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졸업한 전공인 상명대학교 사진영상미디어전공 홈페이지. ⓒ상명대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필자가 졸업한 전공인 상명대학교 사진영상미디어전공 홈페이지. ⓒ상명대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에이블뉴스 장지용 칼럼니스트】 지난 13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즉 수능이 끝났습니다. 이미 수시모집을 통해 대학 문제를 정리한 장애학생도 있겠지만, 정시 장애학생 전형 응시를 위해 수능을 응시하고 이제 수능 결과 공개만 기다리는 장애학생들을 위해 잠깐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대학생활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의외로 ‘학과 선택’에 달려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짚어드리고자 합니다. 대학은 이제 겪은 생활과 달리 ‘학과’ 중심으로 돌아가는 체계이기 때문에, 학과를 중심으로 한 대학 생활을 보내기 마련입니다. 그런 점에서 짚어드리는 이야기입니다. 

먼저 장애학생 중 목표 학과를 정하신 분이라면 이 글을 끝까지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저도 사실 대학 입시 시절에 ‘4대 전공’이라는 방침으로 사학과·사진학과·신문방송학과·프랑스어문학과 이 4개 전공에만 집중해서 입시 작전을 짰습니다. 실제로 대학입시 지원 과정에서 4대 전공의 각 학과에 한 번씩 지원서를 돌렸고, 실제 결말은 저를 아시는 분은 모두 다 아실 것이라 믿습니다.

일단 장애학생의 전공 정하기에서 중요한 것은 일단 장애학생이 평소 관심이 있어 하는 분야 또는 잘했던 과목 계열을 우선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글쓰기에 재능이 있다면 글쓰기를 할 수밖에 없는 인문사회계열을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어국문학과의 경우, 문학 작품을 잘 읽는다면 더 추천해 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국어국문학과라고 문학만 전공하는 것이 아닌, 국어 문법이나 국어 문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등 다양한 활용 분야가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요즘 각 전공에서는 학문의 원래 분야가 아닌 다양한 활용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편입니다.

또한 그 성향을 응용해 더 확장할 수 있는 분야로의 전공선택도 좋은 방법입니다. 꼭 그 전공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대학 전공을 통해 새로운 반전을 제공할 수 있는 분야에 도전시키게 하는 것도 좋은 대안입니다. 

요즘은 학교에 따라 다르지만, 복수전공·다전공 등을 의무적으로 하게끔 하는 규정이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저도 사실 계획이 중도에 무산되었지만, 디지털스토리텔링이라는 연계전공과정에 참여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무산된 원인은 3학년 1학기에 프로젝트가 학교 사정으로 폐지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전공 정하기에서 가장 좋은 방법을 이야기했다면, 반대로 전공을 잡기 어려운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요즘 대학에서는 무전공 입학 또는 자유전공학부 제도 등 전공선택을 최대 1년간 유보할 수 있는 과정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입학 후 일정 기간에 전공 기초과목 등과 교양과목을 수강한 다음에, 그 뒤에 가서 전공을 진짜 선택하는 과정을 거쳐서 해당 학과로 보내지는 체계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1년간 자유롭게 다양한 학문을 접해보고, 가지지 못했던 흥미를 찾아서 전공을 선택해 보는 대안도 있습니다. 

만약 그런 과정이 없는데 학과선택을 못했다면, 그나마 가능할 대안을 꼽자면 경영학과나 컴퓨터 관련 학과를 추천해 드립니다. 상대적으로 직장생활 등에서 경영학과의 수요는 매우 많아서, 이제는 경영학과가 사실상 ‘직장인 학과’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컴퓨터 관련 학과도 상대적으로 안전 문제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장애학생의 진입에 용이한 편이며, 특히 관련 산업 수요도 꽤 많아서 이 대안도 좋은 대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대학입시 과정에서는 ‘성적에 맞춰서 입학’이라는 특성도 있기 때문에 장애학생전형을 사용하지 않고 일반전형을 사용할 때는 전통적인 대학입시 전략인 ‘성적에 맞춰서 입학’도 대안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추천해 드리지 않는 대안입니다. 실제로 제가 고등학교 3학년 시절 학년부장 선생님부터 “여러분은 전공을 먼저 선택하고 대학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이야기하셨거든요. 사실 장애학생전형은 학과 구분 모집을 잘 하지 않고 계열별 입학 또는 전공선택 없이 입학이라는 규정을 따르는 대학이 많이 있어서입니다. 다만 일반전형으로 입학한다면 ‘성적에 맞춰서 입학’을 생각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더 추천하지 않는 대안은 ‘사회복지학과 묻지 마 식 지원’입니다. 사회복지학과라고 장애인에 대해서 배우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적을뿐더러, 사회복지학과의 진짜 목표는 사회복지서비스 인력을 양성하는 것일 뿐입니다. 사회복지서비스를 잘 받는 방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요즘은 기업체의 장애인 채용이 활발해졌다는 점도 짚어드립니다. 그래서 요즘은 장애학생도 대학에서 전공선택만 잘하면 나중에 전공 관련 기업에 빠르게 취업할 수 있는 대안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그런 점에서 ‘장애인이라고 특정 학과로 가기’는 이제 지양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장애학생도 대학 전공선택에서는 소질·적성을 고려한 전략으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