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필자가 언어장애, 자폐, ADHD 관련 도서를 기획, 출판했던 경험을 토대로 언어지연, 자폐, ADHD 자녀를 둔 부모님에게 유익한 정보를 드리고자 쓴 글입니다.
질문1. 말이 늦는 아이는 어떻게 언어교육을 해야 하나요?
첫째, 아이의 모든 소리 칭찬해주기
아이도 스스로 자신이 말이 느리다는 것을 알아요. 그래서 언어 자존감은 낮고 언어적 표현 대신 행동으로 요구하거나 손짓으로 말하지요. 그런 아이의 모든 소리에 반응해 주시고 응원해 주세요. 완벽하지 않은 소리에도 아이의 말에 칭찬해 준다면 스스로 언어모방에 관심을 가지고 흥미가 생깁니다.
둘째, 아이에게 쉬운 말 들려주기
“지민아, 친구한테 지민이 딸기 과자 줄 거야? 아이, 착하다”
이런 말 대신에 “친구, 과자 먹어, 잘했어, 지민아!”
긴 문장 대신 짧은 단어와 소리로 아이가 기억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어떤 물건이 ’과자‘인지, 어떠한 행동이 ‘먹어’ 인지 인식하고 외울 수 있도록 쉬운 말로 해 주세요.
셋째, 아이가 해야 할 말 천천히 대신 해주기
“누나, 기다려.”
“문, 열어”
상황에 따라서 아이가 해야 할 말들을 천천히, 대신 해 줍니다. 어른이 먼저 ‘말 시범’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이럴 땐, 이런 말, 저럴 땐, 저런 말을 입 모양을 보여주며 천천히 해 줍니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게끔 도와주세요.
넷째, 아이가 말을 할 때까지 기다려주기
“아빠한테 사과 줘? 사과받아요.”
하고 아이가 할 말들을 대신해 주었다면, 이제는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단순히 ‘아빠’ 단어부터 시작하여 ‘사과’, ‘받아’까지 서툴고 불완전하지만, 기다려 주세요. 물론 사과를 받는 아빠의 손은 사과를 받을 듯 말 듯 왔다 갔다 해주셔야 아이가 장난이라 느끼며 가볍게 도전해 볼 수 있습니다.
질문2. 말이 트인 아이. 발음이 먼저일까요, 문장이 먼저일까요?
발음이 먼저인지, 문장이 먼저인지 순서에는 답이 없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동의 발달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말을 시작한 아이는 말이 재밌어집니다. 그래서 수다쟁이가 되는 것이지요.
말을 연속으로 한다는 것은 두뇌발달과 연관이 아주 깊습니다. 하지만 발음교정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의사표현을 전달하기 힘듭니다.
“뭐라고 했어?”
자신의 말을 한번에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의 물음에, 아이는 위축되지요. 그래서 명확한 발음도 이 시기에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발음이 예뻐지기 위해서는 반복이 필요합니다.
입술이 잘 붙지 않아 양순음(ㅂ, ㅃ, ㅍ)이 힘든 아이는 입술과 자기 손바닥을 ‘뽀뽀’하며 입술 붙이는 소리연습, 볼에 바람을 빵빵하게 넣었다가 빼내며 ‘푸’하고 입술을 푸는 연습을 많이 합니다.
경구개음(ㅈ, ㅉ, ㅊ)이나 치조음(ㄷ[t], ㅌ[th], ㄸ[t’], ㄴ[n], ㄹ[r])이 약한 아이들은 설압자(혀 누르개)를 이용해 혀가 닿아야 할 위치를 알려주고 그 위치에서 혀를 쓰게끔 연습합니다.
발음과 문장과의 고민은, 아이의 언어 발전 속도에 맞춰,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입니다. 속도는 느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언어에 재미를 느끼는 아이에게 ‘어떤 것’을 나누는 것은 한계를 설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내용으로 진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인형놀이, 수수께끼놀이, 그림그리기, 퍼즐맞추기 등 아이가 원하는 수업으로 하되, 언어를 따라오게 하는 방법이 좋습니다.
질문 3. 앵무새 반향어는 어떻게 치료하나요?
영화 ‘말아톤’의 자폐아 초원이 지하철에서 여성의 얼룩말 무늬 치마를 쓰다듬어 여성의 남자친구에게 맞다가 엄마의 말을 반복적으로 따라 하지요. 그것이 바로 즉각반향어입니다.
영화 '말아톤'
반향어는 왜 하는 것일까요?
첫째, 귀에 들린 소리를 대뇌의 해석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입으로 내는 것입니다.
초원 엄마가 소리친 ‘우리 아이에게는 자폐가 있어요.’라는 말의 뜻을 생각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따라한 행동이에요.
즉각 반향어를 없애기 위해서는 아이가 해야 할 대답을 끝에 붙여 강조해 주면 됩니다
둘째,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여 들었던 소리를 똑같이 내는 것입니다.
자폐 아이의 경우 상대의 말을 이해하는 수용언어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는 ‘과자 주세요’라는 말의 뜻은 알아서 스스로 말해도 상대방의 ‘마트에 갈래?’라는 뜻은 이해하지 못하지요. 그래서 이해하지 못한 문장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입니다.
셋째, 들은 소리가 재미있어서 반복적으로 똑같은 소리를 내지요.
비행기를 좋아하는 자폐 아이는 텔레비전에서 비행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기억했다가 따라합니다.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한 소리도 그 소리가 충격적이었거나 기억에 많이 남는 소리라면 입으로 계속 따라 하지요.
그래서 언어의 유창성이 높아지기 전까지는 이러한 반향어를 지켜보는 경우도 있어요.
반향어도 하나의 발화(말트임)라고 보기에 따라하기를 많이 하는 시기에는 반향어를 없애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서 아이가 쓰는 말이 반향어인지, 따라하기인지 분간이 잘 안될 때도 있어요. 하지만 ‘따라하기’ 이후의 수업인 ‘대답하기’를 하며 어떤 것인지 구분이 가능해지지요. 질문을 했는데 대답하지 않고 똑같이 따라하는지 보면 됩니다.
또 유창성이 두드러지는 아이가 많은 반향어를 가지기도 합니다. 자폐 아이의 언어가 유창해지면 말의 (소리가 사라지는) 물리적 특성과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계속해서 반복해서 말하지요.
유창성 중 멈추지 않고 계속적인 반복언어가 나오면 필요 없는 소리를 제거하기 위해 반향어의 빈도를 줄여주는 수업을 합니다. 또 상대방과의 상호작용적 자연스러운 대화법을 학습하기 위해 반향어를 없애는 수업을 하기도 합니다.
반향어를 하는 아이들은 조음(발음) 기능이 좋아요.
무한 따라하기를 하지만, 발음이 좋다는 것은 행운이지요. 반향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보다는 아이가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파악하여 빈도를 낮추고 올바르게 대화체를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