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 중인 필자. ©강민
생각지 않던 장애가 나에게 찾아왔다. 그것도 장애등급조차 경증부터가 아닌 바로 증증인 상태로. 투석을 기준으로 투석 중인 사람은 중증, 신장 이식받은 사람은 경증으로 구분하는 신장장애다.
말기 신부전증 진단으로 인해 투석을 시작하게 된지 이제 한 달째. 아직도 뭐가 뭔지 몰라 적응하기 어려운 상태지만 그래도 이제는 슬슬 투석 생활패턴에 적응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투석을 위해 쇄골에 카테터를 심었다. ©강민오늘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정부에서 필자와 같은 희귀난치성질환자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산정특례제도’의 허점에 대해 이야기 하기 위해서다.
이 제도는 건강보험 급여 부분에서 본인부담금을 10%로 경감해 주는 제도다.(암 환자는 5%, 입원과 식대 제외)
그런데 이제 막 투석을 시작하게 된, 신장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시술비는 산정특례로 경감된 금액만 지불할 수 있게 해 주고 있으나, 초기 투석자들에게 꼭 필요한 초음파 진단비 등이 비급여 인지라 비급여 항목의 의료 비용을 환자 각자가 내기엔 부담이 된다.
일례로 투석을 처음 시작하는 신장장애인들이 투석 혈관이 없기에 임시로 쇄골에 카테터를 심어 팔에 시술한 투석 혈관이 자랄 때까지(일반적으로 6주 후) 카테터를 통해 투석을 한다. 그런데 영상의학과에서 카테터를 심을 때, 볼 수 있는 초음파 진단료는 비급여이므로 비용 지출은 환자 본인의 몫이 된다.
또 투석 혈관 만드는 시술(동정맥루)에 대한 초음파 진단료도 마찬가지로 비급여 항목에 해당이 되어 산정특례 적용이 된 혈관 시술비를 제외하고도 수만에서 수십만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동정맥루 시술 후 필자. ©강민정부는 얼마 전, 심장 질환자들에 대한 초음파 진단료도 비급여에서 급여로 전환했고 한방 추나요법도 1년에 20회 국민건강보험 급여 처리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이제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필자와 같은 신장이나 심장 등 내부장애로 인한 장애인들에게도 정부와 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그들에게 꼭 필요한 의료 비용은 건강보험 급여화로 전환시켜야 한다.
자신의 장애를 처음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들에게 금전의 부담까지 안겨주지 않고 갑자기 마주한 장애에 보다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빠른 문제해결을 촉구한다.
*이 글은 장애인권강사 강민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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