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27일 대법원 앞에서 장애인이동권 시위에 대한 대법원 최종 판결을 받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에이블뉴스 백민 기자】 “저는 죄인이네요. 장애인도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고 법에 명시돼 있는데 장애인을 태우지 않는 버스를 잡고 나를 태우라고 한 것이 왜 불법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27일 대법원 앞에서 장애인이동권 시위에 대한 대법원 최종 판결을 받고 이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박 대표는 지난 2022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방해 등 혐의에 대해 1심 재판부의 징역 4개월,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아 이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2심과 대법원에서 모두 패소했다.
박경석 대표는 2021년 4월 8일 마로니에 공원 버스정류장 앞에서 160번 노선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하자 승차를 요구했지만, 버스 기사는 “(일반버스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탈 수 없다”고 거부했다.
이에 그는 약 15분 동안 ‘왜 이 버스를 탈 수 없는가’에 대해 발언했고 검찰은 지난 7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그에게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7일 대법원 앞에서 ‘장애인이동권 시위에 대한 대법원 최종 판결’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2022년 10월 18일 1심 법원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재판을 통해 “피고인 박경석 대표의 행위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구속요건이 아니고 위법하지 않은 행위라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목적이 정당하다고 하여 수단이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유죄를 내렸다.
박경석 대표는 이 판결에 불복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위헌법률신판제청을 신청했지만, 2024년 6월 2심에서 기각됐고 다시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징역 4개월, 집행유예 2년의 최종 선고를 받았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김두나 변호사는 “대법원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는 활동가들의 절박한 외침에 대해서 유죄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박경석 대표를 비롯한 장애인권 활동가들의 정당한 집회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한 판결”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당시 박 대표와 활동가들은 물리적인 폭력 없이 짧은 시간동안 버스 앞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저상버스를 도입하라는 요구를 했을 뿐이다. 그 행동이 짧은 시간이지만 다소 불편을 발생시켰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집회는 일정 정도 불편함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편함은 우리 사회에서 어느 정도 수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집회의 자유를 명문으로 보장하고 있는 우리 헌법의 기본적 태도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특히 이 사건처럼 장애인의 복지와 편의, 존엄과 행복 추구와 밀접하게 연결된 이동권에 대한 의견을 평화적으로 표출한 행동은 헌법상 당연히 보장돼야 할 기본권”이라고 피력했다.

지하철 투쟁을 펼치는 전장연 박경석 공동대표의 모습. ©에이블뉴스DB
전장연 박경석 대표는 “장애인은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할 권리가 있따고 법에 명시돼 있는데 왜 여전히 계단이 있는 차별버스에 나를 태워달라는 게 유죄인지 모르겠다”면서 “아무리 대한민국 사회가 법률로 우리를 단죄하고 협박해도 우리는 떳떳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20년 넘게 장애인 이동권을 외치고 있다. 처음 저상버스 도입을 요구했을 때 정부는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그 당시 광화문 세종회관에서 버스를 점거하면서까지 저상버스를 요구했다. 우리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가능하게 했고 저상버스는 도입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장애인 이동의 권리가 그리 하찮고 가치가 없는가. 이렇게 하찮게 잡범처럼 처리되는 장애인의 권리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투쟁을 통해 알리겠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정당한 권리를 쟁취해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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