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23일 오후2시 서울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 출범 선언 및 지하철 행동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23일 오후2시 서울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 출범 선언 및 지하철 행동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4호선 지하철시위를 재개하겠다고 경고했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또다시 탑승을 미뤘다. 장애인의 날인 오는 4월 20일까지 한 번 더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전장연은 23일 오후 2시 서울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 출범 선언 및 지하철 행동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 2021년 12월 3일부터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지하철시위를 펼쳐온 전장연은 올해 1월 2일부터 오세훈 서울시장의 휴전제안과 대화 추진 등 과정에서 시위를 멈추고, 지하철을 타지 않고 승강장에서만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로 지하철 선전전은 308일차에 달했다.

전장연은 이동권·노동권·탈시설·활동지원 등이 담긴 1조 3000억원 가량의 장애인권리예산을 오는 27일 예정된 내년도 정부 예산 재정전략회의에서 논의해달라고 기재부에 요구했지만, 현재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다만 국회 ‘약자의 눈’ 의원모임을 통해 종교계와 만났으며, 한덕수 국무총리 면담까지 추진 중이다.

이에 전장연은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까지 다시 한번 답변을 기다리기로 했다. 기재부를 겨냥한 4호선 출근길 지하철시위를 멈추겠다는 것이다.

반면, ‘표적수사’와 ‘탈시설’ 등으로 갈등에 치닫고 있는 오세훈 시장을 겨냥한 1호선 시청역을 중심으로 한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은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2023년 2월 24일 천주교 명동대성당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방문 모습.ⓒ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2023년 2월 24일 천주교 명동대성당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방문 모습.ⓒ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전장연은 2021년 12월 3일부터 대통령실이 있는 4호선 삼각지역을 중심으로 출근길 지하철을 타왔다. 그전에 2001년 1월 오이도역 참사 이후 22년간 외치고 있었다는 것 또한 기억해달라"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수없이 하는 결단 속에서 22년 동안 외쳐도 이동권조차 보장하지 않는 국가 책임에 대해서 추경호 기재부 장관에게 이야기해달라. 장애인 권리예산 중 이동권 예산만이라도 보장해달라"고 피력했다.

이어 박 상임공동대표는 "국회 약자의 눈 의원모임을 통해 종교계를 만났는데, 하나같이 이동권의 문제는 풀어야 한다면서도 출근길 지하철 타는 문제는 잘못됐다는 이야기도 하셨다. 약자의 눈 모임에서 국무총리 약속을 잡았다고 이야기 들었다. 그래서 4호선 지하철은 타지 않고 4월 20일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김재왕 변호사는 "2021년부터 지하철 행동 결과로 많은 사람이 관심 갖고 TV토론도 있었고 1년 넘게 외치고 있음에도 반영된 것은 요구안의 0.8%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나서지 않을 수 있겠냐"면서 "정부는 장애인들이 불법을 감수하고 투쟁할 수밖에 없도록 내몰고 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정책 및 예산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장연이 출범한 420공투단은 시혜와 동정의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며 ‘장애인차별철폐의날’로 만들기 위해 총 147개단체가 모인 공동투쟁기구로, 매년 3월 26일부터 5월 1일까지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날 출범 선언 이후 ‘중증장애인일자리지원특별법 제정 결의대회’, ‘19회 전국장애인대회’, ‘최옥란 열사 21기 추모제’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서울시청 인근에서 1박 2일 노숙 후 다음날인 24일 오전 10시 시청역에서 마무리 결의대회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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