회에 턱시도를 입고 왔지만, 막상 입장하려니 용기가 사라졌다. 카운터에 다시 휠체어를 요청하고 연주회장을 휠체어에 앉은채 입장한다.

오케스트라 연주 뒤에 솔리스트로 연주하는 플로렌스의 바이올린 연주는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는 플로렌스에게 더 깊이 빠지게 된다.

 연주회가 끝나고 식사를 같이 하며 그는 여지껏 만났던 여자들과 다른 용감하고 자신만민한 그녀의 매력에 취해 매우 행복한 시간을 경험한다

사랑할수록 자신이 장애인이 아님을 고백할 시간은 멀어져만 간다. 친구와 고민끝에 나온 결과가 루르드에 함께 가는거다.

"루르드는 천주교의 순례지로 1858년 비사비엘의 동굴에서, 당시 14살이던 소녀가 18번의 성모마리아를 체험한 이야기가 전해지며 성지가 되었다. 8번째 발현한 성모마라아가 샘물에 가 몸을 씻으라고 했다는 샘물은기적의 샘물로 불리며 루르드의 물로 불리고 있다. 루르드의 샘물은 아직도 솟고 있다. 루르드는 질병의 치유를 위해 찾아 오는 사람들에게 기적을 선사하고, 회개와 보속을 통해 내적 치유를 만들어 낸다고 믿어 순례지로 인기가 높은 곳이라 한다. 매일 2만명이 방문하는 순례성지 라고 한다" [출처: 내셔널 지오 그래픽]]

가서 기적을 받았다고 하며 서서히 일어나 걸으면 되지 않을까.  그가 생각해 낸 묘안이다. 친구와 비서가 동행을 해줬다. 비밀을 공유하고 있다는 동지애 같은 것이였을까?

드디어 루르드에 갔을때 신부는 마침 그를 콕 찝어 성당으로 혼자 들어오라고 한다.

성당 깊숙한 곳에서 신부님은 말한다. 기적 같은건 일어나지 않는다고. 밖의 사람들도 다 알지만 희망을 갖기 위해 오는거라고,

그러니 기적을 만난 양 연기하지 말라고 엄히 꾸짖듯 말한다.

처음부터 가짜 장애인인거 알고 있었다고,

어떻게요? 묻는 그에게 신발이 닳았지 않느냐고 말한다.

나는 사실 신발이 안 닳아서 너무 좋다. 예쁜 신발 오래 신을수 있으니까. 그래도 계절 바뀌면 또 산다. 나는 유행에 민감한 여자니까!

성당을 나와 어색해져 따로 가고 있을 때 그녀 앞으로 갑자기 트럭이 들이 닥쳤다.

조셀린은 본능적으로 일어서서 그녀의 휠체어를 붙잡았다.

그녀는 구했지만 자신은 들켰다.

바람둥이 주제에 뒤늦게 사랑을 깨달은 이 아저씨 가여워서 어쩌나!

이제야 진정한 사랑을 깨달았는데 거짓말을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 한다는 플로렌스는 폭발 직전의 용암처럼 화가 나 있는데.

사랑의 근본은 믿음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사랑에 빠질땐 콩꺼풀이 씌여 모든 것을 내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해석해서 생각한다.

한 스님의 말씀처럼 그래서 우리가 결혼을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결혼 후 3년쯤 지나면서 이성에 대한 매혹의 호르몬이 사라질 때쯤 아기를 낳고 키우게 되고

한동안 육아의( 늪 ?) 에서 허우적 거리다 보면  아이는 언제 아이였나  싶게 자라 있다. 내가 콩꺼풀이 씌여서~ 라는 말을 양념처럼  말 끝마다 붙이게 될 때, 나이테처럼 뱃살은 차츰 늘어만 간다.

어느새 눈에 띄게 많아진 새치 때문에 염색을 해야 하고, 눈가의 잔주름을 감추려 머얼리 전신샷만 찍는다.

하하 이 또한 좋지 아니한가!

조셀린씨 굴러 온 사랑을 꼭 이루시길!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사랑에 눈 뜬 걸 축복합니다.

롤링 투 유

2018년 개봉. 프랑스 영화

감독: 프랑크 드보슥

주연: 프랑크 드보슥

         알렉산드라 라미

영화보기: 웨이브, 왓챠, 티빙, 애플+,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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