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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서인환 칼럼니스트】 사람은 누구나 재난이나 사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장애인은 환경이 취약하고, 신체적, 정신적 조건이 취약하고, 대응이 취약하고, 경제적 능력도, 사후도 취약하다. 취약한 계층은 국가가 더욱 세심히 살피고 지원하고 안심시켜야 한다. 국가의 책무가 여기에 있다.

장애인들이 소풍을 가서 경사진 곳에서 휠체어가 전복되어 장애가 더욱 심화되어 치료비와 평생 요양비가 수억 원이 발생할 경우, 이를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 장애인단체에서 장애인들과 자원봉사자가 같이 친목과 문화 향유를 위해 현장 체험을 갔다가 안전사고가 일어날 경우 사고는 피해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주최한 장애인단체의 책임이라고 한다면 그 단체는 피해보상을 해결할 능력이 없어 해산을 하고 말 것이다. 이런 두려움으로 야외 활동을 기피하고 있다.

장애인가족지원센터나 평생교육원 등에서 허리를 늘 굽히고 있는 한 자폐성 장애인에게 지적장애인이 다가가 허리를 펴 준다고 뒤에서 당겼는데,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경추가 부러졌다면 가족지원센터나 평생교육원을 운영하는 장애인단체는 피해보상을 해결할 방법이 없어 문을 닫을 것이고, 지적장애인 부모 역시 거의 10억 가까운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괴로움에 울부짖을 것이다. 늘 장애인을 위해 모임을 가지는 단체들은 불안하고 초조하다. 언제든지 범법자가 될 수 있고, 언제든지 파산할 수 있다.

예기치 않은 사고나 재난으로부터 피해보상을 하기 위함은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감당 능력을 갖춤으로써 그 단체나 기업의 생존을 보장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법으로 공제회를 인정하는 법률들을 보면 한국교직원공제회법, 과학기술인공제회법, 경찰공제회법, 군인공제회법, 교정공제회법, 한국지방정부공제회법, 대한지방행정공제회법, 대한소방공제회법, 전기공사공제회법 등이 있다. 이들이 공제를 통해 보호하고자 하는 것들은 대부분 공기관이거나 위험 직업군이다.

정부에서는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공헌한 바 있다. 그렇다면 현금서비스나 감면으로 국가책임을 다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현물 서비스인 복지서비스로 대부분 충당해야 하는데, 그중 하나가 안전사고로부터 보호하는 것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장애인은 늘 사고의 위험이 있고, 사고가 일어나면 피해가 휠씬 심각할 것이며, 비용도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제회가 필요하다.

장애인에게 보험 가입은 제한적이거나, 보험을 허용하는 장애인보험은 심한 사고를 당했을 경우에 보상은 매우 낮으면서 작은 사고만 다양하게 보상하도록 설계한다. 큰 부담을 가지지 않음으로써 보험사의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시도이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교보생명의 대리점을 개설하여 피닉스 보험을 판매한 적이 있다. 결국은 가입자가 적어 실적 부실로 이 상품은 사라지게 되었다.

장애인단체에서 공제회를 건립하려면 법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제정된 법이 없으므로 공제조합으로 운영하거나 상조회로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피해보상의 금액이 상당하고, 보험 상품의 성격을 가지게 되면 보험법 위반이 될 수 있다.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은 사회복지시설공제회법과 신분보장법, 처우개선법, 인권법을 합한 형태다. 사회복지에 종사하는 사람도 안심하고 일할 수 있어야 하고, 사고나 재난으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들이 보호해야 할 사람들보다 자신들이 먼저 보호막을 펼쳤다는 점에서는 씁쓸한 마음이 든다. 이 법에서 공제회는 한국사회복지공제회가 운영하고 있다.

이 공제회에서 ‘발달장애인 지원사업 종합공제’라는 상품이 있다. 이 상품은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 기관, 긴급돌봄 서비스 기관, 주간활동과 방과 후 활동 서비스 기관, 지역발달장애인 지원센터 등이 가입할 수 있다. 피보험자는 종사자와 발달장애인이다. ‘발달장애인 및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발달장애인의 안정적 정착 및 종사자들이 부당하게 서비스 업무 중 되는 법률상 배상책임과 종사자 본인의 상해 위험, 발달장애인 상해 위험을 종합적으로 담보하는 상품이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종사자는 고위험군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고, 늘 발달장애인은 고위험군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복지시설에 해당하는 돌봄서비스 기관이나 주간보호 시설의 종사자와 장애인만 위험한 것인가? 발달장애인지원법에 언급되지 않은 장애인 기관이나 단체는 너무나 많다. 장애인단체가 운영하는 많은 프로그램에서도 사고나 재난은 늘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위험은 현재 누구도 담보해 주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발달장애인만이 아니라 모든 장애인을 담보해 주는 공제회가 필요하다.

장애인공제회법을 제정하거나, 아니면 장애인복지법에 장애인공제회 조항을 추가하여 개정함으로써 장애인공제회를 장애인재단이나 기타 다른 단체에 운영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자산과 운영비의 일부를 정부가 보조할 수 있도록 하여 정부가 장애인의 안전과 재난으로부터 국가가 보호하고 있음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

장애인의 모임이나 프로그램을 하는 모든 단체나 장애인 개인이 가입할 수 있고,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경우 그 피해액 전부를 담보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물론 가입한 경우에만 혜택이 있다. 하지만 국가의 재정 보조를 받는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할 수도 있고, 사고로부터 책임을 담보하기 위해서 개인이나 단체는 가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운영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공제회는 직업군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는 규정은 없다. 사회 계층이나 집단이 위험을 내포하고 있고 그것을 담보할 필요성이 있으면 법을 제정하여 공제회를 설립할 수 있을 것이다. 공제회는 일부 공공부조로 국가가 어느 정도의 지원과 보장을 하는 것이므로 보험사와 차이를 가지고 있다. 보험사가 자신들의 고객이 다른 방법으로 담보를 하게 되면 영업적으로 손실이 있다고 여길 수 있겠으나, 어차피 손실율이 높다는 이유로 담보를 기피하던 분야이니 보험사가 반대할 일은 아니다.

장애인공제회법이 제정되어 장애인이 사고와 재난으로부터 담보할 수 있으면 훨씬 안심하고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국가는 안전보장을 위한 책임을 다한다는 명분을 얻을 것이다. 발달장애인을 도전적 행동을 하는 위험한 문제를 가진 존재로 인식하여 종사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방식이 아닌 진정한 장애인들의 위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해결하는 장애인공제회법의 제정을 제안한다.

현재 업무과실피해보상이나 발달장애인 공제회의 최대 보상은 1억 5천만원이다. 하지만 앞에서 예를 든 것처럼 경추 손상으로 인공호흡기를 달고 평생 살아가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필요한 보상액은 거의 10억원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특약이 가능한 장애인공제회의 상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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