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7일 필자가 탑승 전 촬영한 여의도 한강버스 선착장. 현장에는 탑승을 원하는 내국인과 외국인들이 50여명 가까이 달했다. ©조현대
【에이블뉴스 조현대 칼럼니스트】서울시가 이달 초부터 한강버스를 재개통했다. 필자는 시각장애인들도 한강버스에 편리하게 탑승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지난 7일 선착장으로 떠났다. 필자는 5호선 여의나루역에 내려 여의도 선착장으로 갔다. 이날 여의도 주변은 완연한 가을 날씨를 느낄 수 있어 배를 타기에는 최적이었다. 선착장 안으로 들어가자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었다. 1층에는 한강라면을 먹을 수 있는 시설과 CU 편의점과 굿즈 판매점이, 2층에는 스타벅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선착장 내부는 시각장애인들의 이동 동선을 최대한 고려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시각장애인들이 흰 지팡이(케인)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고, 점자 키오스크가 있어 줄 이어폰을 가져가면 음성 안내에 따라 표를 구매할 수 있다. 특히 키오스크 키보드에는 점자도 있어 시각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느껴졌다.

필자가 현장 직원의 안내를 받아 점자 키오스크를 살펴보고 있다.©조현대

키오스크 키보드에는 점자가 마련돼 있어 시각장애인들도 좌석을 구매할 수 있다. ©조현대
이날 필자는 현장 직원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서비스를 물어봤다. 먼저 선착장에 도착해 시각장애인임을 말하면 우선 탑승을 도와주고 탑승 후에는 교통 약자 자리에 안내를 해준다고 밝혔다.
운항 시간이 되자 탑승을 준비하던 승객들이 발길을 서둘렀다. 이윽고 배가 선착장에 도착했고 필자도 현장 직원의 도움을 받아 교통 약자 자리에 앉았다. 좌석에는 QR코드가 있었는데 휴대폰 카메라를 갖다 대면 이동 장소에 대한 음성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아울러 버스 안에는 장애인 화장실이 마련돼 있어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여의도 선착장에서 출발한 한강버스는 1시간 30분가량을 이동해 종점인 잠실 선착장에 도착했다. 하차 후 시각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복지콜, 장애인콜을 부르려고 했지만 택시가 선착장 부근까지 올 수가 없어 버스 정류장까지 직접 걸어가야 했다. 향후 한강버스를 이용하는 중증 장애인들이 늘어날 텐데 이들이 수상버스에서 내린 후에도 다른 대중교통과 원활하게 연계할 수 있는 대안이 시급해 보인다.
아울러 배 안에서 사고 시 장애인들을 위한 대피 매뉴얼이 없는 것도 아쉬웠다. 필자는 운영사에 직접 전화해 불의의 사고 시 어떤 대처를 할 수 있는지를 물어봤다. 이에 담당자는 탑승한 승무원들이 도움을 주긴 하나 구체적인 매뉴얼이 있진 않다고 말했다.
비행기가 사고 시 장애인들에게 산소 마스크를 착용하고 구명조끼를 입히는 등의 구체적인 매뉴얼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아쉬운 지점이다. 한강버스를 운영하는 서울시 측은 조속히 장애인을 위한 사고 매뉴얼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잠실 선착장에 도착하기 전 한강을 구경 중인 승객들. ©조현대
이러한 아쉬움이 분명 남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수상버스 탑승에 대한 필자의 만족도는 꽤 크다. 아직 한강버스를 타보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한강 바람도 쐬고 가을 정취를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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