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이 1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논란이 된 중증장애인 예식장 출입 거부 사건과 관련 "장애인 차별"이라며 진정을 제기했다.ⓒ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에이블뉴스 이슬기 기자】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이 1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논란이 된 중증장애인 예식장 출입 거부 사건과 관련 "장애인 차별"이라며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에 따르면,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뇌병변장애인 이종일 씨는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해당 예식장을 방문했지만, 관계자가 '바닥 타일이 깨질 수 있다', '안전상 전동휠체어는 들어오기 어렵다'는 사유로 이 씨의 출입을 막았다. 이어 예식장 대표는 현장에 나와 피해당사자에게 사실상 “걸어서 들어올 수 있으면 들어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장추련 등은 "이 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예식장 측은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는 듯했으나, 언론보도 이후 사과문 보완을 거절하고 언론 접촉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며 상생협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1호는 장애를 이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배제·분리·거부하는 행위를 차별로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1항 제6호는 장애인보조기구의 정당한 사용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제18조는 시설물의 소유·관리자가 장애인의 시설물 접근과 이용을 제한·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은 예식장 측의 태도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조항들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차별행위라고 주장했다.

장추련은 "예식장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이며, 휠체어 이용 장애인 역시 동등하게 출입하고 이용할 권리가 있다. 전동휠체어는 피해당사자에게 선택 가능한 수단이 아니라 필수적인 장애인보조기구이며, 이를 이유로 출입을 거부한 것은 곧 장애를 이유로 한 배제"라면서 "장애인의 이동권과 접근권을 비용, 시설 훼손 우려, 비장애인 중심의 운영 관행보다 후순위로 밀어내는 사회 전반의 차별적 인식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이번 진정 취지를 밝혔다.

이에 이들은 인권위 진정을 통해 ▲피해당사자에게 공식 사과 ▲장애인 및 장애인보조기구 이용을 이유로 한 출입 제한과 거부가 발생하지 않도록 명확한 내부 운영기준과 응대 매뉴얼 마련 ▲대표자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장애인차별금지와 정당한 편의제공에 관한 장애인권교육 실시 ▲장애인이 예식장 시설을 안전하고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점검과 개선조치 마련 ▲재발방지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차별진정 당사자인 이종일 씨는 "축하와 기쁨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깊은 모욕과 차별을 경험했다. 휠체어를 이용한다는 이유만으로 들어올 수 없었고 심지어 걸어들어오라고 했다. 시설 바닥이 중요한지, 한 사람의 존엄과 권리가 중요한지 묻고 싶다. 이는 결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면서 "더이상 이런 차별이 거듭돼서는 안 된다. 이번 상황이 철저히 조사되고 책임 있는 조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조인영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휠체어의 접근을 막는 것은 직접적인 차별행위이며, 예식장에 휠체어 이용 당사자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초대했던 예비부부의 권리 또한 침해한 것이다. 예식장 측은 경사로를 갖추고 있고 수동휠체어가 있었다고 뒤늦게 변명했지만, 경사로는 있지만 정작 전동휠체어는 들어올 수 없었고 수동으로 바꿔탈 수 있을지 묻지 않았고 실제 제공되지도 않았다. 단순히 형식만 갖춘 편의 제공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말하는 편의 제공이 아니"라며 "우리 시민사회의 인식이 발전해가고 있는데 편의를 제공해야 하는 측은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인권위가 차별임을 명확히 확인해달라"고 시정 권고를 요구했다.

박김영희 장추련 상임대표는 "이 사건은 단순히 예식장 입장을 거부당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 일원으로서 사회구성원으로서 경조사에 참여할 권리를 침해당한 것이다. 타일이 깨지기 때문에 거부한 핑계는 장애인에 대한 낯설음, 경사스러운 일에 장애인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 차별적인 혐오가 바탕이 있었기에 쉽게 거부하고 차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한 인권침해"라며 "인권위가 철저히 조사해 사람을 거부하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사회적 문제인지 알려줘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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