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과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전여성단체연합, 대전여성장애인연대는 16일 오후 3시 대전 월평역 앞에서 ‘대전 지하철역 CCTV 미설치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대전 지역 사회단체들이 대전교통공사에 예산을 이유로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CCTV 설치를 거부하지 말고 장애인 등 교통약자는 물론 시민들의 안전 보장을 위해 모든 대전 지하철역 엘리베이터와 승강장의 CCTV 현황을 조사하고 설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대전교통공사는 최근 대전 지하철 내 엘리베이터에서 지체장애인 여성이 위협을 받는 사건이 발생하고 엘리베이터에 CCTV가 설치되지 않아 가해자조차 특정할 수 없는 상황에, CCTV는 공개된 장소에만 설치돼야 하며 설치시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며 CCTV 설치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과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전여성단체연합, 대전여성장애인연대는 16일 오후 3시 대전 월평역 앞에서 ‘대전 지하철역 CCTV 미설치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장추련에 따르면 지난 2월 20일 오후 9시~10시경 지체장애인 여성 문진영 씨는 대전교통공사에서 운영하는 대전광역시 지하철 1호선 월평역에서 하차 후 개찰구로 이동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도중 엘리베이터 안에서 일면식도 없는 다른 사람에게 위협을 당했다.
종로3가역 엘리베이터(기사와 무관). ⓒ에이블뉴스DB
당시 가해자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피해 문진영 씨에게 침을 뱉으며 발로 바닥을 강하게 내려치는 등 위협을 했고, 이후 문 씨는 가해자를 신고하기 위해 지하철 역사와 대전교통공사 측에 CCTV 영상을 요청했다. 하지만 해당 엘리베이터 안에는 CCTV가 설치되지 않아 당시 피해 입증이 어려운 상황이다.
사건 이후 피해 당사자는 이러한 범죄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전교통공사와 국민신문고에 엘리베이터 안 CCTV 미설치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전교통공사는 CCTV는 공개된 장소에만 설치돼야 하며, 또한 설치시 많은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당장 설치가 불가하다고 답변했다는 것.
16일 오후 3시 대전 월평역 앞에서 개최된 ‘대전 지하철역 CCTV 미설치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사건 피해 당사자 문진영 씨.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이번 사건의 피해 당사자 문진영 씨는 “장애인에게 이동권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버스에서는 노약자석에 앉아있으면 여러 언어폭력과 신체적 폭력을 당하기도 하고 장애인콜택시는 이용하기 위해 두 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다. 그런데 출퇴근길에 이용하는 지하철에서 마저 이런 일을 당해 매일 공포를 느끼며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경찰에 신고한 지 두 달이 넘어간다. 담당 형사는 가해자가 현금으로 교통카드를 사용해서 특정할 수 없다고 하는데 앞으로 나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는가”라며 “너무나 무섭지만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 자리에 나왔다. 피해자는 누구나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여성장애인연대 전혜련 고문은 “대전 지하철 하루 이용객은 10만여 명에 이르고 유아차 및 전동휠체어, 전동스쿠터 등 보조기기이용자와 어린이, 노인, 임산부 등 여러 교통약자가 지하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있다”며 “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밀폐된 공간인 엘리베이터 내의 CCTV 설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예산 부족의 이유로 시민의 안전을 양보할 수는 없다. CCTV가 사건이나 사고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될 수 있다”면서 “대전교통공사는 모든 지하철 엘리베이터를 비롯한 승강장의 CCTV 설치 현황을 조사하고 미설치 구역의 CCTV 설치 예산 및 시기의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조속히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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