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반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장애인 표지판은 있는데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은 경우이다이것은 관련된 통계를 확인하지 않았지만 직접 체감을 통해 느낀 것이다.

지난 일요일마트에 물건을 사러 갔다가 장애인전용주차구역 하나 남은 자리에 겨우 주차할 수 있었다보통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모두 장애인 차량이 주차해 있어 주차하기 힘들었는데 이날은 운이 좋았다.

차에서 30분 정도를 기다리는 동안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한 내 양쪽 모든 차가 장애인은 단 한 사람도 보이지 않고 100% 비장애인이 운전하거나 타고 있었다설마 예상했던 일을 현실로 목격하니 말이 막히고 기가 막혔다.

평소에 주차할 때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장애인 차량이 모두 있는 것을 보고 장애인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의문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장애인이 많은 것이 아니고 가짜 장애인이 많았던 것이었다장애인 주차표지는 장애인 운전자나 장애인 보호자 운전자용으로 있었지만장애인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장애인 주차구역에 100% 비장애인이 이용하는 현실

이렇게 장애인이 타지 않은 차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버젓이 주차한다면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제도가 전혀 실효가 없고 오히려 장애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기에 조속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주차장마다 담당 공무원을 배치한다는 것은 인력 부족이라고 할 것 같아 제안하기 어렵고 해당 건물에서 전담 인원을 배치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사는 구청 주차장에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할 때마다 이 구역은 장애인주차 구역인데 장애인 차가 맞냐?’는 차원의 내용이 음성으로 안내가 나온다이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이 정도로는 근본적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

서울의 어떤 구에서는 번호 자동 인식 장치로 장애인등록 차량인지 구분한다고 하지만 공공기관 몇 개로 제한되어 있고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는 경우는 적발할 수 없다정작 가장 많은 위반 사례가 장애인 비탑승인데 이것을 적발하지 못하면 큰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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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삽화. ⓒ 김율도

장애인 비탑승 사례를 적발하기 어려운 이유는 운전자가 내리는 순간을 찍어야 하는데 그 순간을 잡기가 어렵다.

그럼 다른 방법은 무엇일까?

다른 분야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법을 쓰면 된다.

바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고 단속하는 것이다과속차량을 단속하는 것처럼 녹화하여 적극적인 과태료를 매겨야 불법이 조금이나마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누구든 CCTV 열람을 요청하면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복사도 가능하게 하여 신고를 적극적으로 하도록 제도적 개선을 해야 한다.

방범이나 쓰레기일반 불법주정차에는 이 방법을 쓰면서 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서는 이 방법을 도입하지 않는가당국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을 실행하느냐 않느냐는 의지와 인식의 문제이지 다른 것 때문에 못 할 이유가 없다쓰레기 버리는 것은 CCTV를 설치하여 감시하듯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문제도 이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표지판만 남발하여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권리를 빼앗는다면 처음부터 다시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

안전신문고 앱의 문제점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위반을 신고할 수 있는 안전 신문고 앱도 문제가 많다메뉴가 단순해서 다양한 상황에 맞게 신고를 할 수 없다.

현실에서 장애인 불법 주차 관련 상황은 다양한데 앱은 표지판 미부착 관련 내용만 현장에서 1분 간격으로 사진으로 찍을 수 있게 되어 단순하다.

장애인 표지판 위변조장애인 표지판 번호를 가려놓은 것도 신고하도록 해야 한다그리고 장애인 미탑승이 가장 많으니 이 부분도 사진 신고가 가능하도록 범위를 넓히고 동영상으로도 신고할 수 있도록 첨부 종류를 넓혀야 한다.

형식적으로만 해 놓아 신고를 자유롭게 못하도록 막아놓은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제도가 개선되도록 신문고나 행정기관에 민원을 지속해서 넣어주시기 바란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