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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진보정권인데 장애인 주택 접근권은 오히려 후퇴?

  • 작성일: 중구나눔

영국 진보정권인데 장애인 주택 접근권은 오히려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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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이 집 안에 턱이 있어서 밖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창문에는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이 걸려있다. 사진 Google Whisk



영국 정부가 장애인의 접근권이 보장되는 주택 건설을 전체 신축 주택에 의무화하겠다고 한 기존 약속을 뒤집으면서, 장애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 19일, 신축 주택의 40%에 대해 장애인이나 고령자의 접근이 가능하고 쉽게 개조 가능한 수준으로 건설하도록 하는 지침을 확정·고시했다.

하지만 이는 2022년 당시 보수당 소속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앞으로 지어지는 모든 신축 주택에 접근성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내용을 사실상 철회한 것이다.

특히 이번 지침의 개정을 추진한 키어 스타머 총리는 진보 성향의 노동당 소속 총리로, 보수 성향이었던 전 정부의 약속보다 오히려 후퇴한 형태로 지침을 개정한 것이라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은 장애인 주거 접근권을 어떻게?

영국 정부는 국가 계획 정책 프레임워크(National Planning Poliy Framework, 아래 NPPF)를 통해 지자체들이 주택 건설 등 도시개발 계획을 세울 때 지켜야 하는 규제 사항을 지침 형태로 정하고 있다.

도시 개발과 관련한 각종 계획과 규제들이 오랜 기간 단발적인 형태로 누적되며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하자, 영국 정부가 이를 축약·집약해 2012년 NPPF를 수립했다.

지자체들은 도시 개발이나 주택 공급과 관련한 계획을 수립하고 건설 허가를 판단할 때, NPPF에 제시된 지침에 따라야 한다.

NPPF는 당초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원칙 아래 그린벨트 보호, 탄소배출 감축, 기반 시설 확보 등에 대해 다뤘다. 이후 최소 주택 공급, 디자인 요건을 추가하는 등 필요에 따라 개정되어 왔다.    

영국정부는 2015년 건축 규정을 개정하여 주택 접근성 기준을 3단계로 구분했다.

M4(1)은 고령자나 장애인이 방문 가능한 수준, M4(2)는 고령자나 장애인이 살 수 있도록 턱이 없고 화장실 접근이 가능하며 필요시 쉽게 개조가 가능한 수준, M4(3)은 전반적으로 충분한 회전반경과 함께 휠체어 접근 가능 욕실이나 주방이 설치되어 휠체어 이용자가 입주 시점부터 독립적으로 생활이 가능한 규격이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모든 신축 주택에 M4(1) 수준의 접근성 기준을 갖추도록 적용해 왔다. 그리고 이번 NPPF개정을 통해 M4(2)의 기준을 적용한 신축 주택의 의무 건설 비율 40%를 추가했다.

그러나 이번 개정은 모든 신축 주택의 접근성 보장을 약속했던 기존 방향에서 후퇴해, 접근 가능한 주택을 ‘일부 비율’로 한정했다.

전 정부의 약속보다 후퇴된 지침 개정에 대해 영국 장애계는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영국 가디언(The Guardian)지의 12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최대 장애인권단체인 Disability Rights UK는 “이번 결정은 기존 정책을 완전히 뒤집은 역사적인 퇴보”라고 규정하며, “당초 약속된 100% 의무화를 기다려왔으나 이번 결정으로 정부가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해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영국의 장애인권단체들은 M4(3) 기준의 신축 주택도 최소 10% 이상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해 오기도 했다.

한국의 장애인 주거접근권은 어떻게 보장되고 있나?

한편, 한국의 장애인에 대한 주거 접근권 보장은 제도적으로 훨씬 부족한 실정이다.

2012년 제정된 ‘장애인∙고령자 등 주거약자 지원에 관한 법률’에는 영국과 같이 민간 건설사들이 공급하는 주택에 대해 장애인의 접근권을 강제하고 있는 별도의 조항은 없다.

정부나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할 경우에만 수도권은 전체 호수의 8%, 이외 지역은 5%에 대해서 주거약자용 주택으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다만 높이 조정이 가능한 세면대나 충분한 회전반경이 갖춰진 화장실 등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편의시설은 휠체어 이용자가 입주 예정인 경우에만 설치하면 된다.

‘장애인 등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도 승강기나 장애인 주차장, 휠체어 접근 가능한 복도 등 건물 자체에 적용되는 조항은 있지만 각 호수의 편의시설에 대해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9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