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하는 여가활동. ⓒ서울문화재단
코로나19 이후 서울시민들의 공연‧전시 등 문화예술 관람 전체 경험률은 지난해 69%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장애인의 경우 39%에 불과했다. 총횟수와 총비용 또한 서울시민 46회와 10.1만 원 대비 13회, 1.6만 원으로 그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특히 장애인이 주로 하는 여가활동으로는 영상시청이 72.5%로 다른 집단 대비 매우 높게 나타났고, 여행/나들이/캠핑, 스포츠활동 등 외부활동은 꼴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이창기)은 서울시민의 문화활동 수준과 변화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2023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2022년 기준)’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민 13,46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는 서울에 거주하는 장애인 313명과 다문화 이주민 212명 등 ‘문화약자’ 계층을 새롭게 포함해 조사 대상을 확대했다.
이번 조사 결과로 코로나 이후 서울시민의 삶의 양식 변화, 세대별, 연령별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공연‧전시 등 문화예술 관람의 회복 ▲문화예술 활동의 디지털화 확산 ▲삶의 동반자로서 문화예술 인식 변화 ▲시민의 문화공간 이용 다각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문화적 지원 필요 ▲예술시장 대중화로 공공의 새로운 역할 기대 등 6가지 시사점이 확인됐다.
전체 경험률, 총 횟수, 총 비용 ‘관람 경험 지표 종합’. ⓒ서울문화재단
공연‧전시 등 문화예술 관람의 회복‥장애인은 문화예술 경험률 ‘꼴찌’
먼저 ‘문화예술 관람 경험률과 비용’에 대한 조사 결과로 서울시민은 지난 1년간 평균 10만 원의 문화비를 지출하며, 연평균 대략 4~5회 정도 문화 관람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대비 지출 비용과 관람 횟수에서 각각 36.5%, 9.5% 증가한 수치다. 연평균 문화생활 비용 지출은 자녀가 있는 3040 기혼 여성이 15.8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또한, 코로나19 감염확산에 따라 그동안 위축됐던 문화예술 활동의 회복세가 완연하다. 문화예술 관람률을 기준으로 볼 때, ‘18년 75.6%, ’20년 63.1%, 22년 69.1%로 아직 감염 이전 수준으로의 완전한 회복은 아니지만, 전년 대비 증가 규모를 볼 때 회복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가능하다.
다만 장애인의 경우 전체 경험률은 39.6%에 불과했으며, 총횟수와 총비용 또한 서울시민 46회와 10.1만 원 대비 13회, 1.6만 원으로 그 차이가 매우 컸다.
특히 주로 하는 여가활동으로 영상시청은 72.5%로 다른 집단 대비 매우 높게 나타났으나 여행/나들이/캠핑, 스포츠활동은 꼴지를 기록했다.
문화예술 활동의 디지털화 확산‥“장애인 전반적으로 가장 낮아”
문화예술 소비와 참여 활동에서 디지털화의 다각화, 보편화, 일상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디지털콘텐츠 이용 경험을 묻는 말에 대해 응답자는 영상 스트리밍(63.1%), 음원 스트리밍(49.8%), 게임(36.5%), 웹툰/웹소설(32.3%) 오디오책/전자북(24.6%) 순으로 응답했다.
장애인의 경우 영상 스트리밍(23.3%), 음원 스트리밍(17.9%), 게임(17.9%), 웹툰/웹소설(6.1%) 오디오책/전자북(7.0%) 등 전반적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오프라인 대면 활동을 잇는 온라인 플랫폼 역할이 증대되는 것은 최근 주목되는 변화로, ‘문화예술 활동 시 온라인 플랫폼 이용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32.8%에 달한다. 주요 이용하는 이유는 원하는 조건을 찾기 쉬워서(32.6%),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16.9%), 나와 맞는 참여자(16.0%)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디지털 전환과 함께 영화(48.4%) 보다 공연・전시(56.2%) 관람률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모든 분야에서 고른 회복세는 아니지만, 영상물 소비가 극장 관람에서 OTT 등 온라인 관람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와 영화 관람에 편중됐던 문화예술관람의 다변화 현상으로 해석된다.
삶의 동반자로서 문화예술 인식 변화
만 66세 이상 고령자 집단은 대체로 문화예술활동에 낮은 수준을 보여 문화약자 집단으로 분류할 수 있는 반면, 삶에서 문화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는 특성이 나타났다.
고령자 집단은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55.4%)’, ‘본인의 삶에서 문화예술의 중요도(62.4%)’, ‘현재 느끼는 행복정도(64.9%)’ 등 다른 연령에 비해 문화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는 집단으로 확인됐다.
거주지 주변의 문화예술 시설 이용경험 여부. ⓒ서울문화재단
‘거주지 주변의 공공 문화시설 이용률’ 전체 62% 대비 장애인 34%
최근 사회적 고립, 단절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거주지 주변의 공공 문화시설 이용률’이 62.9%의 높은 수준을 보였으나, 장애인은 34.8%로 이용경험이 낮았다.
서울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공간으로 야외공원(19.7%), 도서관(18.5%)이 꼽혀 통상적 문화서비스 시설보다 이용률이 높았다.
특히 도서관은 주요 문화예술활동 정보 접근 경로가 되며, 정보 획득 시 문화예술 관람 프로그램(19.6%), 문화예술교육 참여(14.4%)로 연결되는 특징이 있다. 도서관은 거주지 주변에서 시민 문화향유와 정보제공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문화적 지원 필요
서울시민이 생각하는 ‘사회적 약자의 범위’는 장애인(71.2%), 경제적 취약계층(65.9%) 순으로 높았고, ‘문화예술 활동 보조 및 지원대상’은 경제적 취약계층(52.1%)이 가장 높게 나타난 점에서 그동안 경제적 취약계층 중심으로 진행해 온 기존 문화복지 사업이 시민의 의식에 부합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최근 1년간 오프라인 문화예술 경험률’에서는 장애인(39.6%), 다문화 이주민(50.0%) 대상 통계가 저소득층(52.9%), 고연령층(49.4%)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장애인의 ‘배리어프리(barrier free, 무장애) 문화관람시설 이용 의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7%가 긍정으로 답했으며, 다문화 이주민의 한국 문화에 대한 인식 중 ‘한국의 문화와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다’ 문항의 긍정응답이 71.2%로 높게 나타났다.
예술시장 대중화로 공공의 새로운 역할 기대
서울시민의 ‘예술시장에 대한 관심’은 예술시장의 동향에 관심(32.6%), 신작 아트페어 관람 원함(33.8%), 투자 목적 예술작품 구매 의향 있음(26.2%)에 관심을 보였으며, 장애인과 다문화 이주민도 비슷한 수준의 관심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예술시장에 대한 시민의 관심 증대는 예술계의 자생적 성장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이러한 대중화 상황에서 작품 구매 등의 시민 욕구가 과열된 투기로 빠지지 않고 예술계 선순환과 성장 발판이 될 수 있도록 공공의 새로운 역할 정립과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문화재단 이창기 대표이사는 “조사는 문화적 약자로 분류돼 온 장애인과 다문화 이주민을 포함한 첫 시도로 의미를 갖는다”며, “사회와 문화향유 실태 변화를 반영한 문화정책을 만들고 서울시민의 문화적 취향과 향유 수준을 높이는 문화예술 프로그램 개발 등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의 수치를 응답자의 연령, 소득 등 개인의 약자성을 고려해 분석한 결과보고서는 서울문화재단 누리집(www.sfac.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