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가 26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의 탈시설 장애인 전수조사표에 우려를 표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가 26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의 탈시설 장애인 전수조사표에 우려를 표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가 26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의 탈시설 장애인 전수조사표에 우려를 표했다.

앞서 전장연과 서울시는 탈시설장애인 1000명 대상 전수조사 계획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전장연은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과 ‘탈시설은 스스로 결정했냐’는 식의 강압적인 조사를 진행했다며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위반’이라며 오세훈 시장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기도 했다.

이후 4월 초 김상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과의 협의를 통해 탈시설 찬반진영에서 위원 2명씩 추천해 이달 말까지 실무협의를 해 설문지 작성을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최근 서울시가 작성한 조사표 초안이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뿐 아니라 편향적인 문항 등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위반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조사표에는 연고 유무와 가족관계에 대한 조회, 소득, 재산, 사회보장급여 수혜 이력에 관한 정보 등 민감한 내용이며, ‘향후 시설 환경이 개선(예: 1인실 사용, 특화서비스 제공 등)이 된다면 다시 입소할 의향이 있냐’, ‘거주시설 퇴소 이후 건강이 악화되어 수술 또는 입원한 적이 있었습니까?’ 등의 문항은 시설정책을 강화하려는 편향적인 내용이라고 표했다.

거주시설 퇴소 전과 후를 비교할 때, 자립 정도가 높아졌냐는 질문 또한 필요한 지원을 묻는 것이 아닌, ‘개인의 능력’을 평가한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전장연은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항목 삭제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및 탈시설가이드라인 위반 항목 삭제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묻는 항목 보완 등을 요구했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김정하 상임활동가는 "서울시의 목적대로 탈시설장애인이 잘살고 있는지 보려 한다면 지역사회에 얼마나 통합돼 있고 얼마나 권리가 보장돼야 하는지 등의 권리조사가 돼야 하지만, 과도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조사표 문항 또한 시설의 기능 보강 유지를 퍼주기 위한 조사, 시설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조사로 설계했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조사표를 전면 폐기하고 항목 내용, 목적, 정보 수집 범위 등 모두를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반드시 준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서울시는 4월 말까지 탈시설 찬반 의견을 모두 받아 조사표를 결정할 예정이다. 우리의 주장만을 빼버리고 그쪽(탈시설 반대 진영)에서 주장하는 것만 받아들인다면 형평성, 중립성에 위배된다"면서 "5월 초 김상한 실장 면담 이후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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