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근로인을 지원하는 적응지도형 근로지원인은 당사자에게 개인적 측면의 지원부터 당사자의 요구와 회사의 요구를 조율하는 것까지 많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고립되고 열악한 업무환경과 근로지원인을 비장애직원 추가고용으로 생각하는 편견 등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에 회사 책임자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장애 인식 교육뿐 아니라 근로지원인 제도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발달장애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는 근로지원인을 위해 체계화된 교육과 업무절차 마련 등 적응지도형 근로지원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장애와 고용에는 최근 '근로지원인의 업무지원 경험에 관한 연구 : 발달장애 근로인을 위한 적응지도형을 중심으로'(연구책임자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병섭 박사)가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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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11월 29일 개최된 ‘UN CRPD 노동권에 기반한 근로지원인 사업의 발전방향 모색’ 토론회 모습 ⓒ에이블뉴스DB

장애인 근로자의 작업지도·정서 관리 ‘적응지도형 근로지원인’

지원고용이란 경쟁 고용이 불가능하거나 심한 장애로 인해 고용이 중단되거나 방해를 받는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통합된 작업장에서 전문가의 지속적인 인적지원 서비스를 받으면서 이루어지는 경쟁적 고용의 형태다. 우리나라에서도 외국과 같이 직무지도원을 제공하는 지원고용제도가 먼저 시행되고 이어서 근로지원인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근로지원인 사업은 이 규정에 따라 실시되고 있다. 근로지원인의 지원유형은Ⅰ유형, Ⅱ유형, Ⅲ유형으로 구분된다. Ⅰ유형은 장애인 근로자의 부수적인 업무를 지원하고 Ⅱ유형은 장애인 근로자의 의사소통을 지원한다. Ⅲ유형인 적응지도형의 경우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원유형으로 장애인 근로자의 작업지도 및 정서를 관리한다.

2019년부터 신설된 적응지도형을 포함해 전체 유형을 대상으로 하는 총 사업집행 예산은 2018년의 207억 원에서 2022년 2,047억 원으로 증가했다. 연도별 유형별 근로지원인 수는 전체 장애 유형에서 모두 증가하고 있으나 가장 증가 폭이 큰 유형은 발달(지적·자폐성) 장애영역이다.

우리나라에서 근로지원인 제도에 대한 성과를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장애를 가진 근로인이 근로지원인의 지원을 받아 업무를 하는 경우에 고용유지율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참여자 일반특성.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연구참여자 일반특성.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개인적 지원·회사와 조율’ 적응지도형 근로지원인 역할‧‧다양한 어려움 직면

이에 이번 연구는 발달장애 근로인을 지원하는 적응지도형 근로지원인의 업무지원 경험을 탐색해 발달장애인을 보다 잘 지원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근로지원인 제도의 개선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이를 위해 적응지도형 근로지원인 15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과 참여 관찰 등을 실시했다.

연구 결과 적응지도형 근로지원인은 자신과 같이 일하는 발달장애 근로인을 개인적인 차원에서 어떻게 지원하는가에 대해서는 근로인과 친숙해지기, 업무현장에서 근로인의 자존감을 높이기, 근로인에게 맞는 일을 찾아 지원하기, 근로인이 업무에 친숙해지고 일에 적응하는 것을 도와주기, 응급·위생·건강·안전 상황에 대응해 지원하기, 근로인끼리 상처받지 않도록 도와주기, 근로인 스스로 결정하는 기회를 제공하기의 7개 주제가 도출됐다.

근로인 요구와 회사 요구 조율의 경우 맡은 임무는 반드시 완수하도록 지원하기, 현장 상황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근로지원인과 근로인이 일하기 좋은 공간 만들기, 회사 내에서 인권침해, 차별, 배제, 부당해고를 당하지 않도록 옹호하기, 안전한 작업환경 조정하기가 있었다.

근로지원인이 당면한 어려움으로는 내부에 업무조정자가 없음, 업무보고가 형식적임, 서로 고립돼 일하고 있음, 발달장애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태에서 지원을 시작함, 열악한 업무환경, 휴가사용이 어려움, 낮은 급여와 계약직 일자리로 안정성이 부족함, 근로지원인을 비장애직원 추가고용으로 생각함, 근로인이 퇴사하면 근로지원인은 자동퇴사 등이 나타났다.

근로지원인 제도 교육·체계화된 교육 및 업무절차 등 제언

보고서는 “발달장애 근로인이 일하는 직장은 다른 유형의 장애 근로인이 일하는 직장과는 다른 특성이 있으므로 고용주와 회사 직원에게 발달장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에 회사 책임자나 중간 관리자, 직원들을 대상으로 발달장애 근로인의 회사 내 인권침해, 차별, 배제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 장애 인식 교육, 인권 교육, 장애인 고용제도, 근로지원인 제도 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부당해고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발달장애 근로인에 맞는 고용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적응지도형 근로지원인은 발달장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상태로 초기 교육만 수료하고 현장에 투입된다. 이후 다양한 상황을 직접 경험하며 발달장애 근로인을 지원하지만, 체계화된 교육과 업무절차가 필요하다. 근로지원인으로서 근로인과 시작되는 초기 적응과정에 대한 개인적인 지원사항에 대한 교육을 위해 업무수행 표준편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팀 단위로 업무가 수행되는 경우 업무조정자 선임, 효율적 업무일지 보고를 위한 시스템 구축, 휴가 사용을 위한 지원 업무 대체 및 유급 보상 검토, 높은 업무난이도에 따른 급여 현실화 등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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