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일일드라마 ‘태풍의 신부’(극본 송정림, 연출 박기현)는 ‘처절한 복수를 위해 원수의 며느리가 된 한 여자의 이야기’인데 지난 3월 9일 102회로 끝이 났다.

드라마는 복수를 위해 원수의 며느리가 된 여자로 어릴 때는 강바람이었다가 은서연(박하나 분)으로 살아가는 기구한 운명의 여자와 원수의 아들인 강태풍(강지섭 분)의 이야기다. (KBS2 드라마 ‘태풍의 신부’ 시각장애 원인과 개안수술, 에이블뉴스. 2023.03.03.)

화장품 회사 ‘르블랑’의 젊은 사장 진일석(남성진 분)은 아름다운 아내 서윤희(지수원 분)와 오손도손 행복했고 서윤희는 만삭이었다. 진일석에게는 세 명의 단짝 친구가 있었는데 윤재하(임호 분)은 미국으로 공부하러 갔고 강백산(손창민 분)은 르블랑에서 진일석과 함께 일했다.

태풍의 신부. ⓒKBS
태풍의 신부. ⓒKBS

진일석은 천산화를 이용한 재생 크림을 개발했다. 진일석과 함께 일하던 강백산은 천산화만 있으면 르블랑을 자기가 차지할 욕심으로 진일석을 죽였는데 천산화 개발서류가 없었다. 강백산은 진일석의 죽음을 은폐하기 위해 그 집에 불을 질렀고 어린 아들 강태풍이 그 모습을 보고 아빠 강백산에게 살인자라고 소리쳤다.

진일석의 아내 서윤희가 남편 진일석의 죽음을 보고 그 충격으로 해산한 아이가 은서연이다. 서윤희는 강백산이 찾는 천산화 개발서류를 어디엔가 숨기고 몸을 피했는데 기억을 잃었다.

강백산의 아들 강태풍은 아버지 강백산이 진일석 집에 불을 지르는 것을 목격했기에 아버지만 보면 살인자라고 소리 지르고 대드는 통에 강백산은 자신의 꼬붕 같은 마대근(차광수 분) 형사를 시켜서 강태풍을 정신병원에 감금시켰다.

강백산은 강태풍에게 약물을 주사한 후 강태풍의 정신이 혼미해 그가 본 것은 꿈이라고 믿게 만들었다. 그러나 강태풍은 그날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해 밤마다 악몽을 꾸곤 했다. 그때 강태풍은 병원에 갇혀 매일 같은 꿈을 꾸고 지옥 같은 불길 속에 살았다고 했다.

강태풍을 정신병원에 감금시킨 마대근 형사. ⓒKBS
강태풍을 정신병원에 감금시킨 마대근 형사. ⓒKBS

강백산은 아들 강태풍을 어떻게 정신병원에 입원시켰을까. 현재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약칭: 정신건강복지법)에 의하면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 2명 이상이 동의하면 가능하다고 한다.

에이블뉴스 3월 7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을 거부하던 정신질환자가 강제 이송 중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5개월 만에 또다시 같은 사건이 발생해서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이하 정신장애인연합회) 등 6개 장애인 단체는 7일 오전 11시 경기도청 앞에서 ‘또다시 발생한 정신질환자의 강제 이송 중 사망 사건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고 한다.

이에 정신장애인연합회는 ▲비자의 입원제도 개선 및 인권적 이송 방안 마련 ▲정신장애인 위기 쉼터 설치를 통한 지원체계 강화 ▲정신장애인 위기 상황에 활용할 수 있는 지원체계 다각화 등을 촉구했다고 한다. 

정신장애인연합회 기자회견. ⓒ에이블뉴스 DB
정신장애인연합회 기자회견. ⓒ에이블뉴스 DB

강백산은 아들 강태풍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시켰었다. 강태풍이 정신병원에 얼마나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후 강백산은 아들 강태풍을 미국으로 보냈다. 미국에서 강태풍은 윤산들(박윤재 분)과 같이 지내다가 돌아왔다.

윤산들은 진일석과 강백산의 단짝 친구였던 윤재하의 아들인데 윤재하는 진일석의 죽음을 캐다가 강백산에게 죽임을 당하였다. 그때만 해도 윤산들은 너무 어렸으나 미국에서 돌아온 윤산들은 진일석의 딸 은서연과 함께 윤재하도 강백산에게 당했다는 것을 알고는 복수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강백산은 잃어버린 천산화 개발서류를 찾고 있었는데 서윤희를 발견했다. 그러나 서윤희는 기억상실로 옛 일은 아무것도 몰랐다. 강백산은 서윤희를 납치해서 정신병원에 감금시켰다. 강백산은 서윤희의 기억을 다시 살리기 위해 이것저것 약물을 사용했는데 서윤희는 약물 과다복용으로 실명이 되고 말았다.

이즈음 은서연은 엄마로 추정되는 서윤희와 유전자 검사를 해서 엄마임을 겨우 알아냈는데 어느 날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다. 은서연이 서윤희를 찾아다니자 강백산의 아들 강태풍이 자기를 이용하라고 했다.

강백산에게 납치되어 정신병원에 감금된 서윤희. ⓒKBS
강백산에게 납치되어 정신병원에 감금된 서윤희. ⓒKBS

은서연과 강태풍이 마지막으로 찾아간 병원에서 경비가 삼엄함에도 서윤희를 겨우 보기는 했으나 서윤희는 금방 또 사라졌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강백산은 자기 집 지하실 서재에 비밀의 방을 만들어 놓고 서윤희를 그곳에 숨겼다.

은서연이 그 사실을 알고 엄마 서윤희를 찾기 위해 강태풍과 위장 결혼까지 했다. 은서연은 엄마 서윤희를 찾고 강백산에게 복수하기 위해 원수의 아들 강태풍의 며느리가 된 것이다.

강백산이 강태풍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기 위해서는 보호자 2명의 동의만 있으면 가능했으므로 어떤 방법이라도 사용했겠지만, 서윤희의 경우는 납치 감금이므로 보호자의 동의 같은 게 있을 리가 없다.

강백산의 불법은 그렇다 치고 정신병원에서도 강백산의 돈이라면 못 하는 게 없는 상황이었을까? 서윤희는 VIP 병실에서 경비원이 보초를 서는 특별대우를 받고 있었다.

강백산이 정신병원에 감금되다. ⓒKBS
강백산이 정신병원에 감금되다. ⓒKBS

한편 윤산들이 아버지 윤재하가 강백산에게 죽임을 당한 것을 알고 은서연과 같이 복수를 꿈꾸다 오히려 강백산이 교통사고로 윤산들을 죽였다. 다행히 윤산들은 죽지 않았고 윤산들을 좋아했던 강백산의 딸 강바다(오승아 분)가 윤산들을 아버지 몰래 빼돌렸다.

윤산들은 깨어났으나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시한부였다. 윤산들은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은서연을 도와주기로 결심하고 강바다와 결혼하는 척했다. 강백산의 아내 남인순(최수린 분)은 남편 강백산이 서윤희를 못 잊어 한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윤산들이 그 사실을 알고 남인순과 강바다에게 지하실에서 미워하는 서윤희를 내보내라고 했다.

남인순과 강바다는 지하실에서 서윤희를 내보냈다. 밖에서 기다리던 은서연이 서윤희를 데려갔다. 그뿐 아니었다. 윤산들은 사람을 시켜 강백산에게 테러를 가하고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필자가 ‘태풍의 신부’를 지켜본 것은 서윤희가 시각장애인이 되어 개안수술을 할 것이라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지막이 다 되도록 서윤희는 개안수술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정신병원 강제입원이 너무 자주 나와서 이이가 없었다.

서윤희의 개안수술. ⓒKBS
서윤희의 개안수술. ⓒKBS

‘태풍의 신부’는 100회 예정이었으나 2회를 더 연장하여 3월 9일 102회로 끝이 났다. 강백산은 구속되었다. 강백산은 가난하게 태어나서 열심히 산 죄 밖에 없다고 부르짖었다. 강백산이 구속되고 은서연이 르블랑의 사장이 되었다. 강바다는 어떻게 은서연이 르블랑의 사장이냐며 윤산들과 결혼해서 은서연을 없애버리겠다고 했다.

윤산들에게 죽음은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윤산들이 강바다에게 너랑 결혼하지도 않을 것이고 너를 사랑한 적도 없다고 했다. 강바다가 윤산들을 억지로 차에 태웠다. 내가 못 가질 바에는 같이 죽자. 강바다는 전 속력으로 달렸고 사고가 났다.

윤산들은 죽고 그의 눈은 예정대로 서윤희가 개안수술을 했다. 그리고 강바다는 정신병원에 갇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가끔 은서연이 강바다를 면회했다.

우리 사회에서 미운 사람 보기 싫은 사람은 곧잘 정신병원에 감금시키기도 하지만, ‘태풍의 신부’에는 걸핏하면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시킨다. 무슨 수로 그 많은 사람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켰을까? 정말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라도 정신병원에 감금시킬 수가 있을까.

정신병원에 갇힌 강바다를 면회하는 은서연. ⓒKBS
정신병원에 갇힌 강바다를 면회하는 은서연. ⓒKBS

[대한민국헌법] 제12조 ①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ㆍ구속ㆍ압수ㆍ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ㆍ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

[정신건강복지법]에는 보호의무자(부양의무자 또는 후견인) 2명 이상이 동의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정신질환자를 강제 입원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정신병원의 강제 입원은 환자의 신체적 활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자신 또는 타인의 생명, 신체 등에 대한 직접적, 구체적 위험이 있는 경우로 한정되고 있다.

따라서 사실상 강제 입원은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현실에서는 여전히 강제 입원이 자행되고 있으니 드라마에서도 마구잡이로 정신병원의 강제 입원이 일종의 감금으로 등장하는 것 같다. 엄밀히 말하자면 모두가 감금죄에 해당될 수도 있다고 한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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