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무연고 사망, 장애인에게 더 가혹했다
3년간 전체 사망자 17% 차지…지체장애 35.7%
의료 취약계층 대부분, 최혜영 의원“대책 마련”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10-04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무연고 사망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장애인과 저소득층의 무연고 사망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장애인 무연고 사망자는 1371명으로 전체 무연고 사망자 8078명의 1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전체 무연고 사망자 중 장애인 비율은 꾸준히 증가(2020년 15.2% → 2021년 17.5% → 2022년 18.3%)했는데, 전년 대비 40%(164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비장애인의 무연고 사망자가 18.6% 증가한 것에 비해 두 배 이상 큰 수치다. 장애유형별로 살펴보면, 지체장애(490명, 35.7%)가 가장 많았고 뇌병변장애(14.7%), 청각장애(12.5%), 시각장애(10%), 정신장애(8.2%)가 뒤를 이었다.장애인 무연고 사망자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60대 장애인 비율이 30%로 가장 높았고, 70대(26%)→ 50대(18.3%) → 80대(16%)가 뒤를 이었다.
각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특히 60대 이상의 무연고 장애노인 사망자의 비율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2020년 71.7% → 2021년 74.2% → 2022년 80.8%) 올해의 경우 10명 중 8명이 6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무연고 사망자 발생 현황을 시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대비 2021년에 증가율이 높은 지역은 경남으로 155%(2020년 11명 → `21년 28명)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그 다음은 제주(133%증가), 강원(78%증가) 순이었다.
반면 경북(42%감소), 울산(33%감소), 전남(30%감소) 지역은 같은 기간 동안 장애인 무연고 사망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했던 무연고 사망자들의 경제적 상황은 어땠을까?
무연고 사망자의 최종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자격을 확인해본 결과, 전체 무연고 사망자 중 의료급여 수급자 비율은 2020년 69.9%에서 2022년 7월 74.4%로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건강보험에 가입했다고 하더라도 납부 보험료가 월 3만원 미만인 취약계층이 약 80%를 차지했고 그중에서도 15%는 1만 원 미만의 저소득 취약계층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최혜영 의원은 “장애와 경제적인 여건으로 차별과 고립을 겪으며 살아야만 했던 사람들이 죽음의 상황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은 같은 인간으로서도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면서 “지독하게 가난해서 시신을 수거할 돈조차 없어 가족의 장례를 무연고 장례로 처리했다는 어떤 가족의 슬픈 고백처럼, 무연고 사망은 고인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무연고 사망이 특히 장애인과 저소득층에게 많이 일어나는 원인을 파악하고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취약계층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