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서인환 칼럼니스트】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에 의한 장애 유형은 15가지였으나, 오는 7월부터는 췌장장애인(1종 당뇨병)이 추가되면서 16가지가 된다.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의 정의는 ‘신체적, 정신적 손상으로 인해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자’이다. 장애로 인정되려면 손상이 있어야 하고 생활에 어려움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장애가 장기적이어야 하고, 고착된 상태라야 한다.

장애 유형에 들어가야지만 장애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등록을 받으려면 반드시 그 중 어느 하나에 해당되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해당되지 않아도 장애인으로 인정받고 싶으면 행정소송을 할 수 있다. 복합통증증후군과 뚜렛증후군(틱장애) 등은 소송에서 인정받은 경우다. 재판부는 법으로 정한 장애인 유형은 예시인 것이지, 그것만이 장애의 정의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고 있다.

법원에서 장애로 인정받았다 하더라도 유형별로 장애 판정 기준을 정하고 있어 판정 기준을 만들기 전에는 장애 판정을 받을 수 없다. 장애 유형에 속하지 않은 경우 재판부에서 장애로 인정하면 판정기준을 정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고, 그다음에야 장애로 인정된다.

복시, 기면증, 강박장애 등은 재판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장애 범주를 확대하려는 정부의 노력으로 장애로 인정된 유형이다. 하지만 독립된 유형을 만들려면 법 개정이 있어야 하므로, 기존 15개 유형 중의 어느 하나에 속하도록 하여 장애는 인정하되 독립된 유형은 아니다. 그래서 틱장애나 기면증은 정신장애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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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눈물 외면하는 장애등록 절차 개선하라’ 손피켓을 든 모습. ⓒ에이블뉴스DB

최근 췌장 장애가 새로운 유형으로 장애가 인정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신도 장애로 인정받을 길이 없는지, 소송을 해야 하는지, 국민신문고에 건의를 하면 가능한지, 장애로 인정되지 못한 것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면 행정권고를 통해 시정이 가능한지 문의해 오는 수가 늘어났다. 그 대표적인 경우들을 열거하고, 나의 견해를 덧붙이면 다음과 같다.

1. 한센병(Leprosy): 한센증이 아니라 한센병이다. ‘-증’이 아니라 ‘-병’이라서 장애로 인정이 안 되는지 물어왔다. 소아마비는 증이 아니라 병이다. 증은 현상이고, 병은 원인을 말한다. 병이라서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한센병으로 인하여 손발 끝단 마디가 사용이 불가하면 지체장애 기준에 해당할 것이고, 각막에 문제가 있어 실명하면 시각장애 기준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한센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매우 낮고 사회통합이 어려운 점, 상혼이 고착되어 장기간 장애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장애로 인정될 수 있을 것 같다.

2. 야맹증: 야맹은 현재 장애로 인정되지 않고 더 진전되어 망막색소변성(RP)으로 실명을 해야 장애로 인정된다. 밤에는 전혀 움직일 수 없으니 장애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고 낮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으니 장애로 인정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농경사회도 아니고 밤에도 많은 활동을 해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야맹은 상당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가져다준다. 단지 야맹은 다른 질환의 전조현상이라 진행 중일 가능성이 많아 고착이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야맹증은 망막색소변성만 원인이 아니라 영양결핍, 고도 근시, 백내장, 선천성 야맹증 등도 있으므로 장애로 인정할 만하다.

3. 색맹: 색맹도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가진다. 시각장애는 시력과 시야만이 판정 기준인데 색각의 이상으로 인한 불편을 장애로 인정할 수 있다. 어떤 환경에서는 치명적이지만 어떤 환경에서는 큰 어려움을 유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장애가 타인에게 표시가 나지 않기 때문에 도움을 받기 어렵고, 색을 구분하지 못하여 시각적 정보 습득에 어려움이 있다. 색맹을 장애로 인정하면 특정 직업군에서 색맹을 고용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차별이 되니 장애로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장애로 인정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이유인지 기준을 정해 차별인지 판단하면 된다.

4.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ADHD): 이는 지적장애와 달라 현재 장애로 인정되지 않는다. 최근 이 증상은 자폐성장애처럼 뇌의 문제로 밝혀지고 있고, 가만히 있지 못하고 충동성 행동을 하는 등의 문제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어려움이 있다.

5. 치매: 노인성 질환 중 뇌졸중은 장애로 인정되지만 치매는 장애로 인정되지 않는다. 망각과 퇴화된 행동으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지대한 어려움이 발생한다. 노인이 되어 발생하는 것이므로 활동지원 서비스 등의 혜택과 시기가 맞지 않으니 장애로 인정해도 실효성이 없을까? 요즘은 치매가 50대에 나타나기도 하므로 시기적으로 실효성이 없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치매는 진행성으로 수년을 두고 진행되므로 고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계속 악화되기만 한다. 장애 판정에서 고착을 기준으로 하는 것의 수정이 필요하다. 고착 이전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어 서비스가 필요한데 그런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장애가 회복될 것이 아니라면 고착 이전에라도 장애로 인정해야 복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

6. 한쪽 귀의 청각 상실: 시각장애인은 한 쪽 눈의 실명은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그리고 입체적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장애로 인정되지만, 청각은 한 쪽 귀의 청력 상실은 장애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소리도 두 귀가 들려야 입체적이고, 소리의 방향과 거리를 알 수 있다. 대화에는 장애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말만이 아니라 각종 소리를 정보로 이용하고 있으므로 한 쪽 귀의 청력 상실도 장애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7. 학습장애: 학습장애는 특수교육에서는 장애로 인정하지만, 장애인복지법에서는 장애로 인정하지 않는다. 학습은 학령기에 하는 것이므로 학습장애를 장기적인 장애로 보기 어렵다고 여기는 듯하다. 그리고 판정 기준도 모호하다. 학습장애는 지능과 무관하다. 정보처리 장애다. 학습에 장애가 있어도 일상과 사회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현대는 평생교육의 시대이고, 정보는 계속 새로운 매체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이해력과 문제 해결능력은 사회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발생시키므로 장애로 인정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난독증, 난산증, 난서증이다. 난독증이나 난서증은 좌뇌의 이상으로 우뇌가 시각 정보로 글을 이해하려는 것에서 음과 의미와 연결이 어려운 장애인이다. 문맹자도 장애인이 아닌데, 글을 잘 못 읽는다고 장애로 보기 어렵다고 여길 수 있으나, 문맹은 시대적, 환경적 문제이고, 난독과 난서는 손상으로 인한 생활의 어려움이므로 장애로 인정할 수 있다.

8. 정서장애: 정서장애 역시 특수교육에서는 장애로 인정하지만, 장애인복지법에서는 인정하지 않는다. 정서장애는 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정서장애는 감정조절, 정서 반응,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있는데, 감정조절이 어려운 경우 정신장애로 인정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동성이 아닌 감정조절(조증과 울증만이 기준)의 문제는 정신장애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정서장애 역시 장애로 인정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

9. 성격장애(분노장애 등): 성격장애가 정서장애와 흡사한 것 같지만, 원인, 지속성, 치료 접근 방법 등에서 차이가 있다. 신경계 문제인가, 환경적 문제인가, 감정조절의 문제인가, 성격 패턴의 문제인가가 다르다. 정신적 장애는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가진 사람이거나 헛 것을 보는 경우다. 여기서 감정조절이란 조증과 울증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사람의 감정은 기쁨과 슬픔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으로 인한 분노증, 4차원적 사고로 인해 상대를 매우 당황하게 하거나 외톨이가 되는 경우, 치료를 요하고 장기간에 걸쳐 분노나 대인관계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는 경우 장애로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환경의 문제는 손상의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고 할 수 있는데, 환경이 손상을 일으킨 경우이므로 장애가 맞다.

10. 만성통증: 통증의 횟수, 다시 나타나는 기간, 통증의 정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모든 만성통증을 장애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그동안 통증을 장애로 인정하는 것은 금해 왔으나 복합통증증후군을 현재 장애로 인정하고 있다. 만성통증의 경우 통증으로 근육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정도를 따져서 장애로 인정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11. 감각처리장애(뇌시각 등): 시력에는 이상이 없으나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망막에 상이 맺히는 것은 정상이지만 뇌가 시각 정보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서 보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 장애 판정을 시력에만 한정하고 있어 뇌시각장애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물론 뇌청각 장애도 있다. 보거나 듣지 못하는 것은 정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므로 장애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12. 공황장애: 공황장애란 황당하게 공포를 느낀다는 의미다. 갑자기 혈압이 오르고 심장이 요동치며 호흡이 곤란해진다. 생명의 위험을 경험하게 되므로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가진다. 폐쇄공포증은 폐쇄 공간에서만 어려움을 경험하지만, 공황장애는 뇌의 과민반응이나 스트레스의 누적으로 인한 문제이고 장기간에 걸친 증상이므로 장애로 인정할 수 있다. 폐쇄공포증 역시 안전하다는 것은 알지만 몸이 먼저 공포로 반응하는 것이고 트라우마나 유전성이 있으므로 장애로 인정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

13. 경계선 지적 장애: 정신적 장애는 모두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만 존재한다. 심하지 않는 장애는 장애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능지수 85에서 70에 해당되는 경우 경계선이라고 부른다. 이를 장애로 인정하면 장애 인구는 800만 명이 더 늘어난다. 지능지수 76에서 80까지만이라도 장애로 인정하면 좋겠다. 경증이라 하여 장애가 없는 것이 아니다. 중증만이 생활에 어려운 것이 아니다. 좀 어리석다고 사람들이 여길 정도니 큰 어려움이 없다고 할 수 있으나, 취업이나 인식에서 차별을 받을 수 있다. 중증은 취업이 되는데 경증은 취업이 안 된다. 역전형상, 역차별현상을 고려해서라도 장애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14. 외상 후 스트레스(트라우마, PTSD): 예상치 못한 큰 사고나 재난으로 큰 충격을 받아 트라우마를 가진 경우 그것은 장기간에 걸쳐 일어난다. 가끔 유사한 상황에서만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정도이므로 심각한 장애 문제가 아니라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트라우마로 대인기피증을 가지고 칩거할 정도라면 그런 말은 하지 못할 것이다. 심리치료가 트라우마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모두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해결이 아니라 덮어둔 것이 언제든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한 치료라면 재판정 시기를 정할 수는 있을 것이다.

15. 희귀질환: 외국에서는 희귀질환을 6천 가지 정도 분류하고 있는데, 우리는 1400종 정도로 분류하고 있다. 희귀질환으로 인하여 지적장애를 가진다면 장애로 인정되겠지만,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 지속성이 있고 고착된 장애이므로 일상생활에 당연 어려움도 가지는 것을 세밀하게 검토하여 장애로 인정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희귀질환을 가지고 보호 속에 살고 있지만, 장애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난치성이 귀한 것은 아니므로 희귀질환이란 용어 대신 저빈도 또는 희소질환이라 불러야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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