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김최환 칼럼니스트】 배리어프리 인증은 건축주와 시공업체가 건축계획서, 시공계획서, 시공 현장 사진 등을 통해 해당 건축물이 배리어프리 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인증은 한국장애인개발원 등의 인증기관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 기관들은 배리어프리 인증 관련 기준과 절차를 정하고 인증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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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볼장 출입구에 설치된 점자 시설 안내판. ©김최환

건축 시공 전반에 걸쳐 배리어프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하여 설계와 시공을 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시설 이용자들과 관리자와도 충분한 사전 협의는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체육 시설 등은 더욱 그렇다. 특히 스포츠 경기장 내 장애인편의시설을 갖추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시설운영과 용품 지원 등 세심한 설계와 적절한 시공이 있어야 한다.

얼마 전 필자에게 지역에서 활동하는 스포츠 종목단체 임원으로부터 연락이 왔었다. 게이트볼장을 신축하고 있는데 현장에 가보니까 장애인 주차장과 전용화장실을 설비하고 있어서 "이 시설은 장애인들은 이용하지 않고 지역 어르신들이 주로 이용하는 데 장애인시설은 왜 들어오는 겁니까?"라고 따져 물었더니 마침 현장에 있던 시공자 대표와 시 담당자의 대답이 "지금은 모든 시설은 배리어프리 인증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장애인편의시설을 갖추어야 해서 설계, 시공하고 있다"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배리어프리가 무엇인지, B.F 인증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용어들이 생소해서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사전에 설계할 때나 시공할 때에도 이에 대한 이해나 설명도 없었고 시설 이용자와는 상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에 대해 설명해 주고 신축 중인 게이트볼 경기장 역시 배리어프리 스포츠시설로 기준에 따라 지어지고 있을 것임을 알려주면서 몇 가지 보완할 사항을 일러주고 현장에 가서 점검해 보았다. 장애인편의시설은 어느 정도 설치되어 있지만 시설 이용자들의 조건이나 스포츠 종목 특성이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이용자분들은 대부분 나이 많으신 노인분들이고 노인성 청각장애인(난청-약한 청력을 가지고 보청기를 사용하는))과 시각장애인(약한 시력을 가진 사람)분들도 많이 계신다.

따라서 고령자와 청각장애인을 위해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도 선명한 안내방송을 들을 수 있도록 텔레코일 존 시스탬(또는 벽걸이형 히어링 루프​)도 갖추어 주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시공자에게 강하게 설치를 요청했더니 이런 설비는 처음부터 설계에도 없었고 재정 예산도 책정되어 있지 않아서 설치하지 않았다고 한다.

스포츠시설과 운영, 용품 등에서도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을 위해서는 청각적 정보 제공으로 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음성 안내 시스템, 자막, 청각 신호 등이 설치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도 게이트볼 경기장의 특성이나 시설을 이용하는 고령자와 청각 장애인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다.

이와 같은 일이 생기는 것은 설계자와 시공자, 특히 시설 이용자들과 관리자와도 충분한 사전 협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스포츠시설 주무 관리자도 이런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고 예산을 세우지 않은 것이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편의시설 설치 대상 시설(제3조 관련)로 (1) 체육관(동일한 건축물 안에서 당해 용도에 쓰이는 바닥면적의 합계가 500제곱 미터 이상인 시설에 한한다), (2) 운동장(육상·구기·볼링·수영·스케이트·롤러스케이트·승마·사격·궁도· 골프 등의 운동장을 말한다)과 운동장에 부수되는 건축물로 명시하고 있다.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체육 시설 확대도 목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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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볼 경기장에 필수 편의 용품인 전자 타임. 득점판. ©김최환


특히 BF 인증을 위해서는 건물의 주요 출입구와 접근로는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쉽도록 설계되어야 하고. 경사로는 장애인용 출입구 등이 적절히 배치되어야 한다.

건물 내부에는 장애인들이 장애 없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의 폭, 장애인용 화장실 등이 설치되어야 한다.

또한 시각 장애인들을 위해서는 점자 표지판, 시각적 안내 시스템, 적절한 조명 등이 제공되어야 한다. 청각적 정보 제공으로 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음성 안내 시스템, 자막, 청각 신호 등이 설치되어야 마땅하다.

건물 주변에는 장애인들을 위한 주차 시설이 마련되어야 하고 이 외에도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쉬운 비상 대피 시설, 비상경보 시스템, 안전한 계단 등이 설치되어야 한다.

사실 지역별로 이용자마다 원하는 종목이 다를 수 있다. 각 지자체는 체육 시설을 고려할 때, 실제 이용자의 요구를 반영한 종목을 선정할 필요가 있고 또한 이용자 성향에 따른 스포츠 종목의 공간으로 계획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가운데 전북 정읍시 지역 주민들의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한 샘고을 게이트볼장이 준공됐다. 지난해 말 시는 샘고을 게이트볼장 조성을 완료하고 준공식을 가졌다. 준공식에는 시장을 비롯해 도·시의원, 게이트볼회 회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샘고을 게이트볼장은 시기·연지·초산동 지역 주민들의 생활체육 참여를 돕기 위해 연 면적 992㎡, 경기장 2면 규모로 조성됐다.

특히 시는 날씨와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전천후 실내 게이트볼장으로 설계해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BF 인증을 추진하고, 폭염 대비를 위한 안개 분사 장치를 설치하는 등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하면서 BF 인증기관 중에 농어촌공사를 통해 예비인증을 받았다고 한다.

사실은 정작 게이트볼장 이용자분들의 스포츠 종목 특수성이나 노인성 장애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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