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독일 베를린. 제3차 국제장애정상회의(Global Disability Summit 2025)가 열렸다. 100개국 이상, 4,500여 명의 정책가, 활동가, 전문가, 그리고 장애 당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권리 기반 포용정책의 ‘다음 장(Chapter)’을 함께 써 내려갔다.
이번 회의는 단지 “함께하자”는 선언에 머물지 않았다. 실행, 예산, 세대, 시스템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장애인의 권리를 구조 속에 설계하는 실천의 회의였다.

“GDS 2025는 선언의 회의가 아니라 설계의 현장이었다.” ©GDS 공식 홈페이지
1. 정책은 예산이 뒷받침할 때 실효를 갖는다
공동 주최국 중 하나였던 독일 정부는 개발협력 예산의 최소 15%를 장애 포용 프로젝트에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이른바 ‘15% for 15%’ 캠페인이다.
이는 포용이 ‘공감’이나 ‘동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예산과 정책의 기초 단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정책은 감성의 언어가 아니라, 구조의 언어로 실현될 때 의미가 있다.” © Unsplash
2. 건강 불평등을 구조적으로 해소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GDS 2025에서 장애인의 건강 접근성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글로벌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은 간단하다. "장애인은 의료의 대상이 아니라, 시스템 설계의 공동 파트너여야 한다."
모든 병원, 보건 서비스, 예방 프로그램이 장애인의 접근성을 전제로 설계되어야 건강 형평성은 공허한 슬로건이 아니라 구체적인 권리가 된다.

3. ‘Youth Call to Action’ – 청년이 권리의 주체로 등장하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 중 하나는 IDA 청년위원회와 UNICEF, Sightsavers가 공동 발표한 ‘Youth Call to Action’이었다.
장애 청년의 정책 참여, 고등교육 접근, 정치적 표현권을 담은 이 선언은 미래 세대가 단순한 수혜자가 아니라 정책 설계의 주체로서 무대 위로 올라왔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4. 우리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 설계의 주체로서 세계를 향해
이 회의는 단지 보고 듣는 자리가 아니었다. 국제 사회는 이제 ‘모든 국가가 함께 책임지는 설계자’가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장애는 더 이상 보조적인 사회문제가 아니라 경제, 교육, 보건, 기술, 기후 위기 등 모든 의제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우리도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어떤 구조를 설계하고 있는가? 그 구조는 누구를 포함하고, 누구를 배제하고 있는가?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