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홈페이지 화면.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련)와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등 장애계가 보건복지부의 장애인권익지원과장 비장애인 인사 발령에 반발하며,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장총련에 따르면 복지부는 장애인권익지원과장으로 비장애인 김치훈 씨를 지난 13일 임명했다.

2004년부터 장애인권익지원과장은 고위직 개방형 직위로 장애인의 인권을 보장하고, 정부와 장애계의 소통과 교류협력을 위한 가교의 역할을 담당해 장애인의 삶의 변화에 중요한 역할 및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자리로 계속해서 장애인 당사자를 임명해 왔다.

이러한 관행은 법적 요건을 넘어선 임용 원칙과 정부와 장애인 단체 간 약속의 산물이자, 공적 활동에서 스스로를 대표하고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장애인 당사자주의에 기초한 장애인의 절박한 요구였으며, 정책 수립과 이행, 평가 전 과정에서 배제돼 온 장애인의 참여를 효과적으로 보장하겠다는 정부의 의지 표명이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 발령은 20년을 이어온 장애인 당사자 임용 원칙과 관행을 어떠한 의견 표명도 없이 실행돼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은 16일 “임용자 김치훈 씨는 오랜 기간 발달장애인 인권과 권익 옹호활동을 헌신적으로 전개해 온 발달장애인 정책 전문가로, 장애 시민사회에서 마땅히 존경받아야 할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애인 당사자 임용 원칙 변화에 대한 당국의 어떠한 의견 표명도 없이 실행됐다는 점, 상호 간 합의한 원칙과 약속, 20년을 이어온 관행을 상대방에 한마디 설명 없이 파기해버린 당국의 무책임 등 장애 시민사회가 깊은 유감을 표해야 하는 상황을 만든 당국의 사려 깊지않는 사고와 태도를 매우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장총련 또한 “임용자의 장애인복지를 위한 노력이나 경력을 폄하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중차대한 장애인복지의 상징적 인물로서 유일한 장애인 당사자의 자리에 비장애인을 임명한 것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10여 년 전 노동부 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의 임명 때에도 장애인 당사자의 임명을 요구하며, 고령의 정치권 낙하 인사 반대를 단식투쟁과 농성을 통해 장애인당사자 자리를 지켜온 뼈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그동안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장애인 당사자의 권익과 복지향상을 위해 우리의 자리를 지켜왔는데, 대한민국 장애인복지의 주무부처에서 이러한 장애인을 무시하는 횡포를 당하고 참을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복지부는 장애인권익지원과장 개방직 직위에 장애인 당사자를 채용하는 인사원칙을 휴짓조각으로 만들어버린 것에 대해 사과하고, 즉각 장애인권익지원과장 임명을 철회하라”며, “우리는 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의 임명을 철회할 때까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정부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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