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월 중순에 열린 뉴욕 패션 위크 무대에서 눈길을 끈 모델은 22살의 대학생이자 유대인 장애 운동가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세계 속의 장애 인물은 바로 그 모델인 유대계 미국인 여성장애인 릴리 브라쉬입니다.
릴리는 근이영양증 장애인으로 뉴욕 패션 위크에서 모델로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남아시아 브랜드가 제작한 화려한 황금빛 의상을 입고 첫 번째 모델 중 한 명으로 패션쇼를 열었습니다.
릴리는 휠체어를 타고 무대에 입장했고, 같이 무대에 오른 모델들과 관객들의 우레 같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무대 중간부터는 일어서서 걸었습니다. 신체 근육을 조절하면서 천천히 걸어야 하고, 옆의 남성 모델에게 약간의 도움을 받아야 했지만, 그녀는 한 걸음 한 걸음 의미를 담아 걸었다고 합니다.
하루의 바쁜 일정이 끝나고, 한 인터뷰에서 릴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델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아서 좀 무섭기도 했죠.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도 하고요. 하지만, 하루가 끝날 무렵에는 믿을 수 없는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다른 사람들이 나의 걸음걸이를 보고, 자신의 장애를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길 바라면서 무대에 올랐답니다.”
유대인은 종교적 관습에 따라 지켜야 하는 것이 많습니다. 그녀가 이번 패션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 관습을 지켜야 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행사 담당자들은 릴리가 유대교 전통을 지킬 수 있도록, 무대에 오를 시간, 순서, 장소 등을 최선을 다해 배려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릴리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장애인의 사회적 참여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잘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 여성 장애인에게 기회를 주는 사회와 그 장애인이 속한 종교적 민족적 배경까지 고려하면서 사회 참여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패션모델로 무대에 오른다는 것은 장애인 정체성을 대표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어느 사회이든지 장애인이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때는, 그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관계없이 장애인이라는 점이 더 크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장애나 질병이 있기를 바라지 않지만, 부득이하게 발생하는 장애나 질병에 대한 담긴 부정적인 의미를 떨쳐 내야 한다고 릴리는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의료 전문가들은 근이영양증 장애아였던 릴리가 4살 이상을 살지 못하고, 16살에는 다시는 걷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패션쇼 무대에서 이전의 진단들이 잘못되었음을 증명해 보이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패션 위크의 시간은 끝났지만 릴리는 학생으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녀는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심리학과 경영학을 복수 전공하는 대학생입니다. 학교 수업으로도 바쁘지만, 근육 강화를 위한 운동에도 열심을 내고 있습니다.
릴리는 주 3일 정기적으로 전문 트레이너와 함께 근육 강화 운동을 하고, 주 5일은 수영을 합니다. 수업과 운동 사이에 시간을 쪼개서 장애인 운동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비영리단체를 통해 그녀의 이야기가 담긴 다큐멘터리 “다이 스트롱(강력하게 죽기)”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다이 스트롱”이란 제목은 강하게 죽지 못한다면, 강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반어적 말하고 있습니다.
릴리와 뜻을 함께하는 지지자들은 장애 운동의 하나로 작년 3월에 애리조나 주에 있는 산 등반 행사를 했는데, 이 행사는 올해도 하게 됩니다. 그녀는 장애인에게 폐쇄적인 유대 공동체가 장애인 학생을 위한 개방적인 교육 정책을 펼치도록 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합니다.
앞으로 릴리 브라쉬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 여성 장애인으로서의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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