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산과 들이 푸름으로 가득하고 가까운 곳을 둘러봐도 이런 저런 꽃들이 활짝 펴 있어 가장 아름다운 달이다. 어린이날을 비롯해서 어버이날, 부부의날, 성년의날 등이 있어 어느 달보다 가정을 많이 생각할 수 있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일이다. 5월 어느 날 학교에서는 느닷없이 가정에 관한 글짓기를 요구했다. 그때 한 여학생이 쓴 글이 아직도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내용은 이렇다. “5월은 가정의 달이지만, 저는 가정을 떠나있습니다”라는 글에는 그리움과 외로움이 짙게 드려져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당시 맹학교 학생들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해 사실상 부모와 이별을 해야 했다. 그리움은 말로 다할 수 없을 것이다.
독거가구(1인 가구)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전체 가구 대비 1인 가구 비율이 지난해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장애인 가구 역시 마찬가지로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자녀도 없고, 나이가 들어 부모님도 세상을 등졌다면 오로지 혼자만 남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가정의 달은 더욱 외롭고 힘들 수밖에 없다.
각 구마다 가족지원센터가 있어 1인 가구 지원, 심리지원 등 각종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장애인 1인 가구에 대한 대책은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어쩌면 장애인 1인 가구가 힘든 일이 더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건강이 안 좋아지기에도 쉬울 것이고, 건강이 안 좋다면 그때부터는 정말 도움이 필요하게 된다. 정서적인 문제, 육체적인 질병 그 모두가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생각해볼 것은 가정의 소중함도 있겠지만, 1인 가구에 대한 지원도 공론화돼야 한다. 장애인복지관, 자립센터에는 장애인 1인 가구에 대한 지원이 여전히 없다. 정부 당국 역시 장애인 1인 가구에 대한 대책은 나와 있지 않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1인 가구를 어떻게 지원할지 공론화가 필요하다. 심리적 지원도 필요할 것이고, 건강도 돌봐야 할 것이며 사회적 네트워크도 연결해 줘야 한다. 가정이 없다곤 하지만,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사람들을 연계해야 할 것이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사람과 함께 살아가야 하기에 이런 프로그램은 절실하다. 1인 가구에게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조속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가정은 없지만 5월 한 달만은 보통 가정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대안이 빨리 마련됐으면 한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