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조형준 칼럼니스트】경계선 지능에 대한 사회적 관심 그리고 이해는 전보다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관 주도로 전문가 양성교육을 비롯한 세미나 및 컨퍼런스 등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도 늘어났다.

나의 경우 경계선 지능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된 건 2021년부터였다지속적으로 관련 단체 및 당사자보호자들과 교류하면서 특징도 그렇고 이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오롯이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경계선 지능인 중 청년에 대한 접근과 지원책은 한정적이라는 인상을 받지 않을 수 없다·경험에 대한 부분을 비롯하여 이들이 진짜 원하는 건 무엇인지 세세하게 담아보았다.

경계선 지능 청년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경계선 지능 청년의 경우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소위 낀 세대라 볼 수 있다참고로 경계선 지능의 정의나 개념은 검색하면 나오기에 따로 여기에 기술하진 않겠다본 내용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싶은 건이들의 일상 속 어려움들이 단순히 인지 및 학업 외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점이다특히 청년세대의 경우 사회참여와 적응취업 기회 등에서 힘들어하거나 제한을 받고 있어 실질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5309ef22b126b9363abd003b4fd17a1d_1761897742_1942.jpg

경계선 지능 청년의 일경험 관련 정책 제안을 위한 팀 구성 중인 모습. ©조형준

경계선 지능 청년들이 가장 원하는 건 무엇일까다른 또래 청년들과 크게 다르지 않는다고 본다바로 자립그중에서도 취업이나 근속 유지를 바탕으로 지역 내 관계까지 두루 맺는 사회적 자립을 뜻한다이미 청년재단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에서는 잠재성장청년으로도 호칭하며 경계선 지능 청년 대상 일역량강화훈련 및 일경험을 차수별로 현재 진행 중이다단계별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취업의지가 있는 경계선 지능 청년들에게 진로 컨설팅과 직업교육·경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게 목적이다.

경계선지능청년 일역량강화훈련 및 일경험 시범사업 포스터. ©청년재단
경계선지능청년 일역량강화훈련 및 일경험 시범사업 포스터. ©청년재단

일부 지자체에서 진행 중인 사업들을 제외하고는 경계선 지능 청년만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대체로 단기나 중장기 성격이 강하여 지속적으로 가이드나 컨설팅을 받고 싶어도 일회성에 그친다.

그런데 2022 11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주최한 15차 청년정책포럼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경계선 지능 청년 응답자의 50% 이상이 일을 하고 있거나 욕구가 많다고 하였다다만 비장애 청년들과 취업시장에서 그대로 경쟁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은 자칫 낙인 및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한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종합적으로 경계선 지능 청년의 구직 및 불안정한 고용 등의 문제가 선별적으로 해결되어야 사회적 자립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으로 비친다이를 방치하거나 간과할 시단순히 경계선 지능 청년만의 호소가 아닌사회 전반적으로 지출되는 경제적 비용의 부담과 당사자의 심리 및 정서 문제의 고착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경계선 지능 청년들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온전히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가정도 참여하는 통합적 접근의 원스톱 자립 지원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현장에서의 당사자 및 종사자의 목소리

이에 대해 올해 상반기경계선 지능 당사자 및 관심 있는 또래 청년들과 팀을 구성하여 서울시에 정책제안을 하였다경계선 지능 청년 일·역량동행 프로젝트라 명명하여 만 19세 이상 39세 미만 경계선 지능 청년 및 가족을 대상으로 4단계에 걸친 다년도 사업으로 말이다결과적으로 채택은 되지 않았지만 준비부터 주변에 공유 및 정책을 다듬는 과정까지 유의미한 시간으로 모두에게 남아있다.

스터디룸에서 팀원들과 정책 제안 준비 중인 모습. ©조형준
스터디룸에서 팀원들과 정책 제안 준비 중인 모습. ©조형준

당시 팀원으로 당사자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전해준 이지민님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한다아직 대한민국 사회는 경계선 지능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며천편일률적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경계선 지능은 경계선 지능만의 특징이 분명 존재하며 사회가 이를 좀 더 잘 이해해 주고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계속 늘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에 팀에 합류했다면서.

인터뷰에 기꺼이 응해준 이지민님(당사자).©조형준
인터뷰에 기꺼이 응해준 이지민님(당사자).©조형준

정책제안에 도움을 준 또 다른 당사자인 박준필님도 지민님과 같은 의견이었다일은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이 아닌, ‘라는 사람을 세상에 보이는 표현 수단이라고 말이다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환경 구축과 가능성 및 잠재력을 지닌 동등한 구성원으로 바라봐 준다면나의 힘으로 자립을 이뤄내는 것도 꿈은 아닐 것이라는 말에 적잖이 공감되었다. “불가능해라는 관점보다는 할 수 있어라는 믿음 아래 이들과 함께하는 자세가 우선임을 체감하면서 말이다.

필자와 식사 중인 박준필님(당사자). ©조형준
필자와 식사 중인 박준필님(당사자). ©조형준

관련 종사자도 일·경험과 자립의 공론화를 위한 당사자 중심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2019년부터 경계선 지능인 지원에 대한 관심을 갖고 여러 사업들을 펼쳐온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서미연 부장님은 민관의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소셜 벤처 쪽으로도 연계하여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이야기하였다책임과 역할이 부여되는 근로 공간 구축과 노동 연계형 복지를 통한 지속 가능한 경계선 지능 청년 대상 맞춤형 정책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서미연 부장님, 당사자로 참여한 박준필님과 함께. ©조형준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서미연 부장님, 당사자로 참여한 박준필님과 함께. ©조형준

정답은 없다지금 이 시간에도 다각도로 경계선 지능 청년의 더 나은 삶을 위하여 머리를 맞대고 있을 터다그러면서 잊지 말아야 한다전문 수행 인력 육성과 예산 확보인식 개선 등을 주요 과제로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형태에서 벗어나 명확한 기준을 두어 연대의 힘을 보어 주어야 함을.

당사자 및 또래 청년들과 함께 청년문간에서!. ©조형준
당사자 및 또래 청년들과 함께 청년문간에서!. ©조형준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