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이현옥 칼럼니스트】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2024년 장애인 생활체육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지난 1월에 발표했다. 장애인 생활체육 참여율은 코로나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여 작년에 역대 최고치인 35.2%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만 10세에서 69세인 등록장애인 1만명을 대상으로, 응답대상 기간은 23년 9월부터 작년 8월까지 1년간이었고 실제 조사는 24년 9월부터 3개월간 이루어졌다.
생활체육 참여율 35.2%는 전체 장애인 인구의 1/3이 넘는 수치이다. 예상보다 수치가 높다는 생각이 든다. 조사대상 1만명이라는 표본집단은 상당히 신뢰할만한 통계임을 말해준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서 실시했는데, 95% 신뢰 수준에 허용오차 ±0.98포인트로 국가통계로 잡히는데 손색이 없다. 무엇보다 통계조사 활동은‘통계청 국가통인승계’로 잡히는게 대단히 중요한데, 이번 조사는 실제로 통계청에 등록(제113020호)이 되었다.
통계청 등록은 정부예산과 인력 배치의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최고의 국가정책 ‘로비스트’가 되는 것을 말한다. 이만큼을 투자해서 이만큼의 장애인들이 운동으로 건강을 지켜, 사회경제적 효과가 있다, 이것을 증명하는 것이니 대단히 중요한 통계자료인 셈이다. 이는 사회적으로 그 어떤 분야보다도 예산 확보나 관련 법규 제정에 목마른 장애인계에서 반가운 소식이기도 하다.

2022년 전국어울림생활체육대축전 당구에 참가한 선수들 모습. ⓒ대한장애인체육회
장애인 생활체육 35.2%의 주요 내용은 주 2회 이상(1회당 30분 이상) 집 밖에서 운동하는 장애인 생활체육 ‘완전 실행자 비율로, 이는 2007년 첫 조사 이후 역대 최고 참여율로, 직전해 33.9%보다 1.3% 증가한 수치이다.
조사 내용은 최근 1년간 재활치료 이외 목적으로 1주일 2회 이상, 1회당 30분 이상, 집 밖에서 운동한 사례를 대상으로 한다. 장애인 생활체육은 의료용 재활체육과는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운동하는 장애인이 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운동이 최고의 통증치료제라는 말도 있는데 이번 실태조사에서 이를 증명하는 결과가 있어 주목된다. 통증치료제는 행복호르몬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도파민과 세라토닌이 대표적인 예이다.
도파민은 목적한 바를 이루었을 때 얻는 일종의 성취호르몬이고 세라토닌은 햇볕을 많이 쪼이면 생성된다는 것을 학계에서 증명한 바 있다. 누군가와 게임을 해서 이기면, 혹은 내가 운동을 목표한만큼 힘들게 달성했다면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보상을 준다.
야외에서 햇볕을 받으며 약간 땀이 날 정도로 달린다면 세라토닌이 생성되는데 이 호르몬은 잠을 잘자게 하는 수면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반면에 깨어있게 하는 호르몬은 멜라토닌으로 일종의 각성효과를 증대시켜 외국 나갔을 때 시차적응이 안돼 밤새 되척이게 만드는 호르몬이기도 하다. 세라토닌과 멜라토닌은 상반되는 개념인 것이다.
호르몬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번 조사에서 행복감지수를 장애인의 생활체육 참여 유형별로 분류했는데, 생활체육 ‘완전 실행자’의 행복감지수가 평균 3.34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불완전 실행자’가 평균 3.32점으로 뒤를 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운동을 하지 않고 운동 의지조차 없는 경우 ’행복감지수가 2.88점에 머물렀으니, 생활체육에 참여한 장애인이 그렇지 않은 장애인보다 행복하고 덜 아팠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운동을 했더니 기분이 좋아졌다’는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다. 몸을 움직이면 덜 아프고 생활의 활력소가 생기는 것이다.

10일 익산 서부권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전국어울림생활체육대축전 트라이애슬론종목에서 마라톤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장애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운동 장소에 대한 질문에는 ▴‘야외/등산로/공원 등 근처 야외’를 이용한다는 응답이 49.3% ▴‘체육시설을 이용한다’16.6% ▴‘집안에서 운동한다’가 12.3%를 차지했다.
‘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어보니 ▴‘혼자 운동하기 어려워서’가 27.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시간이 부족해서’(17.6%), ▴‘체육시설과 거리가 멀어서’(16.2%), ▴‘시설 이용료가 비싸서’(9.7%) 순으로 조사됐다.
‘혼자 운동하기 어렵다’는 답변은 아마도 장애·비장애의 차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짐작 되지만, 장애인은 특히 체육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 ‘편의시설, 프로그램, 지도자’세가지가 갖춰져야 하는데 이는 심리적 접근이 어려워지는 요인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특히 장애를 특별하지 않게, 무심하게 받아들이는 주변 환경도 필요하다. 아울러 운동을 같이 할 수 있는 ‘동료 크루’도 중요한데 이는 우리사회의 장애인 인식개선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일단 운동에 발을 디딜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야 하는 것이다.
생활체육 ‘완전 실행자’ 비율을 장애유형별로 살펴보면 청각/언어장애인이 42.1%로 가장 높고, 이어 시각장애인 41.3%, 지체장애인 36.9%, 발달장애인 34.5% 등의 순으로 나타났고, 기타 장애인과 뇌병변장애인은 각각 30.6%, 21.9%로 타 장애유형과 비교해 낮은 생활체육 참여율을 보였다.
장애유형 내에서도 이른바 역차별이 있는 것이니 ‘보편적 차원’ 일종의 ‘유니버설’ 개념에서 장애 유형을 고려한 생활체육 참여 여건 조성에 세심한 정책적 고려가 있어야겠고 장애감수성을 갖춘 지도자를 배치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은퇴 장애인선수를 전문가로 육성해 활용함으로써 장애유형별 생활체육 참여 편차를 극복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휠체어 배드민턴팀이 장애인 훈련생을 대상으로 스포츠 체험형 장애 인식개선 활동인 ‘찾아가는 휠체어 배드민턴 교실’을 운영했다.ⓒ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장애인이 운동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문을 활짝 열어야 하는데 이를 뒷받침 할 정책적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평소 운동할 때 가장 필요한 사항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비용 지원’을 희망하는 목소리가 35.7% 가장 높았고 이어 ▴‘장애인 생활체육 프로그램’(15.0%), ▴‘장애인용 운동용품 및 장비’지원(14.3%) 순으로 조사됐다.
문체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장애인의 생활체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생활밀착형 체육시설인 ‘반다비 체육센터’를 확충하고 ‘장애인 스포츠강좌이용권’ 수혜 대상(’24년 2만 명 → ’25년 2만 5천9백 명)과 가맹시설(’24년 6.982개소 → ’25년 8,000개소 목표)을 확대하는 등 장애인 생활 체육 활성화 정책을 계속 강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장애인 스포츠강좌이용권 이른바 ‘바우처’는 재작년만 해도 예산이 다 쓰여지지 못하고 국고로 환속됐는데, 작년에는 다 소진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진짜 현장에서 사용 된 것인지 아니면 제3의 용도로 쓰여진 것인지도 면밀하게 검토 할 필요가 있다.
바우처라는게 속성상 사업 초기에 어느정도 물이 새는 시행착오를 감수하며 활성화 대책을 계속 세우고 정산을 엄격히 하는 것이니 이러한 점검과 적재적소 실행을 확인해가며 정착시켜서, 어쨌든 운동하는 장애인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는 제도로 운용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운동하고자 하는 장애인에게 가장 중요한 운동 참여 동기는 ▴‘자발적으로 필요하다고 느껴서’라는 응답이 62.0%로 가장 높았고 ▴‘가족/친척의 권유’(19.0%)가 그 다음이었다. 결국 내 마음이 움직여야 하는건데, 운동을 통해 자신이 얻을 수 있는게 무엇이지 곰곰히 생각해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운동을 시작할 때 제일 힘든게 ‘운동화 끈을 매는 일’이라는 말이 있다. 일단 밖으로 나와볼 일이다. 내년에 좀더 상승하는 장애인생활체육 참여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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