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탕처럼, 슬프다’ 표지. ⓒ‘사탕처럼, 슬프다’
【에이블뉴스 백민 기자】 작가 이진영은 고교 시절 전신이 마비되는 질병을 겪은 후,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다.
신간 시집 ‘사탕처럼, 슬프다’(저자 이진영, 출판 해드림출판사, 200쪽, 정가 1만 5,000원)는 오랜 고통과 그리움, 아픔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고, 존재의 깊이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삶의 찬란한 순간들을 시로 승화시킨 작품집이다.
‘사탕처럼, 슬프다’ 슬픔을 핥는 감각으로 그려낸 산문 같은 시다. 사탕의 이미지로 시작해 감정의 삼킴과 이별의 여운, 삶의 단맛과 쓸쓸함, 그리고 무언가가 녹아내리는 시간의 감각까지 놀라울 만큼 세밀하게 포착한다.
언어의 감각적 힘을 믿는 독자라면 이 시집의 여운은 입안에서 천천히 녹는 사탕처럼 오래 남을 것이다.
이진영 시인은 자신만의 속도로 세상을 걷는다. 그의 그리움은 고통이 아니라 존재의 증거이자 관계를 지속하는 방식이다. 자연과 사물에 감정을 이입시켜 존재의 상처와 그리움을 길어 올리고 정제된 언어와 깊은 정서로 독자에게 사유의 공간을 연다. 그 결과, 부드럽지만 단단한 위로가 스며든다.
그의 시는 슬픔을 품은 채 빛난다. 그 존재의 깊이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그의 시에서 이별, 거리, 그리움은 핵심 정서다.
이별은 상실이 아니라 '기억하기 위해 필요한 거리'로 재해석되며 '슬픔을 미워하지 마라 / 슬픔 없는 세상엔 / 도 피지 않는다'는 시구처럼 슬픔은 단순한 고통이 아닌, 삶을 가능하게 하는 정서적 토양이자 세상을 향한 화해의 손길로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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